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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불교포럼 발표문-불교교육과 인격완성

편집부   
입력 : 2015-11-02  | 수정 : 2015-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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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의 인격교육 이념은 이러한 붓다의 인격을 따르려는 것 이상 아무것도 아닐 것이다. 즉 불교의 인격교육 이상은 사물을 있는 그대로 보는 지혜를 일깨우는 교육, 세계와 자기가 하나라는 자각에서 발현되는 자비의 실천교육, 어디에도 집착하지 않는 자유로운 마음의 계발교육, 스스로 힘으로 주체적 자기완성을 추구하는 교육을 실현하려는데 있다.

이처럼 불교에서 바라본 교육은 인간이 바람직한 삶을 살도록 이끌어 준다는 입장에서 인간의 내적 가능성을 조화롭게 극대화하여 결국에는 이상적인 인격, 즉 전인격적 면모를 갖추도록 현실화하여 돕는 기능이 특히 강조된다. 따라서 불교교육은 개인 또는 공동체의 인격적 변화를 모색하는데 그 주된 의의가 있다. 그리하여 궁극적으로 누구나 부처와 같은 지혜와 자비와 방편을 지닌 사람을 만들 수 있다는 가능성의 믿음에서 출발한다.

그러면 불교교육의 정통적 이념이 앞서 언급한 현대의 교육환경 속에서 교육의 본질적 기능과 인간사회에서 올바른 인격교육에 공헌할 수 있는 점은 무엇인가? 그러한 문제의식하에서 불교교육 이념의 실현을 위하여 즉 이상적 인격실현의 방법 그것을 어떻게 교육적으로 접근할 것인가를 고민해 보아야 한다.

먼저 불교적 이상을 통하여 인간완성을 구현하고자 하는 교육적 접근방법을 알아보고자 한다. 박선영 교수는 그의 연구논문 「불교교육학의 학문적 성격」에서 불교교육을 ‘불교의 교육’과 ‘불교적 교육’으로 구분하였다.
'불교의 교육’은 승려교육이나 재가불자의 불교교육 내지 포교적 목적의 불교교육 형태다. 반면 ‘불교적 교육’은 불교에서 추구하는 이념과 교육목적의 실현에 주안점을 두고 있다. 이는 교육적 역할을 근본으로 하는 것으로 바람직한 인간 형성이나 인격완성을 위해서 불교의 정신세계나 실천적 삶의 방식이 강조되는 것이다. 즉 ‘불교적 교육’은 불교신자가 되도록 하는 포교 차원이 제일차적 관심사항이 아니고, 교민화속(敎民化俗)하는 즉 대중을 가르치고 이끌어서 삶의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게 하는 교화가 목적이다.

불교에서 지향하는 보편적 가치를 큰 저항이나 갈등 없이 이해할 수 있게 해주는 방법이 ‘불교적 교육’이고, 이는 삶에서의 실천적 수행을 통하여 통찰적 참회와 진리로 나아감으로써 개인의 인격완성이라는 자기 성불적 측면에서 담론(談論)의 장에 구분 없이 불교교육이 나아가야 할 궁극적 지향점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바람직한 불교교육이 되기 위해서는 ‘불교의 교육’과 ‘불교에 관한 교육’도 ‘불교적 교육’이 근간이 되어야 하고, 반대로 ‘불교적 교육’도 ‘불교의 교육’과 ‘불교에 관한 교육’을 가벼이 여겨서는 안 되는 것이다.

한편 불교의 궁극적 지향점은 한마디로 “상구보리(上求菩提) 하화중생(下化衆生)”이다. 이는 자기 스스로를 전인적인 인격으로 이끌게 하는 무상의 진리를 추구함과 동시에 아울러 타인들 또한 그러한 경지에 이르도록 섭수해야 한다는 대사회적 실천 의지이기도 하다. 깨달음의 추구라는 자기 교육적인 노력과 동시에 대자대비심을 토대로 한, 사회와 중생교화라는 타자(他者) 교육적인 노력 또한 발휘해야 한다는 것이 불교의 근본정신이다.

