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 죽비소리

다 준비되셨습니까? 다 준비하셨습니까?
우리는 일반적으로 작은 일이 든 큰일이든 삶의 희망, 미래를 위한 준비를 한다. 일상적인 삶의 준비는 열심히 하지만, 진리(무위)적 입장에서 각자의 인연, 업, 마음의 준비를 등한시하는 모습이 보일 때면 때론 애처로울 때가 있다. 다소 차이는 있겠지만 새해맞이 불공을 기점으로 원년부터 우리 종단에서는 신년이 되면 새해(대서원)불공, 새해49일(7자성)불공, 두 번의 월초불공과 동시에 새로운 새해의 살림살이를 살아간다. 지·수·화·풍 사대의 움직임을 통해 지난해를 살고, 동지를 전후로 생명력 있는 계절의 움직임을 우주는 소리 없이 자연을 준비하는 것처럼, 이제는 우리도 채비를 통한 참회, 서원, 불공을 할 때가 아닌가 싶다.(설익음을 벗어난 농익은 과일처럼) 모든 법은 인연으로 이루어져 있듯이 인연에 따라오고 가는 것이 당연하지만, 미처 생각지 못한 상태에서 무심코 다가오는 법을 받고 실천할 것이 아니라, 이젠 법의 채비 자기신행(信行)의 준비가 필요할 때가 아닌가 싶다. 현시대에는 ...
2024-02-27
진실한 삼밀행을 위하여…
오래전 환경칼럼에 기고된 “사람 사회가 나무숲 절반만 닮았더라도”를 읽으면서 나무들이 우리에게 전하는 무언의 가르침에 감동을 받아 마음이 한동안 먹먹한 적이 있었다. 그 이후로 아름답고 장엄한 자연의 모습을 마주할 때마다 자연이 전해주는 가르침을 알아차리며 나 자신의 좀 더 나은 삶, 즉 삼밀행을 하는 데 도움을 받으려고 노력하고 있다.환경칼럼에서 알게 된 사실이다. 여름철에 광합성을 하지 못하게 조치한 전나무를 그 옆에 있던 자작나무가 광합성으로 만들어진 자신의 양분 일부를 나누어 주는 것이 실험을 통해서 밝혀졌다. 그리고 가을철 자작나무가 잎을 떨군 다음 실험했을 때는 거꾸로 전나무가 자작나무로 양분을 전달해 주었다. 침엽수라서 여전히 잎을 달고 있는 전나무가 광합성을 멈춘 자작나무로 영양분을 나누어 준 것이다. 신비로운 나무들의 이타심에 추워진 날씨마저 순간 잊어버릴 정도로 마음이 훈훈해지고 몸도 덩달아 따뜻해진다. 칼럼니스트가 쓴 칼럼의 제목처럼 우리 사람들도 나무숲 생태의 ...
2024-01-29
갑진년 새해, 따뜻한 햇볕과 손길을 줄게
2주 가까이 앓다 일어나 바라본 새벽은 몹시 고요하고 경이롭다. 작년 9월 코로나로 고생을 된통 한 뒤로는 감기의 ‘감’자만 들어도 몸서리를 쳤다. 아플 때도 됐지, 생각해보면 한 번도 몸에 대해 감사하다는 생각을 해보지 않았던 것 같아 괜스레 미안하기까지 했다.12월 월초불공을 시작하면서 올해 마무리하는 식재와 다가올 갑진년을 나름 값지고 멋지게 내심 맞이하고 싶었다. 내 바람은 여지없이 빗나갔고, 뒤늦게 시작한 늦깎이 대학원 공부가 막바지 졸업을 앞두고 힘에 부쳤나 보다. 얼마나 무성의하게 몸을 홀대했던지 몸이 견디다 못해 파업에 들어간 셈이다. 전 상태로 몸을 리셋하기 위해 필사적으로 마구마구 먹었다. 속은 온종일 불편한 상태로 시간은 흘렀고, 일정한 루틴도 없이 3주 내내 주위는 산만하고 분주하기만 했다. 얼마 전 열반한 워런 버핏의 투자 멘토였던 독서광 찰리 멍거는 “내 나이 92세에도 여전히 무식해서 배울 것이 많다는 게 참 다행입니다”라고 남긴 그의 말은 내게 의미심장하...
