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제 정사-알기쉬운 교리문답

편집부   
입력 : 2015-09-01  | 수정 : 2015-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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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양면성에 대해 알고 싶어요.

모두가 아는 것처럼 공룡은 이미 멸종된 동물입니다. 원래는 지구에 살았지만, 점점 몸집이 거대해지고 먹는 양도 늘어나면서 여러 가지 원인에 의해 멸종되었어요. 있던 것이 사라졌기 때문에 사람들은 공룡이 없다고 말하는 것이지요. 만약 공룡이라는 동물이 아예 존재하지도 않았다면 공룡이 없다고 말하는 것조차 불가능하지 않을까요?

유와 무라는 정반대의 개념이, 실제로는 서로 의지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합니다. 영국의 낭만주의 시인 바이런(George Gordon Byron)이 “행복은 불행과 쌍둥이로 태어난다.”고 말했듯이, 공덕천과 흑암천은 늘 행동을 함께하지요. 엄밀하게 말하면, 행복은 불행이 있기 때문에 존재하는 법이거든요. 쉽게 생각해서, 반에서 1등을 하려면 2등이나 꼴찌가 도와줘야 하는 거잖아요.

우리가 꺼리는 두려움도 마찬가지입니다. 두려움이 있기 때문에 생명을 유지할 수 있는 거예요. 만약 두려움을 느끼지 못한다면 시속 300㎞의 속도로 고속도로를 질주할지도 모를 일이지요. 두려움이 있기 때문에 삶을 조절할 수 있는 거예요. 이때 중요한 것은 조화와 균형이겠지요.

불교와 절을 상징하는 것 중에서 가장 대표적인 것이 바로 ‘만(卍)’자 아닙니까? 이 문양은 인도 말로는 ‘스바스티카(Svastika)’, 서양에서는 ‘스와스티카(swastika)’라고 부르는데, 마치 바람개비가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도는 모양과 흡사합니다. 그런데 이 만자를 뒤집어버리면 어떻게 될까요? ‘갈고리 십자가’라는 뜻의 하켄크로이츠, 소위 과거에 유대인 학살로 악명을 떨쳤던 나치의 문양으로 바뀌어 버립니다.

이처럼 자비를 강조하는 불교 정신에 정면으로 대치되는 나치 문양이, 실은 같은 형태를 다른 방향으로 틀어놓았다는 작은 차이에 불과하다는 사실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우리의 마음도 사람마다 본체는 같지만, 그 마음 씀에 따라서, 즉 선이냐 악이냐, 어떤 방향으로 마음을 쓰느냐에 따라 ‘보리심(菩提心)’이라 불리기도 하고 또 ‘망심(妄心)’이라 불리기도 하는 것이지요.

모든 일에는 플러스와 마이너스가 있습니다. 자석을 반으로 쪼갠다고 해서 플러스 자석과 마이너스 자석으로 나눠지는 것이 아니라, 쪼개진 각각의 자석에 또다시 N극과 S극이 생긴다는 거예요. 우리가 흘리는 눈물이 그렇잖아요. 기쁠 때 흘리는 눈물과 슬플 때 흘리는 눈물이 별개의 것이 아니라, 실은 한 눈물샘에서 나오는, 그 원천은 같은 거라는 겁니다.

‘스타킹’이라는 TV 프로그램을 통해 성악가로 거듭난 이들이 맑은 눈으로 힘든 시절을 회고하는 걸 보면서 많이 불행해 본 사람이 오히려 진정한 행복을 깨치게 되는 이치를 생각해 봅니다. 여담입니다만, 인디언들의 전통적인 교훈에 의하면, 사람의 마음속에는 늑대와 양이 살고 있대요. 그렇다면 누가 이길까요? 정답은 ‘밥을 주는 놈’이 이긴답니다. 결국 내가 선택하는 쪽이 이긴다는 거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