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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제 정사-알기쉬운 교리문답 23
돈 안 들이고도 베풀 수 있는 일곱 가지 방법인 무재칠시(無財七施) 중에서 부드럽고 편안한 눈빛으로 사람을 대하는 것이 ‘안시(眼施)’입니다. 얼굴은 얼(영혼)이 지나다니는 굴이요, 눈은 마음의 창이라지요? 면접심사관들은 사람을 볼 때 주로 눈빛부터 본대요. 그것은 눈빛만 봐도 그 사람의 내면에 어떠한 것들이 담겨 있는지 조금은 보이기 때문이랍니다. 만약에 면접에 응시하는 사람이 잠을 못 잤는지, 아니면 누구랑 싸워서 얻어터진 건지, 두 눈이 밤탱이(?)가 되어가지고 앉아 있다면 그 사람을 누가 뽑아 주겠어요? 눈에 힘과 생기가 있어야 해요. 밤낮없이 핸드폰으로 게임 한답시고 잠을 설치고 피곤에 절어 다크서클이 생긴 핏발 선 눈으로 살면 안 되겠지요.또 불안한 눈빛으로 살아선 안 돼요. 두렵고 긴장된 사람의 눈빛은 언제나 평온하지 못하고 이리저리 왔다 갔다를 무한 반복합니다. 이런 눈으로는 상대를 편하게 해 줄 수 없어요. 부부끼리도 서로가 눈을 자꾸 마주쳐 줘야 상대도 그 기운을 ...
2016-03-16 09:11:07
성제 정사-알기쉬운 교리문답
사람들은 흔히 가진 게 없어서 나눌 것이 없다고 얘기합니다. 그러나 아무것도 주지 못할 만큼 가난한 사람도 없고, 아무것도 받지 않을 만큼 부자인 사람도 없는 법이지요. 우리 주변에 기부 많이 하는 사람들 보면 ‘나도 저렇게 갑부로 태어나서 남한테 실컷 좀 베풀면서 살아 봤으면….’하고 생각하신 적이 있지요? 하지만 꼭 돈이 있어야 베풀 수 있는 건 아니에요. 돈 안 들이고도 베풀 수 있는 일곱 가지 방법이「잡보장경」에 소개되어 있습니다. 한 사람이 석가모니 부처님을 찾아가 “제가 하는 일마다 잘되지 않는 이유가 무엇입니까?”라고 여쭙자, 부처님께서 이렇게 대답하십니다. “남에게 베풀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자 그는 “제가 빈털터리인데 무얼 베풀 수 있다는 말씀이십니까?”라고 반박했다지요. 부처님께서는 “그렇지 않다. 아무리 가진 게 없는 자라도 일곱 가지는 베풀 수 있다”라고 말씀하셨어요. 이 일곱 가지가 바로 돈 없이도 베풀 수 있는 ‘무재칠시(無財七施)’입니다. 자비롭고 미소 ...
2016-03-02 16:15:15
성제 정사- 알기쉬운 교리문답
속은 엉큼하지만, 겉으로는 순해 보이는 척하는 것을 우리말로 ‘내숭’이라고 하지요. 말이나 행동으로 드러내면 “내숭을 떤다”라고 말합니다. 일본 사람들은 이 내숭을 떤다는 표현을 “네코오 카부루”라고 발음해요. 네코는 고양이〔猫〕를 뜻하고, 카부루〔被る〕는 덮는다는 의미거든요. 다시 말해 고양이를 얼굴에 뒤집어쓴다는 뜻이에요. 고양이를 겉과 속이 다른 동물로 여겼던 겁니다. 고양이는 평소에 “야아옹”하고 간드러지는 소리를 내지만, 화가 많이 났을 때는 거친 울음소리로 날카로운 발톱을 내보이며 본색을 드러내잖아요. 그런데 고양이가 겉과 속이 다릅니까, 인간이 더 겉과 속이 다릅니까? 당연히 인간이지요. 인간은 다른 이들 앞에서는 늘 초연한 척하지만, 그 마음속에는 세속적인 명예욕도 있고 욕심도 있어요. 또 남을 이기려는 마음과 경쟁심도 있습니다. 눈앞에 입을 쩍 벌린 호랑이가 세 마리나 있다 해도, 그보다 더 무서운 것이 겉 다르고 속 다른 인간의 마음이라고 하잖아요. 면전에서는 온화...