2023-12-27
갈무리 또 다른 참회, 서원, 불공
하루, 한 자성, 한 달, 벌써 일년이라는 시간이 종점을 향해간다. 우리들은 연말이 되면 한 해를 갈무리하면서 어떻게 살아왔는지를 대뇌이고, 사회에서는 망년회 또는 송년 모임을 한다. 그리고 다시 새해가 되면 신년을 맞이하면서 반복되는 새로운 계획들을 세운다. 예를 들면 건강, 취업, 다이어트 등등등. 일상에서 느낄 수 있는 모습으로 우리는 만들어 간다. 좋은 것은 좋은 대로, 나쁜 것은 나쁜 대로, 하지만 속 내를 들어내는 일은 하지 않는 것이 요즘 세태이기도 하고, 예전과는 전혀 다른 삶을 추구하며 모든 이들이 지금 시대를 목적 없이 따라가고 있다. 눈에 보이는 형상적인 것만을 추구하면서, 다른 것에는 전혀 신경을 쓰지 않고, 나만을 생각하는 개인이기주의와 인간성 상실과 소외가 난무한 사회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일어나지 않아야 할 일들과 사건들이 끊이지 않는다.(기후,환경,전쟁)#.왜 그럴까?지금 우리는 보이는 것이 전부라고 믿는 공통된 인연과 업으로 사회를 살아가고 있고...
2023-11-29
소중한 인연을 잘 가꾸어 인류와 세상을 이익되게 하자.
날씨가 갑자기 추워지니 따뜻한 것을 더 찾게 된다. 실험을 통해 증명된 것으로 손에 따뜻한 물건을 지니거나 따뜻한 차를 한잔 마시는 것도 몸뿐만 아니라 우리의 마음을 따뜻하게 하여 건강한 삶을 살게 하고 세상을 따사로운 시선으로 바라볼 수 있게 만든다고 한다.서로를 배려하고 소중히 여기는 은혜로운 관계로 인류와 세상을 살맛 나게 만든 두 사람 이야기로 더욱더 따뜻하게 겨울을 맞이하며, 우리도 이런 삶을 살아가기를 서원해 본다.시골로 여행 간 귀족의 아들이 밤낚시 중 물에 뛰어들었다가 다리에 쥐가 났다. 위기의 상황 에 처한 그를 농부의 아들이 구해주었다. 이를 계기로 둘은 서로 편지를 전하며 우정을 쌓아나갔다. 그러던 중 농부의 아들은 12살에 졸업을 하게 되었고, 의대에 진학하고자 했으나 집안 형편이 어려워 고민을 하자 귀족의 아들은 아버지를 설득하여 그를 런던으로 데리고 와서 의대를 졸업하고 연구에 몰두할 수 있도록 지원을 해주었다. 그리하여 농부의 아들은 푸른곰팡이에서 ‘페니실...
2023-10-27
참된 빛은 빛나지 않는다
그녀가 6년 만에 돌아왔다. 그것도 배낭 하나 달랑 메고 7박 8일 일정으로 완연한 가을속 경주로. <이야기 치료> 창시자인 마이클 화이트는 “우리의 삶을 이루는 것은 바로 우리 각자가 가지고 있는 자신의 삶의 서사이다.”라고 말했다.그녀를 처음 만난 것은 오래전 일이다. 그것도 38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우스갯소리로 우리는 체력장 시험 동기인 특별한 인연이다. 내가 힘겹게 재수하던 시절 나의 고등학교 모교에서 만나 체력장을 같이 치뤘다. 그 인연의 세월이 강산이 3번 바뀌고도 남았다. 그녀는 그 잘나가던 철밥통이라는 공직생활 20년을 채우고, 그녀의 바람대로 멋지게 사표를 던지고 세상 밖으로 뛰쳐나왔다. 그녀가 오래전부터 꿈꿨던 삶을 더 늦기 전에 더 이상 미룰 수가 없었던 모양이다. 자기 내면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기 시작하면서부터 그 누구의 눈치도 보지 않고 온전한 나로 살고 싶었을 것이다. 시민단체서 그리고 대안학교, 동네서점 등 성실히 살되 집착하지 않으...
