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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로 가고 있습니까

편집부   
입력 : 2014-08-04  | 수정 : 2014-0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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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는 토끼가 도토리나무 아래에서 낮잠을 자고 있었는데, 그런데 그때 낮잠을 즐기던 토끼의 이마위에 도토리가 떨어졌답니다.

깜짝 놀란 토끼는 벌떡 일어나서 세상에 무슨 난리가 난 줄 알고 막 달음질을 치기 시작했답니다.  그러자 그 숲속에 있던 다른 동물들도 덩달아서 무슨 큰 일이 일어 난 줄 알고 영문도 모른채 토끼의 뒤를 따라서 달리기 시작했습니다.

왜 달리는지, 어디로 가고 있는지, 그 방향의 끝이 절벽인지도 모르고 숲속 동물들은 서로 먼저 갈려고 온 힘을 다해 한 방향으로 내달렸습니다.
이 모습을 지켜보고 있던 그 숲의 왕 사자가 그대로 두면 모두 절벽 아래로 떨어질 것 같아 ‘게 섯거라’하면서 앞을 가로막았습니다.

그리고 동물들에게 왜 그렇게 달려가는지 물었습니다. 그러자 다들 옆에 친구가 달려서 자기도 달렸다고 합니다. 그렇게 찾아보니 처음 달린 친구가 토끼였습니다.
사자가 토끼에게 달린 이유를 물어보니 낮잠을 자고 있는데 하늘에서 뭔가 떨어져서 놀라서 달렸다고 이야기합니다. 그래서 다들 토끼가 낮잠을 잤던 나무 밑에 가보니 도토리가 떨어져 있었습니다.
이솝우화에 나오는 이야기입니다.

토끼는 도토리에 맞아서 놀라 달리기 시작했고 다른 동물들은 토끼가 달리니까 영문도 모른채 무작정 달렸던 것입니다.

남이 하니까 따라하는 사람들의 어리석음을 빗댄 이야기겠지요.
그동안 어디로 가고 있는지도 모른채 앞만 보고 열심히 살아온 바로 우리의 모습인 것 같습니다.
앞만 보고 달리라고 내 인생에 태클을 걸지 말라는 어느 가수의 노랫말처럼 우리는 그렇게 살아 왔습니다. 오로지 잘살기 위해 옆도 뒤도 돌아보지 않고 말입니다.

남이야 어떻게 되든 나와 우리 가족만 아니면 된다는 생각으로 남의 불행은 나와 상관없다고 생각하면서 산 것은 아닌지요,  이 세상은 서로 유기적인 관계를 맺고 있습니다. 이러한 세상을 부처님께서는 연기적 세계라고 하셨지요.

남의 불행은 나와 상관 없는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의 고통은 곧 나의 고통입니다.남을 불행하게 하고 내가 행복할 수가 없지요.
부처님께서는 내가 행복할려면 남을 행복하게 해야 한다고 하셨습니다.남을 잘되게 하는 것이 곧 내가 잘되는 길이지요.남을 복되게 하고 남을 잘 되게 하고 남에게 득이 되는 삶을 사는 사람이 잘 사는 사람이 아닐까요.
남 만큼, 남 보란 듯이,남 보다 잘 살려고 애쓸것이 아니라 스스로 만족스런 삶을 사는 것이 진정 행복한 삶이 될것입니다.

회당 대종사님의 삼고 해탈은 단순히 병이나 가난,불화고에서 벗어나는 것이 아니라 상대적인 세계에서 벗어나 자신이 오롯이 주인공 노릇을 하는 것을 말씀 하신게 아닐까요.
남보다 잘 나야 되고, 남보다 잘 살아야 되고, 남보다 잘 해야 된다는 상대적인 생각에서 벗어나지 못하면 우리는 영원히 주인공의 삶을 살지 못할 것입니다. 

또 가끔은 태클이 걸려야 자신을 돌아보게 되지요.고통이 없으면 자신을 돌아볼 기회가 없다고 했습니다.
고통을 통해서 자신의 어리석음을 깨치면 고통은 불행이 아니라 복이 된다고 했습니다.
인생은 속도가 아니라 방향이라는 말처럼 무작정 달려가는 것이 능사가 아니라 제대로 방향을 알고 가야 가고자 하는 목적지에 다다를 수 있을 것입니다.

우리는 지금 어디로 가고 있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