그러나 현대불교가 가지고 있는 어두운 면 중의 하나는 불교가 일반적으로 생활화되지 않고 형이상학적 측면에만 머무르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자신의 구원이나 극락에만 흥미를 느끼는 이기적 수준에 머무르며, 현세기복과 내세 극락만을 추구하는 기복적이고 의뢰적인 수준에 머무르고 있으며, 샤머니즘적이고 지극히 유교적 일원주의적이어서 불교의 본질에서 벗어나 있는 경향이 있다.

무엇보다도 불교가 삶의 현장에서 현실적이고 실존적으로 구체화 되어야 한다. 그러한 의미에서 불교교육은 실천의 논리로 재(再)연구 되어야 할 필요성이 있다. 현대 사회에서의 다른 종교의 모습과 비교해보면 불교의 모습은 그러한 창조적인 대사회 실천 활동이 상대적으로 부족한 위치에 있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불교의 이상과 현실 사이에 괴리가 상대적으로 크다. 불교 이념이 대중문화화가 되어 있지 않다는 의미이다. ‘불교적 교육’은 이러한 의미에서 불교이념의 구체적 실천을 위해 절대적으로 필요한 것이며 그리고 불교교육이 나아가야 할 이정표이기도 하다.

‘불교적 교육’의 교육목적을 실현하는 방편은 부처님의 팔만사천법문만큼이나 다양하게 개발할 수 있을 것이다. 진각종의 정체성은 ‘심인(心印)을 밝혀서 교민화속(敎民化俗)’하는 불교이다.

“사람의 제일 목적은 심인을 깨쳐서 생멸 없이 삼세(三世) 시방세계(十方世界)에 자유자재하는 것이다. 심인진리는 깨달아서 실천해야 하는 진리이지 의뢰적인 진리가 아니다. 아는 마음과 구하는 마음으로는 얻을 수 없고, 진리를 깨닫는 교이므로 실천교라 한다.”라고 밝히고 있다.

그리고 진각종의 스승(전수·정사)은 세상에 처(處)하면서 중생에게 일상생활에서 보살계를 지니게 하여 화민성속(化民成俗) 하는 것이라고 불교교육의 방향성과 교화자로서의 자세를 천명하고 있다.

진각종은 또한 ‘불교적 교육’의 교육목적 실현을 위하여 ‘참회와 실천’을 내세우고 있다. 그를 위하여 의뢰적 방편을 탈각하고 자주적 방편으로 나아가야 함을 강조한다. 이를 바탕으로 진각종의 교화 방편은 무등상불(無等像佛)이며 육자심인(六字心印)이다. 이러한 이론적 바탕 위에 심공(心工) 즉 마음공부를 강조한다.

‘마음 밝히는 공부’가 바로 인격을 완성하는 길이고 나아가 성불하는 길이라고 주장한다. 인간은 갈등과 번뇌에 사로잡혀 본래의 심인을 깨닫지 못함으로써 심인의 주인 노릇을 못하기에 인간의 자아 상실이 있게 된다고 보고 있다. 이처럼 진각종의 교화목적은 주로 ‘심인의 발현’에 있으며, 교화활동은 바로 이 심인을 해명하고 또 이 심인을 현실에서 실현하는 길을 밝히는 것이다. 그러한 의미에서 ‘생활 속 실천’을 강조하고 있다.

진각종은 이처럼 불교의 실천 강령(綱領)인, ‘희사(喜捨), 계행(戒行), 하심(下心), 용맹(勇猛), 염송(念誦), 지혜(智慧)’, 육바라밀(六波羅蜜) 실행을 강조하고 있고, 심인을 밝히는 길은 참회와 함께 육행실천을 통해 구현될 수 있으며, 이것이야말로 중생교화와 자기완성을 향한 삶이라고 확신하고 있다.

결론적으로 종교는, 특히 불교는 정신정화(精神淨化)의 전당(殿堂)이 되어야 한다. 종교 공부는 인과를 깨쳐가는 공부이고, 체성(體性)공부이며, 지혜를 밝혀가는 공부이다. 불교적 교육의 장은 바로 천차만별로 염오(染汚)되고 병들어 있는 인간의 마음병을 고치는 정신정화의 전당이 되어야 하고, 참회와 실천으로써 인격완성을 이루고 현실을 구제하는 무량공덕의 인을 짓는 교화의 장이어야 한다.

보성 정사/교법연구실 상임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