2023-09-22
경험하고, 말하고, 알고 있는 인연은?
이번 달 이야기는 내 어머니의 생, 노, 병, 사를 이야기해 보려 한다. 인연에 따라 다소 차이는 있겠지만 사람이라면 누구나 동등하게 양부모에게서 태어나 늙고 병들어 돌아가는 것이 삶의 기본 흐름이라 하겠다. 시골에서 녹록지 못한 시절에 태어나 민족의 어려운 시기(6.25)를 경험하고 3남 1녀 중 둘째로 태어나 동생들을 업어 키우고 여자로 태어나 간신히 초등학교 문턱을 지나고 이후의 삶은 동생 뒷바라지에 친정 모친을 따라 집안 살림을 돕다 스무 살 중반에 주위의 소개로 아버지를 만나 결혼을 하면서 제2의 인생 또 다른 인연을 만나 자신의 인연을 이어갔다.갖춰진 것 없이 살다 보니 모든 일이 버겁게만 느껴지고 매일 같은 일상에서 다른 것을 상상할 수 없던 시절, 녹록지 못한 가정생활, 살림살이, 자녀들 양육도 어려웠지만 생활고에서 오는 아버지의 알코올성 가정폭력과 의처 증상을 참기가 어려워 늘 살얼음을 걷는 마음이었다고 했다. 그러던 중 사고로 친정의 오빠와 남동생의 이른 죽음, 아...
2023-08-30
상대 허물 보지 말고 내 허물을 고칠지니…
‘지혜의 마을’이라고 불리는 지역에 현명한 스승이 살았다. 그에게는 자신을 몹시 존경하여 헌신하며 따르는 제자가 있었고, 자신도 그 제자를 자식처럼 소중히 여기며 삶의 지혜가 담긴 진리를 성심껏 가르쳤다. 스승의 지도하에 수행에 전념하면서 제자는 스승처럼 되기를 서원하였으나, 배움이 이어질수록 이기적이고 번뇌가 가득한 생각과 감정으로 인해 집중이 흐트러졌으며 지식이 늘수록 더욱 독선적으로 변해갔다. 스승은 이러한 제자의 약점을 바로잡아 주려고 거울을 하나 주며 특별한 선물임을 강조했다. 평범해 보이는 거울을 받아 든 제자가 의아한 표정을 짓자, 스승은 “이것은 그저 밖에 보이는 것을 비추는 일반 거울과 달리 내면을 비출 것이고, 또한 거울을 소유한 사람의 마음과 특유의 감정을 보여줄 것이니 고향을 다녀오며 이 거울을 현명하게 사용하거라.”라고 말했다.제자는 스승의 선물에 감사하며 고향으로 향했다. 한 달 정도 머물기 위해 고향으로 간 제자는 바로 다음 날 마음이 몹시 흥분된 상태로 ...
2023-08-08
보통 사람과 더 좋은 사람
어느 봄날 그녀가 말했다. “세상에 보통 사람은 많아도 더 좋은 사람은 없다.”라고. 찰나 뒤통수를 내리치듯 정신이 번쩍 들었다. 그녀는 우리 심인당에서 가장 동심에 가까운 맑고 순수한 영혼을 가진 사람이라고 생각 느니 실로 그러했다. 보통 사람과 더 좋은 사람의 기준이 모호하고 다소 주관적이기에 섣불리 정의하기가 어렵다. 그러나 내 짧은 소견에도 보통 사람과 더 좋은 사람은 확연한 차이가 존재한다. 보통 사람은 자신을 먼저 챙기는 사람이고, 더 좋은 사람은 자신보다 남을 먼저 생각하는 사람이 아닐까 감히 생각해 본다. 바꿔 말하면 날마다 성장하는 사람과 보통 사람은 조금 다를 것이다.얼마 전 열반에 드신 노보살님은 소박한 꿈이 있었다. 부산서 교화할 당시 인연을 맺었던 보살님이다. 독거노인을 초청해 심인당 마당에서 점심 공양을 대접해 드리는 것이 평소 꿈이셨다. 몇 달 전 보살님의 전화 목소리가 여전히 귓전을 맴돌고 있다. 그 통화가 마지막이 될 줄을 친정어머니를 마지막 떠나보내는...