2016-02-16 14:36:16
성제 정사-알기쉬운 교리문답
한 젊은 보살님 말씀이, 언제부턴가 두 살 아들이 엄마는 급할 때만 찾고 옹알이하면 거의 “아빠, 아빠”만 하더랍니다. 그런데 이걸 보고 친정어머니가 몹시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엄마 안 찾고 아빠 찾는 아이들은 잘 안 된다”고 하시더래요. 그 말을 듣고 나니 영 찝찝하고, 무슨 근거로 그런 말씀을 하시나 싶더라는 거예요. 원래 아기들은 받침을 잘 발음하지 못해요. 그래서 계속 엄마만 가르쳤으면 몰라도, 엄마 아빠를 같이 가르치면 아빠를 먼저 배우고 말하게 된답니다. 발음이 편하니까요. 아기가 어떤 말을 하든, 말하는 자체가 기쁨이잖아요. 분별심으로 바라보면 멀쩡한 아이를 이상하게 만들어 버리는 거예요. 비약인지는 몰라도, 인류의 역사에는 멀쩡한 사람을 바보로 만든 일들이 비일비재했습니다. 많은 사람이 모여 살면서 전쟁의 규모는 훨씬 커졌고, 그로 인해 나병, 천연두, 콜레라 같은 전염병이 쉽게 창궐했어요. 특히 1340년대 후반, 유럽은 흑사병으로 당시 인구의 1/3에 달하는 약 2...
2016-01-29 10:07:33
성제 정사-알기쉬운 교리문답
한 젊은 보살님이 시어머니에 대해 깊은 원망심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매달 꼬박꼬박 적지 않은 생활비를 보내는데도 인사 한마디 없고, 손주들 내복 한 벌 받아본 적이 없다는 거예요. 그래도 김장철이 되면 시어머니가 손수 김치를 만들어 보내시는데 며느리가 먹어보니 젓갈이 너무 많이 들어가서 짜다 못해 쓰더래요. 도저히 구역질이 나서 못 먹겠더라는 겁니다. 매번 딱한 젓가락 입에 대고는 그대로 다 음식물 쓰레기로 버렸다는 거예요. 그래도 그렇지요. 김치가 싫으면 복지시설이나 독거노인, 소년·소녀 가장한테 줘도 되잖아요. 아니면 부침개를 해 먹든지 찌개에 넣어 먹어도 되는데, 힘들게 가져오신 음식을 하루아침에 음식물 쓰레기로 만들어버리다니요. 옛날에는 가을 햅쌀이 나오면 먹던 묵은 쌀을 쓰레기장에 그냥 버리는 사람도 있었어요. 봉지째 버리면 어려운 사람이 주워 가기라도 하잖아요. 그런데 꼭 휘익 뿌려서 부어버리는 사람이 있거든요. 완전 놀부 심보인 거지요. 하루는 각자님과 시부모님을 모시고...
2016-01-11 09:29:10
성제 정사-알기쉬운 교리문답
안중지정(眼中之釘), 흔히 ‘눈엣가시’라고들 하지요? 정말 꼴도 보기 싫은 사람이 있는데 내가 그에게 맞춰야 하는 상황이 되면 누구나 스스로를 비굴하고 초라하게 느낍니다. 말 그대로 ‘내가 웃는 게 웃는 게 아닌’ 거지요. 볼 수도, 안 볼 수도, 죽일 수도 살릴 수도 없는 원수로 만나 살아가는 원증회고(怨憎會苦)의 기막힌 인연이 이 말에 함축된 겁니다. 부부 사이도 마찬가지예요. 착하게만 보이던 아내의 토끼 눈이 불시에 도끼눈으로 바뀌어 쌍심지를 켜기도 하잖아요. 분노가 치밀어 올라 상대를 찍어 넘어뜨리고 싶은 심정으로 달려들 듯이 노려보는 눈빛이 도끼눈 아닙니까? 심지어는 가슴을 치고 쥐어뜯고, 목을 늘였다 쪼그리면서 “너 죽고 나 죽자”는 식이니, 이 도끼눈에 안 다치려면 알아서 기든가, 아니면 최대한 안면에 철판을 까는 수밖에 없다나요, 뭐라나요. 중생세간의 특징 중 하나는, 아이러니하게도 이처럼 지중하고 가까운 인연일수록 원수로 살기 쉽다는 겁니다. 사랑은 미움의 씨앗이라고...
