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제 정사 알기쉬운 교리문답 61

편집부   
입력 : 2017-10-26  | 수정 : 2017-10-26
+ -

바야흐로 무한 경쟁 시대입니다. 앞서 가는 것만이 능사인가요?

바야흐로 무한 경쟁 시대입니다. 앞서 가는 것만이 능사인가요?
'백유경'에 이런 얘기가 나옵니다. 옛날에 아주 부유한 장자(長者)가 있었습니다.

하인들은 그의 환심을 사기 위해 열을 올렸어요. 그는 가래침을 뱉는 버릇이 있었는데, 침을 뱉으면 좌우에서 하인들이 앞 다투어 그 가래침을 밟아 없애는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한 어리석은 하인은 동작이 느려 가래침을 밟을 기회를 얻지 못했어요. 그것을 안타깝게 여긴 그는 궁리 끝에 생각을 짜냈습니다.
‘주인님이 가래침을 일단 뱉게 되면 딴 사람이 밟아 버린다. 그러니 나는 가래침을 뱉기 전에 선수를 치자…….’
이렇게 생각한 하인은 장자의 입에서 잠시도 시선을 때지 않았습니다. 그런 그에게 마침내 기회가 왔어요. 장자가 가래침을 뱉으려 컥컥 하며 가래를 돋우고 있었습니다.
‘기회는 이 때다……!’
그 하인은 재빨리 다리를 번쩍 들어 올려 입에서 떨어지는 가래침을 밟으려고 했습니다. 아뿔싸, 그런데 발에 힘이 너무 들어가 그만 주인의 입을 걷어차고 말았어요.
“어이쿠!”
장자는 비명을 지르며 입을 움켜쥐었습니다. 입술이 터져 붉은 피가 줄줄 흐르고 이까지 부러졌어요. 화가 머리끝까지 치민 그가 벼락 치듯 호통을 쳤습니다.
“이 무엄한 놈! 감히 네놈이 나한테 무슨 원한이 이리 크기에 입을 걷어찬단 말이냐?”
하인은 어찌할 바를 몰라 두 손을 싹싹 비비며 말했습니다.
“주인님의 침이 입에서 나와 땅에 떨어지기만 하면 주위에 아첨하는 사람들이 먼저 밟아 뭉갭니다. 저는 아무리 밟으려 노력해도 늘 차례를 빼앗기곤 했습니다. 그래서 주인님의 침이 막 입에서 나오려하기에 다리를 들어 먼저 밟아 주인님의 환심을 사려고 했던 것입니다. 용서해 주십시오.”
“…….”
장자는 어이가 없어 할 말을 잊고 말았습니다.

너무 앞서 나가는 것도 좋지 않습니다. 남들이 놀 때 나도 놀고, 남들 일할 때 나도 일을 해야지, 반대로 남들 다 노는데 혼자 일한답시고 땀 흘리고, 또 남들은 다 일하는데 혼자 딴 짓을 한다면 결코 현명한 인생을 사는 게 아니겠지요. 예로부터 우리 조상들은 철〔계절〕이 바뀐 줄 모르는 이를 ‘철부지’라고 불렀어요. 철을 모른다는 것은 지금이 어느 때인지, 또 무엇을 해야 할 때인지를 모른다는 뜻입니다. 농부라면 지금이 씨를 뿌려야 할 때인지 추수를 해야 할 때인지를 알아야 하고, 학생이라면 지금이 놀 때인지 시험공부를 해야 할 때인지 알아야겠지요.

진각성존 회당대종사의 법어 중에 이런 말씀이 있습니다.
“지혜 있는 선지식은 시대와 때를 알아 선악을 행한다.” (‘실행론’ 4-4-1)

언행자들은 특히 ‘마음의 때’를 잘 살펴야 합니다. 삼독의 늪에 빠지는 순간, 마음은 한 없이 어둡고 부정적으로 바뀌어 버리거든요. 육자진언 염송으로 본래의 밝은 마음자리로 돌아가 내 인생에 있어 지금 과연 무엇을 할 때인지 곰곰이 성찰해 볼 필요가 있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