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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 수행자의 담백한 에세이

편집부   
입력 : 2018-04-29  | 수정 : 2018-0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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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 혼자 부처되면 뭐하노·월암 스님·담앤북스·17,000원

금구망설(金口妄說). 불조의 금구성언(金口聖言), 즉 부처님의 말씀을 빌린 망설이라 했다. ‘니 혼자 부처되면 뭐하노’(담앤북스)의 저자인 조계종 한산사 용성선원장 월암 스님이 자신의 이야기를 담은 첫 에세이집에 부제로 달아 놓은 말이다.

월암 스님은 출가 후 50여 년 동안 상좌들과 불자들에게 보낸 편지, 엽서, 문자 등을 모아 책으로 엮었다. 성현들의 말씀에 사족을 붙였다고 하는 것과 직접 쓴 글 모음집이다. 간화선의 대가로서 학술서를 주로 펴냈던 스님이 차분히 쌓아올린 수선(修禪)공덕의 기록이다.엽서처럼 짤막한 글귀 안에 무릎을 치게 하는 단박의 깨달음이 들어 있다. 고사(古事)와 고시 인용, 스님이 직접 지은 한시와 우리말 시가 어우러져 읽는 동안 선수행자만의 담백한 정신을 맛볼 수 있다.

“산승은 무슨 전생 업인지 모르지만 경전이나 어록을 보다가 마음에 와 닿는 구절이 있으면 메모해서 다른 이에게 전해드리는 일을 곧잘 해왔다. 출가해서 지금까지 외호해주신 단월들에게, 성현의 말씀에 사족을 보태서 보낸 것은 나 스스로 즐거운 일이며 아울러 많은 불자들이 혹여 불조의 말씀을 통해 발심의 계기가 되기를 희망하기 때문이다.”

스님은 이 책을 ‘망상집’이라고 한다. 그럼에도 “불조의 언설과 고덕의 행실이 그 속에 녹아 있기에 눈과 귀에 스치는 인연만으로도 불법의 종자를 심어주기 위해 이 책을 썼다”라고 책머리에서 밝히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