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시대의 소통 방안으로 ‘초등교육’이 주목받고 있다. 유아·초등기 ‘문해력’ 교육의 중요성 때문이다. 문해력은 “글을 읽고 의미를 파악하고 이해하는 능력”을 말한다. 즉, 문장 속에 숨어있는 맥락을 이해하는 힘이다. 상대방의 말과 글에 숨은 의미를 이해하지 못한다면 ‘아전인수’식 해석에 머무른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의 ‘경제협력개발기구 국제 학업 성취도 평가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 학생은 읽기 능력의 성취도가 낮고, 문장의 의미를 그대로 이해하는 능력이 2009년에서 2018년 사이 15%포인트 떨어져 조사 대상 5개국 중 가장 큰 폭의 하락을 나타냈다. 책을 읽지 않고, 짧은 영상 콘텐츠 보기에 익숙한 생활과 관련 있다. 스마트 기기 사용이 늘어나면서 학교 현장에서는 문해력이 학습의 기초임을 강조한다. 또, 국제 성인 역량 조사에서는 우리나라 35세~44세의 문해력이 평균 이하로 더 심각하게 나타났다. EBS “당신의 문해력” 프로그램에서 성인 800명을 대상으로 테스트 한 결과, 평균 54점이 나왔다. 일상생활에서 읽는 글의 절반 정도만 제대로 이해하는, 이른바 ‘말귀’를 못 알아듣는 어른이 많다는 의미다.
‘사흘’이 3일의 순우리말인지 모르고 엉터리 댓글을 다는 사람들, 코로나19 검사 결과 음성· 양성의 의미를 몰라 실시간 검색어 1위에 오른 사례가 우리를 슬프게 한다. 기사 제목에 ‘사흘’이 아닌 ‘4흘’이라고 표기한 일부 기자의 글은 더 충격적이었다. 성인의 문해력 수준이 이 정도일진대, 디지털 세대의 문해력은 걱정이 아닐 수 없다.
같은 내용도 동영상으로 보거나 오디오북으로 듣는 것보다, “글로 읽을 때” 전전두엽이 활성화된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디지털 시대에도 책 읽기는 가장 좋은 뇌 훈련 방법이다. 문해력 증진을 위해서는 각자가 ‘읽고 싶은 책’, 개인별 ‘수준에 맞는 책’을 ‘소리 내어 읽기’를 강조한다. 읽는 속도를 조절하면서 맥락을 이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디지털 시대에도 ‘인간적인 소통’을 위한 초석에는 유아·초등교육부터 다져온 문해력이 필요하다. 문해력의 격차는 당신의 삶을 바꿀 것이다. 국민 모두 ‘책 읽기’를 통해서 문해력을 높일 때, 디지털 시대에 ‘말귀가 통하는 소통력’을 증대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