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 가만히 들여다 보는 경전-기다리다(1)
참 야속한 남편, 난다기다린다는 것, 이 말을 소리내어 보면 그림이 그려집니다. 까치발로 서서 울 밖을 내다보는데 어찌나 간절히 목을 내밀었는지 그 목이 기린처럼, 학처럼 길어집니다. 그런데 기다리지만 기다림에 함몰되지 않고, 기다리되 희망을 내려놓지 않습니다. 성급하게 쫓아가서 이러저러하게 일을 도모하지 않고 때가 무르익어 원하던 것이 가장 자연스럽게 다가오는 것, 이것이 기다림의 모습 아닐까요? 석가모니 부처님 시절로 옮겨가보지요.부처님은 평생 기다린 분입니다. 이미 깨달음을 이루셨으니 무얼 바랄 일도 없겠지만, 경전을 보면 부처님처럼 끈질기게 기다린 분도 없지 싶습니다.무엇을 기다렸을까요?사람들을 기다렸습니다.사람들이 다가오기를 기다렸고, 다가오지 않으면 다가가셔서 말을 건네며, 그들의 마음을 살피면서 기다렸습니다. 그들의 마음이 활짝 열리기를 기다렸고, 그들이 한 차원 더 높은 법문 듣고픈 마음을 내기를 기다렸습니다.제자들이 한 걸음 한 걸음 완전한 행복의 경지인 ...
2019-03-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