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 가만히 들여다보는 경전

46.가만히 들여다보는 경전-믿다(1)
아주 먼 옛날, 그러니까 석가모니 부처님 이전의 붓다이신 가섭 부처님 시절 이야기입니다. 가섭 부처님이 제자들과 함께 카시국에 오셨습니다. 카시국은 지금의 갠지스강 지류에 자리한 아주 번성한 나라로, 이 카시국을 다스리던 왕은 키키(Kiki)입니다. 키키왕은 가섭부처님과 제자들에게 공양 올리기를 청했습니다. 다음 날 아침, 부처님과 제자들은 키키왕의 궁전에서 맛난 음식으로 공양을 마쳤습니다. 부처님과 제자들이 흡족하게 공양을 하신 뒤 발우에서 손을 떼자 왕은 낮은 자리를 준비해서 앉았습니다. 그리고 설레는 마음으로 이렇게 청했습니다.“세존이시여, 앞으로 우기 석 달 안거 기간에는 이곳에서 지내십시오. 그러면 세존과 스님들이 편안할 것입니다.”그런데 가섭부처님은 조용한 음성으로 말했습니다.“그럴 수가 없습니다. 우기 안거를 지낼 곳은 이미 정했습니다.”왕은 다시 한 번 청했고 부처님은 거절했습니다. 왕은 거듭 간청했지만 부처님의 대답은 같았습니다. 그러자 조금 전까지 부처님...
2019-12-30
45.가만히 들여다보는 경전-울다2
울지 마라, 아난다여. “아난다는 어디 있는가?” 늙은 부처님이 물었습니다. 두 그루 사라 나무 아래에 오른쪽 옆구리를 바닥에 대고 누우셔서 지상의 마지막 하루를 보내는 부처님입니다. 그런 부처님 곁에 꼭 있어야 할 아난다 존자가 언제부터인가 보이지 않았습니다. “아난다 존자는 지금 방에 들어가서 울고 있습니다.” 아난다를 대신해서 부처님 곁을 지키던 제자가 답했지요. 그의 대답은 이어집니다.“아난다 존자는 문간에 기대어 흐느끼고 있습니다. ‘난 아직도 배워야 할 것이 너무나 많이 남았는데 이제 나를 이끌어주실 스승님은 내 곁을 떠나려 한다. 내가 어느 생에 태어나더라도 이제는 그 분을 다시 뵐 수는 없다.’라면서 구슬프게 울고 있습니다.” 제자의 대답을 듣자 부처님은 말씀하십니다.“어서 가서 아난다를 불러오너라. 내가 그를 부른다고 가서 말해라.” 아난다 존자는 25년을 그림자처럼 부처님 곁을 지킨 시자였습니다...
2019-12-16
44.가만히 들여다보는 경전-울다(1)
빠따짜라라는 이름을 지닌 여인이 있었습니다.코살라국의 수도인 슈라바스티의 아주 부유한 집안의 딸이었지요. 부모에게는 사랑하는 딸에게 잘 어울리는 훌륭한 가문의 청년을 배필로 맞아들이는 것이 지상 최대의 과제였습니다. 행여 딸이 엉뚱한 남자를 사귀기라도 하면 큰일이어서 부모는 이 딸의 바깥출입을 엄하게 금했지요. 하지만 이런 보호가 딸의 인생을 부모의 기대와는 전혀 다른 쪽으로 흐르게 했습니다. 딸은 자신의 시중을 들던 천한 신분의 청년과 사랑에 빠지고 말았지요. 그런 줄도 모르고 부모는 자신들의 재력에 걸맞은 집안의 청년을 물색해서 딸의 혼사를 추진했습니다.결혼날짜가 다가오자 딸은 안절부절못했습니다. 사랑하는 남자가 있는데 다른 이와 결혼할 수는 없었습니다. 하지만 인도 사회는 그 무엇보다도 신분제도에 엄격했기에 딸의 사랑은 처음부터 맺어져서는 안 되는 것이었습니다. 부잣집 딸인 빠따짜라는 마음을 굳힙니다. 아무도 모르는 먼 곳으로 둘이 도망치기로 말이지요. 그래서 두 사...
2019-11-25
43.가만히 들여다보는 경전- 결혼하다2
언제나 눈물을 흘리며 우는 남자가 있었습니다. 어찌나 울어대던지 그의 이름이 아예 ‘늘 운다’라는 뜻의 상제(常啼)입니다. 산스크리트로는 살타파륜이라고 하지요. 왜 우느냐고요? 이유가 좀 특이합니다. 자신에게 바른 삶을 위한 가르침을 일러줄 스승을 찾지 못해 웁니다. 하도 울어대니 그 모습이 안타까워 부처님들이 허공에서 소리를 내어 “그대의 스승이 어디에 있다”라고 일러줍니다. 그 말을 듣고 기쁨에 겨워 길을 나섰다가 불현듯 “아차!” 싶지요. 왜냐 하면 기쁜 마음에 달려 나왔지만 정작 어느 방향인지 제대로 여쭙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또 웁니다. 어휴, 워낙 서글프게 울어대니 허공에서 목소리가 또 들립니다. “동쪽으로 가거라.”이렇게 일러주면 또 마음에 기쁨이 차올라 한달음에 달려갑니다. 산을 넘고 물을 건너 고생 끝에 자신이 평생의 스승으로 모실 분이 계신 곳에 이르렀습니다. 이제 한 번 더 용기를 내어 그 ...