2015-12-17 09:56:12
성제 정사-알기쉬운 교리문답
하루는 여섯 살 된 막내 녀석이 “아빠, 승한이 많이 자면 어떻게 돼요?”하고 묻더군요. 그래서 “아빠처럼 되지”하고 말해줬습니다. 그랬더니 이 녀석이, “빨리 아빠처럼 되고 싶다”고 그러는 거예요. 그런데 제 마음속에서는, ‘아빠는 너처럼 되고 싶다….’는 작은 외침이 들리더군요. 그와 동시에 묘한 감정이 일더라고요. 세상 대부분의 아빠들은 ‘내 아들이 나를 닮아 가면 어쩌나….’하고 생각한답니다. 제 마음도 그렇더군요. 아이들이 커 가면서 ‘나보다는 나은 삶을 살았으면….’하는 마음이 되는 거예요. 서원의 마음이기도 하고, 참회의 마음이기도 할 테지요. ‘아이들이 건강하게 아무 탈 없이 잘 성장해줬으면….’하고 바라는 마음이 서원이라면, 스스로를 돌아볼 때 ‘아이들이 닮아서 좋을 만큼의 모범적인 가장 노릇을 하고 있나….’하는 마음이 참회가 아닐까 싶습니다. ‘남자아이 둘 키우면 목메달’이라는 말이 있지요? 저희 애들도 메달을 자주 걸어주는 편이거든요. 환희한 메달일 때도 있지만...
2015-12-02 10:47:51
성제 정사- 알기쉬운 교리문답
작은 성냥불이 결국에는 온 산을 태우듯이 처음에 작게 시작된 일이라도 크게 번지게 마련이지요. 말다툼은 대개는 사소한 문제를 놓고 반복적으로 트집을 잡는 식이어서 해결은커녕, 계속되면 논쟁 중에 격한 말들을 주고받게 됩니다. 이렇게 분별과 시비에 끄달리는 마음은 분노로 이어지고, 그로 인해 한 사람이 처음으로 낸 진심(嗔心)이 원인이 되어 주변 사람들까지 모두 연루시켜버리는 위험한 일들이 우리 주변에 도사리고 있습니다.근래 들어 층간소음으로 인한 이웃 간 시비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지요. 가족 전체가 엘리베이터 안에서 난투극을 벌이는 건 약과이고, 방화하거나 돌발적 살인이라는 참극으로 끝을 맺었다는 삭막한 소식도 심심찮게 들려옵니다. 새로 시공하는 아파트 층간의 시멘트벽을 더 두껍게 한다고는 하지만, 이미 주택보급률이 100%가 넘은 상황에서 큰 의미가 없지 않을까요? 누군가 그러더군요. 층간소음을 해결하는 방법은 딱 두 가지뿐이라고요. 하나는 빨리 이사를 하는 것이고, 또 하나...
2015-11-16 10:08:05
성제 정사-알기쉬우너 교리문답
일본의 손꼽히는 부자 중에 사이토 히토리라는 사람이 있습니다. 이 사람은 어떤 일을 하더라도 항상 이렇게 중얼거리고 일을 시작했다고 합니다. “이거야 간단하지.”이 말을 먼저 하게 되면 ‘왜냐하면…….’이라는 생각이 저절로 떠오르게 되어 다양한 방법을 찾게 된다고 합니다. 그리고 신기하게도 일이 간단하게 풀리더라는 거지요. 개미가 자기 집이 무너진 것을 발견했을 때 가장 먼저 하는 일은 화를 내거나 실망하는 것이 아니라, 집 지을 재료들을 다시 모으는 일이라고 합니다. 아무리 어려운 상황이라도 ‘이거야 간단하지’라는 생각으로 순간을 잘 극복해간다면 세상은 늘 내 편이 될 겁니다. 부정적인 생각의 감옥에 갇혔을 때, 우리 진언행자들은 지권을 쥐고 가만히 자신을 돌아봐야 합니다. 따지고 보면 지금 나를 실망시키게 하는 갖가지 조건들은 생각하기에 따라서 그렇게 나쁘지 않은 경우가 많아요. 나보다 못한 조건에서 어렵게 지내는 사람들이 또 얼마나 많습니까? 사람의 욕심은 끝이 없는 법이거든요...
