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제 정사 알기쉬운 교리문답 39

편집부   
입력 : 2016-12-01  | 수정 : 2016-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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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심과 간섭 사이, 너무 어려워요

최근 통계에 따르면, 미국 근로자의 75~80퍼센트 정도는 사사건건 간섭하는 상사 때문에 괴로움을 겪은 적이 있다고 하지요. 그리고 근로자 중 1/3은 이런 사람 때문에 이직을 한 경험이 있다더군요. 상사의 지나친 간섭 때문에 큰 고통을 받는 게 현실이라면, 최순실씨의 국정 간섭으로 인해 받게 된 우리 국민의 고통과 배신감은 어떻겠습니까? 현 대통령의 비선실세로 지목된 최씨의 국정농단 사태는 민간인 신분으로 온갖 정치 행위에 끼어들어 깊숙이 개입한 헌정 사상 초유의 탈선이었습니다.

일하지도 않고 먹으면서, 아는 것도 없고 그렇다고 모르는 것도 없이 마냥 허세만 부리면서 이것저것 참견하기 좋아하는 건달 같은 이들이 적지 않습니다. 쉽게 말해 오지랖이 넓은 거지요. 겉옷의 앞자락을 오지랖이라고 해요. 오지랖이 너무 넓으면 옷을 다 덮어버릴 수도 있고, 다른 물건에 이리저리 닿거나 스쳐서 일 하는데 방해가 될 수도 있어요. 자기와 상관없는 일인데도 일일이 참견하고 사사건건 간섭하는 이들 틈바구니에서 옥신각신 하는 일이 잦다 보니 어느 새 대한민국은 목소리 큰 사람이 이기는 이른바 BJR(배째라) 증후군 사회라는 주장을 어느 순간 우리 스스로도 인정하고 있는 듯합니다.

가만 보면 본인 일보다는 다른 사람 일에 관심이 더 많아 보이는 사람들이 꼭 있어요. 한 주부가 이른 시간에 마트에 다녀왔답니다. 아침 시간이라 손님도 얼마 없고 한산해서 천천히 둘러보며 이것저것 필요한 것들을 카트에 담아 계산대에 섰는데, 옆에 계시던 할머니 한 분이 힐끔 쳐다보더니 갑자기 혀를 쯧쯧 차시더래요. 그러면서 하시는 말씀이, “얼마 사지도 않으면서 카트는 왜 끌고 다닌데……?” 정작 그 할머니는 아무 것도 안사고 구경만 하다 나오시면서 말이지요.

정이 너무 많은 나머지 본인과 똑같은 시행착오를 겪는 이들을 보면 그냥 넘어가지 못하고 안쓰러워 등이라도 쓰다듬어주거나, 답답하면 정신이 번쩍 나도록 등짝을 후려쳐주는 의리형 간섭은 예외로 하더라도, 이렇게 남의 일에 관여하기 좋아하는 사람은 대개 스스로에 대한 확신이 부족한 경우가 많습니다. 상대는 잘 한다고 하는데 자꾸 내가 “이렇게 해야지” “저렇게 해야지” 간섭을 하면 그 간섭을 따뜻한 관심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어요. 수험생에게는 “어느 대학 갈 거야?”, 갓 성인이 된 남자에게는 “군대는 언제 갈 거야?”, 복학생에게는 “언제 졸업할 거야?” “어디 취업할 거야?” 등등, 남의 일에 너무도 관심이 많은 사람들, 이제 그만 다른 이에 대한 신경은 끄고 자신이 할 수 있는 일과 해야 할 일을 정리해보며 자기 계발을 해 나가는 건 어떨까요?

노파심 많은 부모의 자식 사랑 역시 마찬가지예요. 부모는 자식에 대해 희생과 기대를 동시에 하기 때문에 자식이 결혼한 뒤에도 ‘내가 신경을 안 써주면 혹시 잘못되지 않을까?’ 하는 불안한 마음으로 이 일 저 일에 입을 대게 되고, 자식은 그것을 필요 이상의 간섭으로 받아들이게 되는 것이지요. 진각성존 회당대종사의 말씀에 귀 기울여 봅니다.

“양반은 물질을 멀리하여 자손이 백자천손(百子千孫) 번창하였고 상민은 물질을 가까이하여 자손이 흩어져 없어졌다. 부모는 살림 간섭하지 말고 의뢰하지 말고 따로 살림을 내놓아야 한다. 부모가 사소한 간섭을 하지 않아야 자식이 잘된다. 부인이 지혜가 있어야 가정 전체가 진리를 찬성하게 되고 찬성할수록 가정이 행복하다. 진리를 찬성하는 마음이 없어지면 가정의 행복도 없어진다.” (실행론 5-6-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