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만히 들여다보는 경전 68-부모에게서 독립하다
화사한 꽃들이 피어나서 온 세상이 꽃대궐입니다. 이맘때면 칼루다이 스님의 시가 생각납니다.“온 세상이 화려한 꽃으로 뒤덮이고 꽃향기가 진동하고 있는 이때, 세존이시여, 고향으로 가시기에 참 좋은 때입니다. 온갖 동물들이 귀를 쫑긋 세우고, 초록빛 잎새들이 반짝이며, 사방에서 날아온 수많은 새들이 저마다 달콤하게 지저귀며 짝을 지어 날아오르는 이때, 세존이시여, 고향으로 가시기에 참 좋은 때입니다.”칼루다이 스님은 아름다운 계절을 찬미하는 60편의 시를 읊으며 성불하신 지 2년째인 세존께 귀향을 요청하고 있습니다. 그 간절한 요청에 부처님 마음도 움직였을까요? 승단의 스님 2천 명을 거느리고 부처님은 고향 카필라바스투로 향하기로 합니다. 부처님 세속 나이 37세 때의 일입니다. 마가다국의 죽림정사를 떠나 고향인 카필라바스투까지 대략 60요자나 거리를 걸어가야 하는데, 이 숫자는 ‘하루에 1요자나씩 걸어서 60일에 걸쳐 고향으로 향하겠다’는 부처님 말씀에 근거하고 있지요. 서두르면 60...
2021-04-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