2015-11-02 18:55:02
성제 정사-알기쉬운 교리문답
코끼리 한 마리를 놓고 시비를 벌이는 시각장애인들의 얘기가 있습니다. 그들이 싸우는 이유는 코끼리의 실상을 바로 알지 못하기 때문이지요. 한 마리의 코끼리를 두고 ‘빗자루와 같다’, ‘넓은 벽과 같다’, ‘굵은 지팡이와 같다’, ‘큰 새끼줄과 같다’ 등등으로, 자신이 만져본 부위가 전부인 양 서로의 주장을 굽히지 않고 부질없이 다투고 있는 거예요. 앞이 보이는 이라면 코끼리가 어떻게 생겼는지의 문제를 놓고 싸울 일은 없을 겁니다. 우리 중생들도 마찬가지예요. 제대로 알지도 못하면서 알량한 자존심 때문에 자기가 아는 것이 전부인 양 박박 우기기에 급급하잖아요. 서로를 인정하면 싸울 일이 없는데, 자기가 옳다는 마음, 또 상대를 인정하지 못하는 마음 때문에 자꾸 시비가 붙는 것 아니겠어요? 이렇듯 타인을 자기만의 고정된 틀에 끼워 맞추는 억지와 횡포를 서양에서는 ‘프로크루스테스의 침대’라고 부른다지요. 프로크루스테스라는 이름은 ‘두드려 맞추는 자’라는 뜻인데, 이 괴상한 악당은 길 가는...
2015-10-15 10:03:13
성제 정사-알기쉬운 교리문답
요즘 ‘이별 범죄’가 급증하고 있다고 하지요. 이별한 사이인데도 어느 한쪽이 그걸 인정하지 않고 자기 상상의 세계에서 그 관계를 지속시키면 배신감이 증폭되어 보복 범죄의 길로 들어설 확률이 높답니다. 사랑을 빙자한 여성폭력을 비롯해 한국에선 그런 ‘이별 범죄’가 접수된 경우만 매년 약 1만 건에 이른다니, 정말 문제가 아닐 수 없지요. 부처님이 말씀하신 인생사 여덟 가지 고통 가운데 사랑하는 사람과 헤어지는 괴로움, 또는 좋아하던 것이 하나하나 줄어들거나 떠나가는 괴로움을 애별리고(愛別離苦)라고 합니다. 연인과의 헤어짐, 존경하는 스승과의 사별도 별리의 고에 속하며, 평생 몸 던져 노력하던 직장을 떠남도, 사랑하던 후배와의 헤어짐도 마찬가지로 이러한 고통을 수반합니다. 옷깃만 스쳐도 인연이라 했던가요? 하지만 살면서 인연을 맺음에 너무 헤퍼서도 안 되는 게 현실인지라, 때로는 아무에게나 진실을 투자해 놓고는 나중에 후회하는 우를 범하기도 하는 게 중생이지요. 그러니 진정한 인연이라면...
2015-09-17 09:52:27
성제 정사-알기쉬운 교리문답
모두가 아는 것처럼 공룡은 이미 멸종된 동물입니다. 원래는 지구에 살았지만, 점점 몸집이 거대해지고 먹는 양도 늘어나면서 여러 가지 원인에 의해 멸종되었어요. 있던 것이 사라졌기 때문에 사람들은 공룡이 없다고 말하는 것이지요. 만약 공룡이라는 동물이 아예 존재하지도 않았다면 공룡이 없다고 말하는 것조차 불가능하지 않을까요?유와 무라는 정반대의 개념이, 실제로는 서로 의지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합니다. 영국의 낭만주의 시인 바이런(George Gordon Byron)이 “행복은 불행과 쌍둥이로 태어난다.”고 말했듯이, 공덕천과 흑암천은 늘 행동을 함께하지요. 엄밀하게 말하면, 행복은 불행이 있기 때문에 존재하는 법이거든요. 쉽게 생각해서, 반에서 1등을 하려면 2등이나 꼴찌가 도와줘야 하는 거잖아요. 우리가 꺼리는 두려움도 마찬가지입니다. 두려움이 있기 때문에 생명을 유지할 수 있는 거예요. 만약 두려움을 느끼지 못한다면 시속 300㎞의 속도로 고속도로를 질주할지도 모를 일이지요....
