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제 정사 알기쉬운 교리문답 49

편집부   
입력 : 2017-05-01  | 수정 : 2017-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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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대통령을 선출해야 할까요?

어떤 경찰관에게 쌍둥이 아들이 있었는데, 공부를 하도 못해서 기말고사 성적이 안 좋게 나왔어요. 아버지에게 불려가 먼저 성적표를 보여준 형은 심한 꾸중과 함께 회초리를 맞았습니다. 그리고 엉엉 울면서 방에서 나왔지요. 

이번에는 동생 차례였어요. 아버지는 동생의 성적표를 보더니 이렇게 말했습니다.
“다음번에는 더 잘하도록 노력해라.”
그게 끝이었어요. 동생이 멀쩡한 모습으로 방에서 나오자 형이 동생에게 물었지요.
“넌 어떻게 했기에 나하고 똑같은 점수를 받고도 안 맞았냐?”
그러자 동생은 말했습니다.
“성적표에 지폐 한 장을 슬쩍 얹어서 줬거든.”

만담에 불과하지만, 자식에게서까지 뇌물을 받는 경찰관이라고 하는 발상 자체를 놓고 보면, 결코 웃을 일만은 아닌 듯합니다. 우리 주변에는 공과 사를 분명하게 구분하지 않고 정이나 물질에 이끌려 일을 처리하는 경우가 종종 있거든요. 언제가 한 번은 지방에 일이 있어서 차를 몰고 고속도로를 가다가 휴게소에 잠깐 들렀어요. 그런데 차에서 내리자마자 어떤 사람이 다가오더니 꿀이 있는데 안 필요하냐고 묻는 겁니다. 그래서 자초지종을 물었더니 자기가 꿀을 몇 상자 가지고 있는데 반값으로 빨리 처분을 하고 있다는 거였어요.

요즘엔 모르는 전화가 와도 안 받는 시대인데, 뜬금없이 낯선 사람이 다가와서 다짜고짜 흥정을 하니 기분이 썩 유쾌하지는 않더라고요. 꿀이 필요하면 제 값 주고 사 먹으면 될 일인데 판을 펼쳐 놓고 장사를 하는 것도 아니고 왜 슬그머니 와서는 귓속말 하듯이 물건을 팔려 하는 거냐 말이지요. 얼굴을 보니 뭔가 떳떳한 표정이 아니더라고요. 자기 물건이 아니라 어디에서 빼돌린 물건을 파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어요. 극구 사양하며 제 갈 길을 갔더니, 반값을 줘도 안 산다며 투덜투덜하며 사라지더라고요. 마음속으로 차별희사를 하고 탐심 인연을 참회했어요. 부처님이 “네 마음 한 번 들여다보라”면서 일부러 보내신 교령륜신 같더라고요. 아니나 다를까, 돌아보니 당시 제 마음에 탐심 인연 지어 놓은 것이 있었습니다.

“인정(人情)이 곧 사정(私情) 된다.”고 하셨던 진각성존 회당대종사의 말씀을 깊이 새겨 봐야겠습니다. 우리는 “한 번만 사정을 봐 달라.”는 표현을 종종 씁니다. 이 말은 비록 자기가 잘못은 범했지만 상황이 어쩔 수 없었으니 용서해 달라는 의미를 담고 있지요. 심지어 음주운전을 하다가 적발된 상황에서도 운전자가 인정에 호소하는 전략으로 나오면 교통경찰이 용서해주는 사례가 적지 않다고 합니다. 그래서 어떤 운전자들은 아예 상모를 차에 놓고 다니다가 음주 단속에 적발되면 자신이 상주라서 몇 잔 마셨다고 눈물을 흘리면서 “한 번만 사정을 봐 달라.”고 호소하는 웃지 못 할 촌극을 연출하고 있답니다.

대통령 선거가 며칠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후보자들은 표심을 얻기 위해 저마다 분주한 노력을 펼치고 있지요. 인정과 외도(外道)로 인해 국가적인 혼란을 초래했던 최근 1년간의 뼈아픈 역사를 교훈 삼아, 이제는 정보다는 ‘성품(性品)’의 바탕 위에 서서 나라 일을 묵묵히 할 수 있는 대통령을 선출해야겠습니다.

“세간 모든 사람들은 권세로나 인정으로 도와주는 그것만이 복되는 줄 알지만, 깨친 자는 인과로써 그 이치를 증득함이 먼저 크게 이익 됨을 지혜로써 알게 된다.” (실행론 4-1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