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적으로 강원도는 우리나라 5대 적멸보궁 중 네 곳이 자리하고 있다. 월정사 적멸보궁을 비롯해 정암사, 법흥사, 봉정암이다. 이것만 보더라도 강원도는 성지순례지로 각광을 받으며 '한국불교의 고향'으로 불릴만한 곳이라는 평가가 있다. 일출명소 정동진을 옆에 두고 청자 5백 나한상으로 유명한 등명낙가사, 고려시대 보현신앙의 주축이었던 보현사, 우리나라에서 유일하게 신라시대 노사나불상이 봉안돼 있는 삼화사, 의상대사가 관음보살을 친견하고 창건했다는 이유로 3대 관음성지가 되었고 '조신의 꿈' 이야기라는 '삼국유사' 기록의 무대인 낙산사, 고려시대 비로자나불신앙의 중심지였던 명주사 등이 즐비하다.
30년 동안 국토 곳곳을 답사하며 역사와 미술의 가치를 찾아왔던 저자는 문화를 해석하는 그만의 방식, 곧 사찰이라는 공간에 담겨 있는 역사와 예술적 가치, 그리고 거기에 포개진 사람들의 이야기를 여행이라는 화두로 펼쳐 보인다. 문화유산에 대한 단순한 기술이 아닌 탁월한 상상력을 통해 역사와 문화를 겹쳐 보게 하고 눈에 보이지 않는 속살까지 소개함으로써 새로운 시선을 만들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