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 출판

[책] 도올에게 던지는 사자후

신민경 기자   
입력 : 2001-05-04  | 수정 : 2001-05-04
+ -
"김용옥의 훼불, 파불 파급효과는 아프가니스탄 탈레반 무장 괴한들의 바미안 대불 폭파 만행보다 훨씬 더 심각한 수준이다." 도올 김용옥을 '검정 두루마기의 탈레반'이라 규정한 필자는 지면의 많은 부분을 도올의 표절에 대해 언급하고 있다. 도올이 남의 저서 원문을 충실하게(?) 베꼈다고 주장하는 필자는 도올의 저서 '화두 혜능과 세익스피어'와 '금강경강해'가 중국 학자 존 우의 'The Golden Age of Zen(1967)'과 영국인 동양학자 R. H. Blyth 박사의 'Zen in English Literature and Oriental Classics(1942)'를 상당부분 인용하고 있다며 조목조목 구체적인 예를 제시하고 있다. "학문은 정직해야 한다. 조금도 표절하거나 숨겨서는 안 된다. 후학들도 이러한 학문의 기초적 약속은 반드시 지켜야 할 것이다.(김용옥 '금강경강해')" 스스로 학문의 정직성을 부르짖으며, 여타 학자들을 목청 높여 비판하는 도올 저서의 서론이다. 그러나 '도올에게 던지는 사자후'를 읽다보면 도올이 자신의 저서 그 어디에서도(인용각주나 참고문헌) 두 학자의 이름을 언급하고 있지 않다는 것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이 시대의 문화권력을 한껏 누리면서 여러 방송 매체들을 동원한 동양학 강의까지 진행하고 있는 도올의 학문적 토대가 '표절'과 '왜곡'에 기반해 있다는 사실을 적확하게 지적하고 있는 이 책을 읽다보면, 도올이야말로 후안무치한 표절의 표본임을 확인할 수 있게 된다. 한국 불교의 위상과 그 종교적 구도의 과정에 깊은 영향을 끼친 선사들의 깨달음이 도올 김용옥에 의해 평가절하 되고 있다. 그의 육두문자에 휘둘리지 않으면 역설적이게도 불교계의 영적 지도자 한 귀퉁이도 차지하지 못하는 땡중으로 전락하는가 하면, 승려에 대한 모독으로도 모자라 불교 자체의 교리마저 무신론에 불과한 종교도 아닌 종교라며 마루 흔들어 놓고 있다. "불교라는 종교에 대한 깊은 성찰의 과정은 결여한 채 '김용옥'이라는 한 개인의 잣대를 판단 기준으로 삼아 인류의 영적 스승들과 성인들을 마구 휘두르고 있는 도올의 만용을 더 이상 좌시할 수 없어 뒤늦게나마 망상의 돌을 깨부수는 금강몽둥이를 들었다"는 필자는 아난에게 호법의 중요성과 법보를 보호해야 하는 불자들의 직무를 설하신 부처의 가르침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서병후 지음/도서출판 화두/9,5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