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제 정사-알기쉬운 교리문답

편집부   
입력 : 2016-01-11  | 수정 : 2016-0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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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부간 갈등, 어떻게 풀어야 할까요?

한 젊은 보살님이 시어머니에 대해 깊은 원망심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매달 꼬박꼬박 적지 않은 생활비를 보내는데도 인사 한마디 없고, 손주들 내복 한 벌 받아본 적이 없다는 거예요. 그래도 김장철이 되면 시어머니가 손수 김치를 만들어 보내시는데 며느리가 먹어보니 젓갈이 너무 많이 들어가서 짜다 못해 쓰더래요. 도저히 구역질이 나서 못 먹겠더라는 겁니다. 매번 딱한 젓가락 입에 대고는 그대로 다 음식물 쓰레기로 버렸다는 거예요. 그래도 그렇지요. 김치가 싫으면 복지시설이나 독거노인, 소년·소녀 가장한테 줘도 되잖아요. 아니면 부침개를 해 먹든지 찌개에 넣어 먹어도 되는데, 힘들게 가져오신 음식을 하루아침에 음식물 쓰레기로 만들어버리다니요. 옛날에는 가을 햅쌀이 나오면 먹던 묵은 쌀을 쓰레기장에 그냥 버리는 사람도 있었어요. 봉지째 버리면 어려운 사람이 주워 가기라도 하잖아요. 그런데 꼭 휘익 뿌려서 부어버리는 사람이 있거든요. 완전 놀부 심보인 거지요.

하루는 각자님과 시부모님을 모시고 점심식사를 했답니다. 식사 후에 근처 백화점을 구경하는데 시어머니가 여성복 판매장에서 눈을 못 떼고 계시더래요. 그걸 본 각자님이 마음에 들면 한번 입어보시라고 하니 거절도 안 하고 코트를 걸치시더랍니다. 그리고는 요즘 이런 게 유행이라며 다들 입고 다닌다고 하시더래요. 보살님은 활짝 웃으며 거울을 보시는 시어머니 얼굴이 그렇게 얄미워 보일 수가 없더랍니다. 그런데 각자님이 잘 어울린다며 사드린다는 거예요. 점원에게 값을 물으니 맙소사, 280만 원이더래요. 각자님도 조금 놀란 듯 왜 이렇게 비싸냐고 묻더랍니다. 그랬더니 점원이 하는 얘기가, 밍크 목도리가 둘린데다 100% 앙고라라서 비싸다는 거예요. 덜덜 떨면서 카드를 꺼내 각자님에게 건네는데, 그때 시어머니 말씀이 “요즘 애들 겨울옷도 4~50만 원씩 하잖아? 비싼 거 아니야.” 그러시더래요.

이 시어머니가 평소에 며느리한테 살갑게 대해 주셨다면 며느리도 마음이 달랐을 겁니다. 각자님은 중소기업 사장이라서 벌이가 괜찮았고 며느리는 애견미용사였대요. 수입은 그다지 흡족한 수준이 못 되어도 나름대로 자부심을 갖고 일을 잘하고 있었는데, 하루는 시어머니 왈, “개털이나 자르는 더러운 일을 왜 하느냐?”며 “집에 올 때는 일하던 옷 그대로 입고 오지 마라!”라고 하셨다는 거예요. 무슨 카스트 제도도 아니고, 며느리를 불가촉천민 취급 하시는 거잖아요. 한번은 반찬 만들어 드린다고 장조림을 요리해서 드리니 “달아서 못 먹으니 너나 먹어라.”하시고, 무 생채를 만들어 드리니 “우리는 식초 안 넣고 먹는다.”하시며 또 “너나 먹어라.”하시더래요. 그래서 그 이후로는 아예 시어머니한테 음식을 안 해 드린답니다.

이렇게 고부 갈등이 심한 집안에는 시어머니, 며느리도 마음이 편치 않지만, 중간에 낀 각자님은 아주 죽을 맛입니다. 신경전이라도 벌어지는 날에는 각자님이 중간에서 듣고 있다가 어머니 말에 못 참고 아내 편을 들고 말지요. 그러면 결국 시어머니는 울고불고 아들이 변했다며 다 며느리 잘못 들여서 그렇다고 한바탕 난리가 벌어지는 거예요. 이렇게 되면 그 가정은 냉장고 냉기보다 더 썰렁한 온도 속에서 살게 되는 겁니다.
고부간 갈등을 어떻게 풀어야 할지, 진각성존 회당대종사의 말씀에 귀 기울여 봅니다.

“가정이 평안하지 않은 원인이 나에게 있는 줄 모르고, 시어머니는 며느리에게 미루고 며느리는 시부모에게 있다고 한다. 수족(手足)이 바르지 못한 것을 바르게 하자면 몸 전체를 바르게 하여야 할 것이다.”(실행론 5-6-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