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까운데서 배우고 깨친다 4
산들바람 혁명-빈 곳 채워주기하늘이 유달리 높아 보이고 투명에 가까운 푸른빛을 띠면서 숲 내음을 품은 산들바람까지 살랑살랑 불어온다. 가을이 깊어간다는 징조다. 두메산골 중학교 때 풍금 반주에 맞추어 친구들과 함께 불렀던 노래가 저절로 생각이 나서 흥얼거려본다. "가을이라 가을바람 솔솔 불어오니 푸른 잎은 붉은 치마 갈아입고서/남쪽나라 찾아가는 제비 불러모아 봄이 오면 다시 오라 부탁하누나."바람에 관한 노래는 가을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다. 꽃향기가 얼굴을 간질이는 듯한 봄날의 실바람, 여름 한낮 농부들의 땀을 식혀주는 느티나무 그늘 아래의 시원한 남실바람, 살을 엘 듯 매서운 겨울날의 된바람에 대한 노래도 있다. 바람은 동서고금을 떠나 예부터 시인과 예술가들로부터 사랑을 받아온 소재이다. 그들은 순기능으로서의 바람을 예술적으로 표현하려 애썼다. 바람의 이름 또한 예쁘기만 하다. 순우리말로 동풍을 샛바람, 서풍을 하늬바람 또는 갈바람, 남풍을 마파람. 북풍을 된바람 또는 높새바람이라...
2013-11-16 13:5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