2015-09-01 09:51:17
성제 정사-알기쉬운 교리문답
‘영재발굴단’이라는 SBS TV 프로그램이 있더라고요. 지난 방송을 보니, 여섯 살 된 딸아이를 둔 한 엄마가 아이 문제로 늘 어머니와 부딪치는 거예요. 엄마는 천재성을 지닌 자녀를 보통 아이로 키우고 싶은 거였고, 외할머니는 아이의 재능이 아까운데 왜 평범하게 키우느냐며 서로의 입장 차이를 좁히지 못하는 것이었습니다. 아이의 영재성 여부를 측정해 보니, 언어나 도형 능력이 다른 아이에 비해 탁월하게 뛰어나다는 결과가 나왔어요. 4살 때 혼자 알파벳을 떼고 영어책을 술술 읽을 뿐 아니라, 처음 듣는 일본어 노래를 반복적으로 틀어줬더니 몇 번 안 듣고도 술술 따라 부르는 거예요. 기억력과 언어 감각이 특출한 영재임이 분명했던 거지요. 그런데 아이를 대하는 엄마의 교육 방식은 남달랐습니다. 한 시간도 넘게 혼자서 책을 읽던 아이에게 역정을 내며 “이제 책은 그만 보고 TV 좀 보라”며 다그치는 거였어요. 다른 엄마들과 비교하면 완전히 거꾸로 된 모습이었죠. 이유를 들어보니, 어느 정도 ...
2015-08-17 12:33:30
성제 정사-알기쉬운 교리문답
춥고, 배고프고, 아픈 등의 육체적 통증[苦苦], 이별·파괴·멸망 등으로 인한 상실감과 정신적 고뇌[壞苦], 나아가 생멸하는 존재의 유한성으로 인한 숙명적 고통[行苦]에 이르기까지, 삼고(三苦)로 대표되는 중생의 고통은 이루 다 말하지 못할 정도입니다. 이처럼 살아간다는 것은 반드시 고(苦)를 수반하기 때문에, 어떻게 하면 이러한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는지, 그 방법을 찾아서 매뉴얼화해 놓은 것이 불교라고 말할 수 있을 거예요. 촛불은 미세한 바람에도 반응하여 좌우, 상하로 끊임없이 나풀거리지요. 중생의 마음도 이와 같습니다. 우리 내면에 도사리고 있는 탐욕과 분노, 어리석음의 불씨는 마치 방치된 불쏘시개처럼 언제라도 바람만 닿으면 활활 타오를 수 있는 재앙의 불길이 될 수 있는 거예요. 우리네 인생, 흔히 바람 잘 날 없다고 하잖아요. 때로는 원망의 부채질을 하고, 집착의 기름까지 끼얹어가며 하루에도 몇 번씩 삼독(三毒)의 불길이 치솟는 걸 고스란히 두 눈 뜨고 지켜볼뿐더러, 가까...
2015-08-03 09:30:38
성제 정사-알기쉬운 교리문답
아시다시피 철학이라는 말의 어원은 그리스어인 ‘필라소피아(philosopia)’입니다. 이 원어를 ‘애지(愛智)’라고 번역하기도 하는데요, 그것은 ‘지혜(sopia)를 사랑한다’는 뜻이에요. 지식의 사랑이 아닙니다. 지혜로운 이, 즉 현자(賢者)가 되는 데 철학의 목적이 있다는 얘기죠. 지식 만능의 과학과는 명확히 구별되는 대목입니다. 소위 가방끈이 긴 사람을 엘리트라고 하지요. 학력이 높고 지식이 풍부한 사람을 일컫습니다. 그러나 최고의 엘리트라 자부하는 이라도, 반드시 그 사람이 지혜롭다고 단정할 수는 없어요. 지식이 있는 사람을 ‘학자’, 지혜가 있는 사람을 ‘현자’라고 일반적으로 구분해서 말하듯이, 학자와 현자는 엄연히 다르거든요. 지식과 지혜도 마찬가지입니다. 엄밀히 말하면 학문은 도둑질이에요. 지식은 남의 것이지, 내 것이 아니잖아요. 어릴 적부터 남의 것을 갖다가 자꾸 내 머릿속에 넣으려 애를 써 왔으니 어른이 되어서도 머리가 지끈지끈 아플 수밖에요. 반복적 암기와 주입...
2015-07-16 10:44: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