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것은 마음에서 시작”

편집부   
입력 : 2010-11-25  | 수정 : 2010-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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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주사 총지선원 월성 스님

“총지선원의 ‘총지’는 부처님 가르침을 그대로 실현하고 따르자는 뜻입니다. 동안거 결제에 들면 마음공부를 해야하는데, 마음이라는 것이 형상이 없어서 말이나, 글로도 표현되지 않아서 그 공부가 어렵지요.”

충북 보은 법주사 선덕 월성 스님은 동안거 결제일을 이틀 앞둔 11월 18일 ‘마음공부’의 중요성을 설명했다.

월성 스님은 “마음이 무엇입니까? 마음은 형상도 없고, 맛도 없고, 색깔도 없고, 글로도 표현할 수 없는데 분명히 있기는 하다”면서 “지금 내가 하고 있는 말을 듣고 있는 그것이 바로 마음”이라고 설명했다. 이 말을 어려워하는 기자들 앞에 스님은 종이 한 장을 꺼내더니 동그라미 하나를 그리며 “이 원 안으로 들어가도 30방, 밖으로 나와도 30방을 맞는다면 맞지 않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할까?”라고 물었다.

여전히 어려워하는 기자들에게 월성 스님은 “안거 90일을 마친 수좌들이 선지식에게 점검을 받을 때 이런 질문을 받으면 열심히 정진한 사람은 쉽게 답하고, 그렇지 않은 사람은 벙어리처럼 입을 다물게 된다”며 “그 동그라미를 그린 선을 지워버리는 것, 그 선을 이어 원을 그린 마음을 타파하는 것이 정답”이라고 일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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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성 스님은 이어 “모든 것은 내 마음으로부터 시작된다”면서 “30분 동안에 셀 수도 없는 잡념들이 끊임없이 일어난다. 그 잡념과 망상이 모든 일의 원인이 된다”고 했다. 스님은 이어 “선행도 선한 생각을 행동으로 옮긴 것이요, 악행도 악한 생각을 행동으로 옮긴 것”이라며 “씨앗을 심지 않으면 싹이 나지 않듯이 마음도 행동에 옮기지 않으면 결과가 없다. 자신의 마음이 모든 결과들의 씨앗이 된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깨달음의 지름길을 묻자 월성 스님은 “관세음보살이든 석가모니불이든 염불을 해보시라”며 “염불선을 하다보면 잡념이 쉬어지고 탁한 마음이 조금은 맑아지게 될 것”이라고 권했다. 스님은 끝으로 “지금 우리에게 현세가 있다면 그 전에 과거세가 있고, 또 미래의 내세가 있다”면서 “인과를 믿고 업을 짓지 않는 것이 정답이다. ‘나’라는 생각조차 던져버리고 지금의 자리에서 올바르게 살아간다면 시간이 오래 걸리더라도 깨달음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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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성 스님은 금오 스님을 13년 간 시봉했고, 법주사에서 40여 년 간 수행정진하며 현재 법주사 복천암 선원장을 맡고 있다. 법주사는 이번 동안거에 총지선원 26명, 호서제일선원으로 불리는 복천암선원 10명, 비구니선원인 수정암선원 14명, 탈골암 대류선원 15명, 공림사 감인선원 13명 등 70여 납자들이 방부를 들였다.

한편 조계종은 11월 20일 100여 개 선원을 비롯한 전국 사찰에서 불기 2554년 동안거 입재식을 봉행하고, 2,200여 명의 수좌를 비롯한 전국 사찰의 스님들이 불퇴전의 용맹정진에 돌입했다.

김보배 기자 84bebe@milgyo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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