심성교육 기여하는 종교사학 육성을…

편집부   
입력 : 2007-07-16  | 수정 : 2007-0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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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아교육과 중등교육


“십년을 내다보면 나무를 심고, 백년을 내다보면 교육을 하라”는 말이 있다. 교육은 백년지대계(百年之大計)이다. 즉 현재의 교육에 의하여 미래 우리가 사는 곳이 잘 살 수 있는 극락이 되기도 하고, 어렵고 힘든 지옥세상이 될 수도 있다. 진각종의 교육은 1949년 2월 건국고등공민학교를 시작으로 어언 60여 년이 되었다. 유치원, 중학교, 고등학교, 대학교 등을 잇달아 설립해 진리를 아는 인간교육을 실천해왔다.

2006년 기준 전국 유치원 수는 8,290개이며, 중학교 2,999개교, 고등학교 2,144개교가 있다. 불교계가 운영하는 유치원은 221개, 중․고교는 24개교, 초등학교는 1개교이다. 진각종은 유치원 20개, 중․고교 4개교를 설립해 교육하고 있다. 전체 학교 수에 비해 불교계가 설립 운영하는 학교 수는 아주 적은 숫자다.

유아교육과 중등교육에 있어서 종교계 사립학교가 공헌한 바는 매우 크다. 세계화시대에 지식교육은 이미 한계에 왔다. 종교계 학교법인이 설립, 운영하는 종립학교가 많아야 한다. 미국같은 선진국을 보더라도 종교적 배경이 있는 사립학교가 전인적인 교육에서 성과를 내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회당교육불사 가운데 유아교육과 중등교육에 대한 성찰과 비전을 몇 가지로 말해보고자 한다.

첫째는 인간(성)교육이념을 강화해야 한다. 진각종이 설립한 학교는 불교정신에 입각하여 설립된 것이다. 불교는 인간이 인간답게 사는 길의 가르침이다. 인과응보를 깨쳐 실천하여 갈 때 인간의 삶의 질이 향상되는 것이다. 종립학교의 건학이념은 지덕체를 겸비한 선남선녀를 길러내 미래의 국가와 사회를 발전시키는 진호국가불사의 한 방편이다.

현대 학교를 들여다보면 기능교육, 체제교육, 경쟁교육의 틀에 갇혀 있다. 국가나 지방자치단체가 하지 못하고, 교과서나 입시점수에 없는 교육은 종교단체에서 설립한 학교만이 할 수 있다. 불교의 가르침은 인간(성)교육이다. 심학(心學)공부를 통하여 자기자신을 올바르게 살며 사회에 이바지하도록 가르치는 것이다. 공부를 많이 한 사람이 반드시 이웃과 사회 전체를 위하여 긍정적으로 공헌하는 것이 아님이 드러났고, 최고 수준의 교육을 받은 사람들이 나라에 해를 끼치고 죄를 범하며, 선진국의 경제력을 가지면서도 좋은 지식과 훌륭한 기술을 올바르게 사용하지 않은 것은 참 인간교육의 부재때문이다.

요즈음 ‘학교는 죽었다’ ‘교사는 있어도 스승은 없다’는 말이 많다. 안타까운 현실이다. 즉 일정한 교과과정을 기술적으로 가르치는 기술사는 있어도, 인간으로서 삶의 본질을 일깨워 주는 진리의 인격자는 없다는 뜻이다. 1980년에 들어 조기교육의 열풍이 시작될 즈음 진각종은 유치원 건립을 통해 유아교육을 시행하였다. 유아기는 인생의 발달단계 중 인간지능이 활발한 시기이며, 성격형성의 기틀이 완성되는 시기이다. 이 시기에 어떤 교육기관에서 어떠한 교육을 받고 또 어떠한 선생님으로부터 교육 받아왔느냐에 따라 평생이 좌우된다. 인간발달단계상 매우 중요한 기초적 시기이다. 그러나 가정생활은 변화되어 가고 핵가족의 형태 속에서 가정의 공동체의식은 미미해져 가는 오늘날 진리에 기초한 인간교육이 바탕이 되어야 한다.

둘째는 성숙한 교사상이 요구된다. 교육의 질은 훌륭한 교사에 비례하고, 교육의 본질은 학생의 변화에 있다. 성숙한 교사는 학생을 변화시킬 수 있다. 성숙한 교사란 불교적 가르침의 실천자이다. 불교적으로 실천하는 교사는 학생들과의 참 만남의 인연을 소중히 한다. 성숙한 교사는 자신이 가지고 있는 소양을 최대한 발휘하여 선지식인으로 생각하고 말하고 행동하여 학생들을 변화시켜 간다.

불공을 통하여 수행한 교사는 정서적 안정과 자아수용의 폭이 넓어져 미성숙한 학생을 성숙한 이로 변화시켜갈 수 있다. 성숙한 교사는 보이는 지식과 보이지 않은 진리(불교적 깨달음)를 동시에 겸비하여 교육현장에 임한다. 불교의 참회와 실천은 자기를 객관화하고 자기에 대한 통찰력이 살아있게 하여 학교폭력을 줄이는 밑거름이 된다.

셋째는 유치원, 중등학교의 수를 늘려야 한다. 어차피 종단은 교화(포교), 복지, 교육의 3대 종책을 일관되게 펼치고 있다. 학교경영은 비영리요, 봉사요, 미래지향적 간접교화이다. 멀리 보고 길게 본다면 각 심인당마다 유치원이 설립되고, 대도시마다 중등학교가 있어야 한다.

넷째는 유치원, 학교의 환경개선이 요구된다. 시대가 변하여 주거환경이 다양하게 향상되듯이 학교 또한 교육다운 교육을 할 수 있는 교지(校地)를 확보하고, 학습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는 교구와 교재가 풍부한 학교로 발전시켜야 한다. 교육에도 시대적 적응능력이 요구되며, 교육기관의 경영주체는 앞서가는 경영실천을 하여야 한다. 면학의 분위기를 위한 쾌적한 교지확보를 위해 도심 외곽지로의 이전도 필요하다. ‘성현도 시대에 따른다’라는 말처럼 학생들이 가고 싶은 유치원과 학교, 이웃주민이 인정하는 유치원과 학교로 만들어 가는 것이 필요하다. 피교육자는 사회경제적으로 볼 때 넒은 의미로 소비자이다. 소비자가 감동받도록 경영하는 학교라야 명문으로 정착될 수 있다.

마지막으로 교화가 잘 되는 학교가 되어야 한다. 종립학교이니 새 신교도를 확보하고, 교리를 전파하라는 말은 아니다. 학업을 통하여 사람을 사람답게 만드는 간접교화의 장이 되도록 하라는 말이다. 이들이 당장 믿음을 갖는 교화대상이 아니라 먼 훗날 불자가 될 밑거름을 닦아주는 교육기관이 되었으면 하는 것이다.

한국불교 역사 1600여 년, 진각종 역사 60여 년. 불교가 지향하는 이상국가는 극락정토인데, 불교학교가 지향하는 이상교육은 참된 인성에 바탕한 자주적과 창의적인 인간양성에 있다. 60년의 성과를 바탕으로 한 회당교육불사를 통하여 유아교육과 중등교육에서도 이 이상을 실현할 수 있기를 서원한다.

증광 정사/경산심인당 주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