2023-06-29
어디서 무엇이 되어 다시 만나랴?
우리는 흔히 나는 살면서 크게 죄 지은 적 없다는 말을 합니다. 그런데 불교의 경전에는 우리 사는 이 세상은 마음 쓰고 움직임이 죄 아님이 없다고도 하고, 우리들이 무시 광대 겁으로 부터 몸과 입과 뜻으로 지어 모은 허물이 수미산과 같다고 합니다. 왜 이런 차이가 나는 걸까요? 우리가 보통 죄라고 하는 것은 꼭 남들이 다 알게 되고 사회적으로 처벌받는 것만을 생각하니 그렇겠죠. 그러나 불교에선 몸과 입과 뜻으로 짓는 모든 것을 업이라고 하며 모든 업에는 그에 따르는 결과가 있다고 합니다. 그러니 스스로 지은 모든 말 행동 생각이 어떤 결과를 가져오게 되는데 우리는 스스로 한 일을 다 기억하지 못하고 때로는 자기가 유리한 쪽으로만 기억하기도 합니다. 그래서 본인이 원치 않는 결과가 나타나면 억울해하기 쉽습니다.예를 들어 길을 가다가 거미줄에 걸려 있는 잠자리를 보고 잠자리가 불쌍해서 잠자리를 거미줄에서 떼어내서 살려 줬다고 하면 이것은 온전히 선한 일일까요? 잠자리의 입장에선 생명의 ...
2023-05-30
연등 아래에서
부처님오신날과 진각밀교의 가르침을 전해 주신 종조님오신날이 있는 오월, 참으로 우리에게는 기쁜 달이고 축제의 달입니다. 여기에 걸맞게 거리와 사찰, 심인당 마당과 도량에 우리들의 서원이 듬뿍 담긴 형형색색의 연등이 자태를 뽐내며 장엄세계를 이루고 있습니다. 보살님들과 각자님들은 부처님오신날을 맞아 찬탄의 마음을 표현하기 위해 불을 밝힌 연등 아래에서 서원을 세운 적이 있나요? 간절한 소망으로 부처님을 자신이 사는 나라로 이끈 소녀의 이야기를 읽으며 가슴이 뭉클해진 경험이 있었는데, 오랜만에 그 기억이 났어요.한 소녀가 깨달음을 얻으신 부처님을 만나고 싶은 강렬한 열망을 갖고 살고 있었어요. 그러던 어느 날 소녀는 아버지께 도시락을 갖다 드리는 길에 부처님을 만났답니다. 그 순간 자신이 만나기를 열망하던 분임을 알아차린 소녀는 심부름을 마친 후 꼭 법회를 들으러 오겠다고 약속하며 자신이 올 때까지 기다려 주기를 요청합니다. 부처님의 가르침을 듣기 위해 왕을 비롯한 도시의 귀빈과 철학자...
2023-05-02
사랑 한 스푼, 감사 30그램
나의 회복 탄력성은 어디까지인가. 나의 한계 또한 어디까지인지? 회복 탄력성의 사전적 의미는 크고 작은 다양한 역경과 시련과 실패에 대한 인식을 도약의 발판으로 삼아 더 높이 뛰어오르는 마음의 근력을 의미한다고 한다. 어떤 불행한 사건이나 역경에 대해 어떠한 의미를 어떻게 부여하고 인식하느냐에 따라 행복과 불행의 정도를 생각해 볼 수 있다. 공교롭게도 여기(here)와 듣다(hear)는 영어 발음이 같다. 대인관계의 성공 여부는 지금 여기서 잘 들을 수 있는 경청능력과 공감 능력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마음의 근력을 키우는 이치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같은 공간이라도 사람마다 각자 다른 감정과 생각, 그리고 무엇을 보고 느꼈는가이고, 거기서 어떤 새로운 의미를 발견했는지를. 수행자의 눈이란 남들이 보지 못하는 것, 남들이 보지 않으려 하는 것을 보는 것이고, 듣지 않으려 하는 것을 듣는 것이다.3월 나의 한계는 뚜렷했다. 회의 도중 가슴에 분(憤)이 맺힐 뻔했다. 마음의 ...
