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제 정사-알기쉬운 교리문답

편집부   
입력 : 2016-03-02  | 수정 : 2016-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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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풀 게 없는데 뭘 베풀어야 하지요? - (1) 화안시(和顔施)

사람들은 흔히 가진 게 없어서 나눌 것이 없다고 얘기합니다. 그러나 아무것도 주지 못할 만큼 가난한 사람도 없고, 아무것도 받지 않을 만큼 부자인 사람도 없는 법이지요. 우리 주변에 기부 많이 하는 사람들 보면 ‘나도 저렇게 갑부로 태어나서 남한테 실컷 좀 베풀면서 살아 봤으면….’하고 생각하신 적이 있지요? 하지만 꼭 돈이 있어야 베풀 수 있는 건 아니에요. 돈 안 들이고도 베풀 수 있는 일곱 가지 방법이「잡보장경」에 소개되어 있습니다.

한 사람이 석가모니 부처님을 찾아가 “제가 하는 일마다 잘되지 않는 이유가 무엇입니까?”라고 여쭙자, 부처님께서 이렇게 대답하십니다. “남에게 베풀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자 그는 “제가 빈털터리인데 무얼 베풀 수 있다는 말씀이십니까?”라고 반박했다지요. 부처님께서는 “그렇지 않다. 아무리 가진 게 없는 자라도 일곱 가지는 베풀 수 있다”라고 말씀하셨어요. 이 일곱 가지가 바로 돈 없이도 베풀 수 있는 ‘무재칠시(無財七施)’입니다.

자비롭고 미소 띤 얼굴로 사람을 대하는 ‘화안시(和顔施)’, 부드럽고 편안한 눈빛으로 사람을 대하는 ‘안시(眼施)’, 공손하고 아름다운 말로 사람들을 대하는 ‘언시(言施)’, 착하고 어진 마음으로 사람을 대하는 ‘심시(心施)’, 예의 바르고 친절하게 사람들을 대하는 ‘신시(身施)’, 굳이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상대의 속을 헤아려 알아서 도와주는 ‘찰시(察施)’, 상대가 원하는 자리와 숙소를 배려하는 ‘좌시(座施)’가 바로 그것이에요. 좌시에는 남에게 자리를 양보해주는 ‘상좌시(床座施)’와 내 집을 손님의 숙소로 베풀어 하룻밤 쉬어갈 수 있도록 배려하는 ‘방사시(房舍施)’가 있습니다.

요양원에서 일하시는 어떤 분의 말씀에 의하면, 병실을 방문할 때마다 뵙게 되는 환자분들이 대략 두 부류로 나눠진다고 합니다. 한 부류는 온갖 짜증, 원망, 불평이 가득한 얼굴로 요양보호사들을 맞이하는 데 반해, 또 한 부류는 죽음을 앞두고 육체의 고통을 느끼고 있는 중에서도 밝고 환한 얼굴로 그들을 대한다는 거예요. 인생을 후회 없이 잘 살아왔느냐의 차이는 이렇듯 얼굴 표정 하나에 다 드러나는 겁니다.

작은 일에도 환하게 웃고 감동할 줄 알아야 해요. 웃을 때는 얼굴 근육의 14개가 펴지고, 찡그릴 때는 얼굴 근육의 72개가 수축된다잖아요. 또 여섯 달 된 아이는 하루에 평균 3백 번도 넘게 웃지만, 나이가 들수록 웃음이 줄어들어 어른이 되면 겨우 15번 정도밖에 웃지 않는다고 합니다. 내 마음이 시무룩하고 뾰로통해 있을 때는 개그콘서트에 배꼽이 빠지도록 웃긴 장면이 나와도 도무지 웃어지질 않지요. 왜 그렇겠습니까? 마음이 먼저 웃어야 얼굴도 웃을 수 있는 법이거든요. 웃음은 마음이 따라야 합니다. 그래야 눈까지 미소를 띠게 되는 거지요.

우리가 웃을 수 없으면 다른 사람을 웃게 할 수 없는 거예요. 그리고 내가 감동할 수 없으면 다른 이를 감동시킬 수 없는 거구요. 감탄할 때는 엔도르핀보다 5배 더 높은 다이돌핀이 나온다잖아요. 나이가 들어갈수록 감탄할 일이 줄어드는 건 이미 경험한 내용이 반복적으로 일어나므로 인해서 우리 뇌 속에서 경험한 것들에 대해서는 감탄을 안 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인생은 태교하듯 살면 좋아요. 태어날 아가를 위해서라도 내 얼굴 표정과 마음에 항상 신경을 쓰게 되니까요. 매 순간 웃음과 감동이 끊이지 않도록 항상 새롭게 피어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