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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제 정사-알기쉬운 교리문답
제사는 인류의 오랜 유산입니다. 농부는 풍작을 빌어 농경제를 지냈고, 비 오기를 염원하면서 기우제를 지냈으며, 뱃사람은 선박의 무사 항해와 풍어를 기원하는 용왕제를 지냈었지요. 붓다 역시 제사를 부정하지는 않으셨습니다. 대대로 행하던 제사에 소홀함이 없었던 밧지국 사람들을 칭찬하신 일이 ‘장아함경’에 기록되어 있거든요. 다만, 두 가지 유형의 제사에 대해서는 그것을 옳지 못한 일이라고 못 박으셨어요. 첫째는 가축을 잡아 짐승의 피를 내어 귀신에 비는 비윤리적인 제사입니다. 목련존자의 어머니는 이러한 제사의 과보로 인해 아귀의 몸을 받아 심한 고초를 겪었다고 하지요. 그녀는 살아생전에 하인들을 시켜 짐승들을 많이 사 오게 하여 양·돼지·오리·거위 따위를 달아매고 피를 내어 받게 했답니다. 집에서는 항상 짐승들의 울부짖는 비명이 그칠 날이 없었으며, 귀신에게 제사 지내고 남은 고기와 술을 먹고 놀이로 나날을 즐겼다는 거예요. 이러한 제사는 털끝만큼도 이익됨이 없고 오히려 죄업만 더욱 깊...
2015-07-01 13:57:24
성제 정사-알기쉬운 교리문답
학기 초부터 장학금을 목표로 의욕을 불태우는 대학 새내기의 마음, 하객들 앞에서 검은 머리 파뿌리가 되도록 사랑할 것을 서약하는 신랑 신부의 그 마음……. 가장 치열하고 가장 아름다운 삶을 살겠노라고 다짐하며 첫 단추를 끼우는 초발심(初發心)이 아닐 수 없습니다. 처음 시작할 때 올바로 정립된 이 마음가짐을 한결같이 유지할 수만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바른 깨달음은 처음 마음먹은 그 순간에 이미 얻어진다고 합니다.〔初發心時便正覺〕 처음 시작할 때의 순수하고 열정적인 마음가짐 그 자체가 바로 초발심이거든요. 희망찬 을미년 새해의 시작을 알리는 제야의 타종 앞에 우리는 저마다 초발심으로 돌아가 경건한 마음으로 신심을 바로 세우고 용맹을 다졌었지요. 그러나 단단히 마음먹고 출발한 길이 어느 샌가 고단한 육신을 쉬라며 갓길 좁은 터를 내주기라도 하는 날에는 눈이 천근만근이 되어 가고, 다리는 조금씩 저려 오고, 옆 사람과의 거리가 부담스럽게 느껴지기도 하여 불현듯 왜 이 길을 떠났던가 하...
2015-06-17 09:18:24
성제 정사-알기쉬운 교리문답
뿌연 비포장도로를 덜컹거리며 기어가는 시골버스보다는 당연히 아스팔트를 구르듯 달리는 도심의 버스가 빠르고 편리하겠지요? 운행 간격도 촘촘한 편이니까 많이 기다리지 않아서 좋구요. 하지만 시골버스만의 정겨움이 우리들 기억 한 켠에 자리 잡고 있는 건 왜일까요? 그건 바로 버스를 타는 사람들의 마음가짐이 달라서랍니다. 시골 사람들은 버스에 오르자마자 ‘아는 사람’을 찾지만, 도시 사람들은 제일 먼저 ‘빈자리’를 찾는다는 거예요. 그러니 시골 사람들은 연신 웃음을 머금고 구수한 얘기꽃을 피우며 가는 반면, 도시 사람들은 자기 자리만 찾으면 그만이기에 고개 숙여 휴대폰만 만지작거리다가 목적지에 내린다는 겁니다. 마치 영혼이 없는 갑각류처럼 말이죠.한편으로는 자기를 가장 먼저 배려하고 온전하게 느끼는 일보다 중요한 건 없습니다. 남의 시선, 외부 환경은 모두 그 다음이지요. 단체사진을 볼 때 그 사실은 여지없이 드러납니다. 사진이 나오면 누구라도 예외 없이 먼저 하는 일은 내가 어디 있는지를...
2015-06-01 09:15:34
성제 정사-알기쉬운 교리문답
달마대사를 초조(初祖)로 하는 선가에서는 법통을 이어받은 증표로서 스승의 가사와 발우가 단 한 명의 수제자에게 하사되는 전통이 있었습니다. 그 예로 6 조 혜능 스님은 출가도 하기 전인 23세의 나이에 5조 홍인 스님의 의발을 전해 받았지요. 뿐만 아니라, 대를 이어 귀하게 전수되던 석존의 금란가사도 더불어 받게 되었어요. 그런데 이 스님, 당시로서는 오랑캐라고 불리던 남쪽지방 출신의 일개 나무꾼에 불과했거든요. 일자무식한 더벅머리 속인 신분으로 1년에도 채 미치지 못하는 행자생활을 하는 동안 법을 받은 유일한 화상이었던 겁니다. 그러니 주위에서 얼마나 시샘이 많았겠어요? 결국 금란가사를 빼앗으려는 수백 명의 추적자들을 피해 15년 세월을 사냥꾼들과 어울려 정체를 숨기고 지냈다지요. 혜능 스님을 마지막으로 달마로부터 이어진 조사의 의발을 전하는 전통은 끝이 났습니다. 석존의 금란가사는 원래 달마 대사가 중국에 처음 불교를 전하려 했을 때, 상에 집착하여 믿음이 부족한 중생에게 방편으...
