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법문 34-고생과 고행
‘급식체’라는 말을 아십니까? 학교에서 급식을 먹는 중고등학생들이 쓰는 신조어나 은어를 뜻하는 말이랍니다. 그런데 급식체 중에 유난히 ‘개’로 시작되는 용어가 많습니다. 급식을 먹을 나이가 이미 훌쩍 지나버린 내가 아는 접두사 ‘개’라는 용어는 부정적인 뜻밖에 없습니다. 개떡, 개복숭, 개살구, 개꿈, 개나발, 개수작, 개죽음 등 ‘헛된’, ‘쓸데없는’이라는 뜻의 단어뿐입니다. 그런데 왜인지는 모르지만 급식체에서 ‘개’는 ‘좋다’ 또는 ‘뛰어나다’는 뜻을 가집니다. ‘개좋다’는 말은 ‘매우 좋다’는 뜻입니다. ‘개꿀잼’은 ‘너무 재미있다’, ‘개이득’은 예상치 못한 큰 이득을 얻었다는 뜻입니다. 그렇다면 그 아이들은 ‘매우 심한 고생’ 또는 ‘헛고생’이라는 뜻인 ‘개고생’을 어떻게 풀이할까요? ‘급식체로 풀이한다면 ‘개고생’은 ‘바람직한 고생’ ‘의미 있는 고생’이 되지 않을까요? 과연 급식을 먹는 학생들이 ‘개고생’을 그런 의미로 쓰는지는 알 수 없지만, 이 말이 시사하는 바는 매...
2018-07-23 09:20: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