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과 함께 자라는 공덕의 열매
한 보살님께서 손수 농사지은 고구마를 정성껏 내어주시며 말씀하셨습니다.“전수님, 이건 밤고구마니까 지금 바로 드셔도 돼요. 그런데 호박고구마는 조금 두고 며칠 있다 드세요. 그러면 훨씬 더 달고 맛있어요.”그 말을 듣고 고개를 끄덕이며 속으로 다시금 되새겼습니다.‘그래, 고구마도 시간이 필요하구나. 겉으론 완성된 열매 같아도, 그 속엔 아직 익어가는 시간이 남아 있구나.’ 수행의 공덕도, 불공의 응답도, 삶의 결실도 어쩌면 ‘삭히는 시간’을 거쳐야 비로소 참된 맛을 낼 수 있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흔히 ‘솥뚜껑 자주 열면 밥이 설익는다’는 말이 있는데 수행의 공덕도 다르지 않습니다.자꾸만 “이쯤 되면 성과가 나와야 하지 않나?”, “왜 아직 기도한 일이 이루어지지 않을까?” 하고 결과만 들여다보다 보면, 중심은 흔들리고 의심은 자라나게 됩니다.공덕이 쌓이는 과정은 마치 뜸 들이는 밥처럼 보이지 않는 가운데 이루어집니다.중간에 뚜껑을 열어 확인하면 열기만 빠져나가고, ...
2025-06-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