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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은 가까이서, 때로는 멀리서···

밀교신문   
입력 : 2021-0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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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날이 더해지는 불볕더위의 기승에 강한 자외선도 더위의 힘을 한껏 더해주어 한낮의 열기가 밤에도 식을 줄 모르고 역대급 열대야까지···.

 

허허! 여름이네~’하며 부채질하며 웃으시던 할아버지 표정이 떠올라 저 역시 그래, 여름이지~’라며 고개를 끄덕입니다.

 

찜통더위.

 

삼복더위.

 

절기 중에 더위가 가장 심하다는 대서에는 염소 뿔도 녹는다라는 속담까지 있는 걸 보면, 이름에 걸맞게 당분간 계속해서 이어지는 맑은 날씨에 밤낮 가리지 않는 폭염이 기승을 부릴 태세입니다. 제대로 이름값을 톡톡히 하고있는 무더운 날씨에도 하늘은 그저 맑고 푸른 표정입니다. 그냥 혼자 웃어봅니다.

 

뜨거운 여름 일상에서 벗어나 짙은 초록빛 펼쳐지는 자연을 느끼고 휴식이 필요한 시점인데, ‘델타변이가 급증하면서 우려되는 조심스러운 상황에 편치도 쉽지도 않은 현실에 아쉬움은 점점 커져만 갑니다.

 

한동안 백신 접종률이 증가하고 탄력을 받으면서 집단 면역력의 기대 속에 일상생활이 조금씩 회복되는 듯 꺾일 것 같았던 코로나 상황이, 일상 속 또 다른 연결고리로 이전의 확산세를 넘어 새로운 촉각으로 곤두선 사회적 분위기에 긴장감마저 느껴집니다.

 

한여름 꺾이지 않는 무더위에도 마스크를 써야 함은 기본이고, 확진자 증가로 외부활동이 점점 더 어려워지고 일상생활이 모두 위축되어 불편하고 힘든 조건들이 늘어나는 상황 속에서 혹시나 마음들이 자꾸 줄어들고 작아지는 것은 아닌지···.

 

시간이 얼마나 지나야 할까?’

 

언제쯤이면 평범했던 일상처럼 돌아갈까?’

 

1년 반이라는 시간이 흐르는 동안 생각지도 못한 일들을 겪고 어려운 상황을 지나오는 과정에서 과연 어떤 의미들이 내 삶 속에 자리하고 어떤 인연을 만들었을까요?

 

쉴 틈 없이 바쁜 현실이 느닷없는 코로나 상황으로 멈춘 듯 보였지만, 우리의 일상은 또 누군가에게 떠밀리듯, 무언가에 쫓기듯 쉼표 없이 왔고 또 그렇게 전개되고 있습니다.

 

달라질 것 같았던 2021년 여름이 실제로는 더 큰 긴장감으로 돌변해 여러모로 당혹스럽게 합니다. 힘들고 어려운 일들이 눈앞에 펼쳐지고 내가 감당해야 할 일들이 많아지면, 생각이 마음이 여러 방향으로 흘러갑니다. 항상 무언가에 묶여서 힘든 것 같아서 그 무언가를 풀려고 애쓰다 보면 초심은 어디 가고 건너뛰고 싶은 마음이 들기도 하죠.

 

어떻게 극복해야 할까요?’

 

가끔은 한발 가까이서, 때로는 한 발짝 멀리서볼 수 있어야 합니다.

 

어떤 상황이 펼쳐지든 왜 이렇게 해야 하는지, 왜 이래야 하는지를 머리로, 말로 배우는 것이 아니라 가슴으로 마음으로 깨닫고 알아차릴 수 있어야만 어제와 오늘이 다름을, 내일, 아니 다음 날에는 같은 것을 보아도 다른 것을 볼 수 있고 놓친 것이 보입니다.

 

어떻게 보는가, 어디서 보는가, 어떤 위치에서 보느냐에 따라 다르게 보이고 다른 모습으로 볼 수 있고 다르게 생각할 수 있습니다. 느낄 수 있습니다. 알아차립니다. 그러면 자연스럽게 지금 현재의 모습에서 인연의 관계를 다르게 지어 갑니다.

 

어둠은 빛에 밀려간 것이 아니라 빛을 밀어 올리느라 그렇게 바삐 사라진 것이다.’ 어느 시인이 표현입니다.

 

물럿거라!’

 

물럿거라~’해서 물러가면 좋겠습니다. 더위도, 코로나도...

 

구름 흘러가듯 소리없이 흘러갔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죠.

 

그러나 세월이 그저 흘러가는 것이라 생각만 한다면, 그 시간은 흐름에 묻혀 흔적없이 멀리 사라지고 잃어버린 시간이 될 뿐, 깨어있는 내 시간이 될 수 없습니다.

 

세상이 현실이 마음대로 되지 않을 때,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서 시간을 보내게 되면 잃어버린 시간처럼 사라집니다.

 

그저 눈뜨면 오는 것이 아닙니다. 소중한 내 삶의 시간은.

 

가끔은 한발 가까이서 때로는 한발짝 멀리서, 새롭게 다시 다가올 시간을 준비해야 합니다. 지금은.

 

심정도 전수/승원심인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