2015-05-15 09:59:20
성제 정사-알기쉬운 교리문답
‘시시불공(時時佛供) 처처불공(處處佛供)’의 뜻은 그런 것이죠. 나날이 불공 아닌 날이 없고, 곳곳이 심인당 아닌 곳이 없는 거예요. 내 머릿속 생각이 현재, 즉 호흡하고 있는 지금 이 순간에 머물게 되면 그건 ‘불성(佛性)’, 즉 부처님 성품이 되는 겁니다. 그런데 지나간 과거나 먼 미래에 발을 동동 구르는 마음이 되어 가지고 ‘어떡하지…….’ 하고 걱정이 앞서면 심장이 쿵쾅거리고 마음이 조마조마해져요. 그런 마음이 되면 이미 호흡이 불규칙해지죠. 불규칙한 호흡으로 살게 되면 그건 ‘중생심’이 되는 거예요.한번 생각해 보세요. 우리가 어떨 때 호흡이 불규칙하게 뜁니까? 운동할 때요? 네, 물론 그렇지요. 하지만 운동할 때의 호흡은 적어도 당당하고 자연스런 호흡입니다. 그와는 달리 우주 진리로 계시는 법신부처님의 주파수와 내 주파수가 맞지 않아서 ‘치지직’ 하고 잡음이 생기는 것과 마찬가지로, 호흡도 ‘진리에 어긋나는 호흡’이라는 게 있거든요. 어떨 때 그렇습니까? 해서는 안 될 일...
2015-05-01 10:51:15
성제 정사-알기쉬운 교리문답
다 쓴 건전지와 새 건전지를 구분하는 방법이 있답니다. 의외로 쉬웠는데요, 건전지 본체 길이만큼 낮은 높이에서 똑같이 바닥에 떨어뜨려보면 알 수 있다고 하네요. 실험 결과 다 쓴 건전지는 쓰러져버리지만, 새 건전지는 수직으로 서 있게 된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습니다. 이유가 뭘까요? 배터리 안에 있는 알칼리 성분이 소진되면, 그로 인해 내부를 채우는 가스가 생산되기 때문에 안이 텅 비게 되어서 쓰러진다고 합니다. 우리들 마음의 건전지도 마찬가지 아닐까요? 몸이 건강하더라도 내면의 심리적, 정서적 에너지가 고갈되어버리면 버티고 서 있기조차 힘들어집니다. 몸의 병은 약으로 나으면 그만이지만, 마음의 병은 좀처럼 치유되기 어렵거든요. 진언행자가 꾸준히 삼밀 수행을 해 가는 것은, 결국은 어떠한 인연에도 흔들림 없이 대처할 수 있는 마음의 면역을 키우기 위함인지도 모릅니다. 진각성존 회당대종사께서 10세 되시던 해에 지으신 유명한 시구가 있습니다. ‘심일당천만 질백화단청(心一當千萬 質白畵丹...
2015-04-16 15:10:49
성제 정사-알기쉬운 교리문답
수레가 낡으면 녹이 슬고 닳아서 없어지듯이, 석존의 육신도 80세를 마지막으로 세연이 다 했습니다. 열반에 드시기 전, 붓다는 비탄에 잠긴 제자 아난다에게 이렇게 말씀하셨지요. “허물어져 가는 나의 육신에 의존하지 마라. 스스로를 등불로 삼고, 내가 증득한 법을 등불로 삼아 끊임없이 정진해야 한다.”붓다의 가르침은 팔만대장경이 되고, 법신(法身)이 되어 오늘날까지 전해져 내려오고 있습니다. 그러니 진정으로 붓다를 공경하는 길은 부처의 몸을 형상으로 세워 금동불상에 예배하는 데 있는 게 아니라, 자기 성품을 밝히고 진리를 깨달아 묵묵히 실천하는 데 있는 것이죠. 일반적으로 불교에서는 부처님의 존재 방식을 법신, 보신(報身), 화신(化身)의 세 가지로 얘기합니다. ‘삼세제불(三世諸佛)’이라고 할 때의 부처님은 보신으로서의 부처님을 가리킵니다. 예를 들어 아미타불, 약사여래, 다보여래 등은 무량겁에 걸친 보살의 수행 결과, 그 응보(應報)로서 얻어진 불신(佛身)이기 때문에 응신(應身)이라...
2015-04-01 09:40:14
성제 정사-알기쉬운 교리문답
-진언을 염송하는 의미는 무엇이며, 그 공덕은 어떻습니까?‘옴 마니 반메 훔(Om mani padme hum)…….’이 여섯 글자에 부처님의 참뜻이 들어 있기 때문에 ‘육자진언(六字眞言)’이라고 하며, 이 진언을 염송하면 본래의 내 마음을 찾기 때문에 ‘본심진언(本心眞言)’이라고도 하지요. 진각종의 수행 의식은 이 육자진언 염송(念誦)을 기본으로 하고 있습니다. 그러면 염송은 무슨 뜻일까요? ‘념(念)’이라는 한문을 풀어 보면 ‘이제 금(今)’자 밑에 ‘마음 심(心)’자가 놓여 있습니다. 다시 말해서 늘 과거나 미래의 일을 걱정하기에 바쁜 내 마음을 지금 이 순간, 현재에 가져다 놓는 것이 바로 ‘념’이며, 이것은 곧 ‘마음챙김〔mindfulness〕’이라고 풀이할 수 있습니다. ‘송(誦)’은 ‘말씀 언(言)’과 ‘솟을 용(甬)’이 합쳐진 글자입니다. 따라서 ‘말소리가 솟아오르는 것, 즉 ‘입으로 소리를 내는 행위’를 뜻하지요. 말하고, 암송하고, 풍악에 맞춰 노래하는 일 등이 여기...
2015-03-16 11:31: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