2023-03-30
그땐 그랬지
첫 시작을 알리는 글을 지면을 통해 쓰려니 쉬 쓰이질 않는다. 설렘과 어색함 사이에 딱히 떠오르는 것도 없이 오늘 나의 하루를 되돌아본다. 이젠 몸에도 익숙해지기도 하련만 알람 시계 소리에 게슴츠레 눈을 감았다 떴다를 반복하며 천근만근처럼 느껴지는 몸을 일으켜 주섬주섬 옷을 걸치고 오늘도 심인당으로 소리 없이 내 자리를 찾아 앉고서는 숨을 고른다.새로운 계절의 흐름 속에 의식을 찾으려니 처음 진각종을 알아 가던 시절이 떠오른다. 다소 생소하기도 하고 기존의 형식과는 전혀 다른 모습에 어리둥절했던 모습과 경험하지 못하던 의례(의식)들 모든 것이 낯설었다. 더욱이 어려웠던 것은 심인당에서 수행하는 보살님 각자님들의 모습이었다. 왜냐면 보통의 사람들이라면 어떠한 상황에서라도 아는 척을 했을 텐데 아는 척을 하는 분이 없었다. 내가 다른 종교적인 삶을 살다 처음 경험하는 것이라 더욱 냉소적으로 느낄 수밖에 없었는지도 모른다.심인당에 다니면서 처음으로 궁금했던 것은 불상이 없다는 것과 본존을...
2023-02-27
지혜있는 자는 자비가 많다.
계묘년 새해가 밝아 온 지도 벌써 한 달이 지나고 있다. 검은 토끼를 상징하는 올 한해는 유순하고 착한 성품으로 부지런한 일상을 가꾸어 나가는 것을 비전으로 삼아서 살아가되 그 삶의 방향은 지혜로운 쪽으로 펼쳐나가야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떠오른 부처님의 전생이야기가 있다. <구잡비유경(舊雜譬喩經)>에서 부처님은 토끼의 몸으로 살면서 경전과 계율의 법을 듣기 위해 자신의 몸을 불살라 한 끼 식사로 공양을 하는 살신성인(殺身成仁)의 모습을 보여주신다.이 이야기를 곱씹어 보면 부처님의 무상정득정각인 지혜는 결국 전생의 토끼와 같은 엄청난 자비심의 수행을 수많은 생을 통해 반복하였기에 성취할 수 있었음을 알 수가 있다. 즉 부처님은 중생에 대한 엄청난 자비심이 있기에, 탐·진·치에 병든 중생들에게 그 근기에 맞는 지혜의 법문을 통한 약방문을 제시하여 고통에서 벗어나 해탈하게 할 수 있었던 것이다. 오늘날 중생들의 가장 큰 병은 자비심의 부재로 인하여 많은 오해가 생겨나고, 이로 인...
2023-01-31
계묘년 새해, 너에게 묻는다.
지난 한 해, 돌아보니 그 어느 해보다 바빴다. 돌이켜보면 실속 없이 바쁘기만 했지 나는 여전히 공허감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쳇바퀴처럼 심인당에서 심인당으로 심인당에서 서울 아사리교육까지 그 와중에 코로나까지 겹쳐 무엇 하나 제대로 야무지게 해내지 못했다. 그 공허감의 정체는 공부를 핑계로 보살님들을 제대로 보살피지 못했다는 죄책감이었다. 그 누구는 공부를 ‘자기 삶을 연구하는 과정, 자성을 찾는 과정’이라 말한 바 있다. 나는 매일 어제, 오늘, 그리고 내일이 다른 사람이기를 원했다. 어쩌면 분별심은 깨달음으로 가는 최대의 걸림돌이라는 것을 알기엔 내 수행이 너무 부족했다. 지도무난(至道無難)이요 유혐간택(唯嫌揀擇)이니, 단막증애(但莫憎愛)면 통연명백(同然明白)이라. 참된 도는 어렵지 않음이요, 오직 간택함을 꺼릴 뿐이니, 미워하고 사랑하는 차별심이 없으면 통연히 명백하리라. 3조 승찬스님의 <신심명>에 나오는 말씀이다. 나는 한때 사람은 애증으로 산다고 믿었다. 너와 ...
2022-12-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