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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수 없어도 떠날 때

편집부   
입력 : 2012-02-15  | 수정 : 2012-0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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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콘텐츠를 기업적 규모로 장악한 극소수를 제외하고는 기획에서부터 연출 또는 출판미디어의 축(軸)이 가까운 몇 년 이내로 한층 더 젊은 세대로 이동된다는 예측에 이론을 제기하는 이는 매우 적다. 구체적인 증거 또는 징후들은 첫째로, 신춘문예 당선작들을 통해 우회적으로 가늠될 수 있다고 보는 문학계는 기타 문화장르에 비해 더욱 뚜렷하다. 둘째로, 대중음악계를 포함한 공연예술, 나아가 연극, 영화들의 시선도 직설법 대신 우회적인 틀 속에서나마 ‘가까운’ 현재성을 부각하려는 노력으로 사회변동에 참여하는 젊은 세대의 연출들을 쉽게 볼 수 있다. 사상적 지도자 못지 않게 작가들은 예언자적 문화주체이다.

‘먼’ 미래는 시로 마사무네의 만화 ‘공각기동대’라던지 영화 ‘메트릭스’를 통하여 대중들에게 제시된 바 있다.

기성세대들로부터 주목받지 못했던 이른바 ‘하위문화’의 당당한 존재감도 척박한 듯한 한국 지형에서도 점차로 사회변동에 관여할 수 있음이 간파되고 있다. 모두가 높고 낮음을 떠나서 더 좋은 세상을 꿈꾸며 구체화하는 결과물들일 것이다.

젊은 세대들에 대한 믿음들은 더 순발적이며, 통섭적이며, 통합적 능력이 앞선다고 보는데 있다.

필자가 짧은 기간 수학한 바 있는 성공회대학의 진보적 필진들은 이러한 고민들에 상당한 정도로 치열하다고 보며, 불교계를 대표하는 동국대학교의 학승들 또한 그러하다고 본다. 혜민 스님의 시각들을 통하여 향후 종교계의 세대교체 또한 멀지 않으리라 조심스레 가늠해 본다. 정치는 현재 작동하는 사회, 경제, 문화 및 사상의 변동들을 찰나적이기도 하거니와 표면적으로 표현되는 기재들을 자의적, 타의적으로 총합하는 과정이라고도 생각한다. 현재의 정치권력들이 사십대에 주목하는 이유도 그러한 현상이라고 본다.

작은 결론으로서, 전쟁후세대의 은퇴시기와 맞물리면서 우리 사회 거의 모든 분야에서의 큰 변화를 겪으며(겪을 것이며) 헌신적 부모들에게서 몸소 배운 세대였으며, 선대의 고통들을 동감한 희망세대였으며, 국가주의, 권위주의 시대에 통증을 감내하거나 저항했으며, 길어진 노후를 취약한 금융자산으로 버텨야 하는 세대이면서도 젊은세대에 일할 만한 일자리를 마련해주지 못한 채 앞줄에 서 본적 없을지라도 마음의 앞줄에서 물러나야하는 세대이기도 하다.

-박수 없어도 떠나야 하는 세대들에게 드리는 작은 헌사이며 위로다.

강태규 /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