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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제653호)

편집부   
입력 : 2015-09-17  | 수정 : 2015-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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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혜와 감사를 나누는 명절 되어야...

민족의 대 명절 추석이 가까워져 오고 있다. 거의 모든 국민이 고향과 부모·형제를 찾아 대이동을 하는 좋은 민족 전통풍습이다. 좋은 시간이기 때문에 이동의 어려움을 참고 작게는 한두 시간에서 많게는 열 시간 이상을 이동한다. 그러나 작금의 명절은 좋은 시간만은 아닌 것이 분명하다. 명절증후군이란 병도 생기고, 명절 후 가족이 불화하거나 부부가 이혼하는 일들이 너무 많이 일어나고 있다고 한다.
왜? 무엇 때문에? 불화하고 이혼까지 하는 것일까? 분명 우리 모두가 생각하고 또 생각해 볼 일이다.

추석 명절은 추수와 풍요로움에 감사하고 부모와 조상의 은혜를 갚는 너무나도 좋은 풍습이다. 시절 또한 여름처럼 덥지도 않고 겨울처럼 춥지도 않아서 살기에 가장 알맞은 계절이므로 속담에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큼만’이라는 말이 생긴 것이다.

풍요로움에 대한 감사는 누구를 가리지도 아니하였다. 햅쌀로 밥을 짓고 햅쌀로 술을 빚고 햇곡식으로 송편을 만들어 조상에게 차례를 지내는 것이 상례이고, 차례 음식으로 온 가족이 음복(飮福) 하며, 모두가 복을 짓고 복을 받기를 바랐다.

가정과 집안의 풍요로움에 부모와 조상에게 먼저 고마움을 전하고, 가족은 물론, 집안과 온 동네 사람들이 모여서 서로 위하고 서로 감사하며 기쁨을 나누고 화합을 이루어가는 멋진 풍습이다. 놀이를 통하여 풍요로움의 일등공신인 머슴을 위로하고, 나아가 머슴에게도 새 옷을 입히고, 뛰어난 머슴에게는 푸짐한 상도 주어가며, 고마움을 전하였다.

여러 가지 세시풍속을 통하여 건강과 풍요와 화합을 기원하고, 내일의 풍요를 위하여 모두가 감사하고 은혜를 나누는 그런 풍습이다.

그런데 명절증후군은 무엇이고, 불화와 이혼이 웬 말인가? 무엇이 문제인가? 부모가 문제인가? 자식이 문제인가? 형님이 문제인가? 아우가 문제인가? 그것은 우리 모두의 문제이고, 모두의 책임이다. 부모의 자리에선 부모가 문제이고, 자식의 자리에선 자식이 문제이다. 형님의 자리에선 형님이 문제이고, 아우의 자리에선 아우가 문제이다.

부모는 내 자식을 생각하며 바라기에 앞서, 먼저 부모의 은혜를 생각하고, 자식을 보고, 자식은 미래의 나를 생각하며 부모를 살피면, 잘하고 못하거나 일찍 오고 늦게 오는 것 등의 사소한 일에 섭섭함이나 불만이 사라질 것이다. 부모의 은혜는 내가 잘 되고 자식이 잘되는 근본이고, 자식의 허물은 내 허물의 그림자이기 때문이다.

형님과 아우는 내 자식이 장성하여 형제 자매간에 서로 아끼고 사랑하며 살아가기를 바란다면, 형님을 탓하거나, 아우를 탓하는 일은 사라질 것이다. 내가 형제 자매간에 서로 미워하고 사이가 좋지 못하면, 후일 내 자식들이 서로 싸우고 서로 미워하며 살아가게 되기 때문이다. 인과(因果)란 그런 것이다.

이번 명절에는 시어머니 모두는 며느리의 손을 잡고 이렇게 말했으면 좋겠다. “우리 집에 시집와줘서 고맙다”고, “부족한 내 아들과 살아줘서 고맙다”고, 차례가 끝나면 “얼른 친정에 가라”고, “설거지는 걱정하지 말고 빨리 가라”고. 어느 며느리가 시어머니를 싫어하겠는가?

그리고 남자들이여! 이번 명절에는 앉아서 시키지만 말고 여자들을 챙겨주는 추석 명절이 되게 하여, 명절증후군이란 바이러스를 퇴치하여, 명절로 병든 이 나라의 여성들을 건강하게 했으면 좋겠다. 그리고 명절은 휴일(休日)이 아니라 은혜와 감사를 나누는 날이라는 것을 잊지 말았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