2019-11-11
42.가만히 들여다보는 경전-결혼하다(1)
“행복한 가정은 모두 고만고만하지만, 무릇 불행한 가정은 나름나름으로 불행하다.”톨스토이의 장편소설 <안나 카레니나>는 이 문장으로 시작합니다. 한국어 번역가들마다 조금씩은 다른 표현이겠지만, 박형규 번역가의 이 문장은 음미할 때마다 감탄이 절로 나옵니다.어떠신가요?우리는 모두가 행복한 가정을 꿈꿉니다. 행복하기 위해 열심히 살고, 행복하기 위해 더러는 다투기도 하지요. 남보다 더 행복하기 위해, 남만큼 행복하기 위해 열심히 삽니다. 그러다 지독하게 불행한 가정을 보게 되면 ‘그래도 우리 집은 저 집보다는 낫네’ 하며 자위합니다. 예외가 없지요. 모든 가정들이 다 고만고만하게 행복하면서도 또 저마다 나름대로 불행한 이유가 있어 힘겨워합니다.고만고만과 나름나름-행복을 꿈꾸며 시작한 결혼생활이건만, 아, 결국은 이런 것일까요? 씁쓸합니다. “난 저 사람 없으면 못 살 것 같아”라며 결혼했는데, 어느 사이엔가 “저 인간 때문에 못 살겠어”라며 진저리를 치지요. 어쩌면 우리는 ‘...
2019-10-28
41.가만히 들여다보는 경전-약속하다(2)
좀 긴 이야기를 들려드려야겠습니다. 부처님 살아 계시던 시절, 사밧티(사위성) 시에서 서로 다른 신앙을 품고 살아가던 두 친구 시리굿타와 가라하딘나 이야기입니다. 시리굿타는 부처님의 가르침을 믿고 따르는 사람이고 가라하딘나는 자이나교 신자입니다. 자이나교는 철저한 불살생, 비폭력, 무소유를 주장하면서 고행을 가장 중요하게 여기고 있습니다. 얼핏 보아서는 불교와 비슷한 것처럼 보이지만, 인간의 자유의지를 존중하고 깨달음으로 나아가는 길을 설파하는 불교와는 커다란 차이가 있는 종교입니다. 진리의 길은 하나요, 그 길에 어긋나는 주장과 신조들을 불교에서는 외도라고 부릅니다. 가라하딘나가 믿고 섬기는 자이나교 측에서는 이런 불교가 못마땅했고, 그래서 늘 견제했습니다. 무엇보다도 부처님과 그 제자들을 존경하고 공양 올리는 사람들이 점점 늘어나자 불안해지기까지 했습니다. 어떻게 하면 저 고타마 붓다라는 이와 그를 따...
2019-10-04
40.가만히 들여다보는 경전-약속하다
“약속해요.”새끼손가락을 내밀며 우리는 말합니다. 손가락을 걸고, 엄지손가락을 서로 세워 도장을 꾹 찍고, 그것만으로도 불안해서 서로의 손바닥을 문지르며 복사를 하고 스캔까지 해야 안심이 됩니다. ‘약속’이란 말을 자꾸 강조하는 건 그만큼 이 약속이 허언(虛言)이 될 우려가 매우 크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약속 자체가 꼭 지키겠다는 다짐인데, 그걸 다짐하고 또 다짐해야 하는 현대인들, 약속이란 깨지게 마련이라는 걸 전제하기라도 하는 것만 같아 안쓰럽기까지 합니다. 그저 상대방의 눈을 지그시 바라보며 그 말을 듣는 것만으로 약속을 지키지는 못한다는 말일까요? 경전을 보면 부처님도 사람들과 약속을 합니다. 그런데 새끼손가락을 거는 일 같은 건 처음부터 없습니다. 심지어 “그렇게 하겠다”라는 언표조차도 없습니다. 그럼에도 부처님은 당신의 입으로 한 말은 반드시 지킵니다. 부처님의 약속 방법을 알아볼까요?석가모니...
2019-09-10
39.가만히 들여다보는 경전-절교하다
공자는 말했습니다. “벗이 멀리에서 나를 찾아오니 이 또한 즐겁지 않은가!” 이미 세상의 달달한 유혹과 쾌락에 흔들리지 않는 군자에게도 벗이란 존재가 안겨주는 행복은 포기할 수 없는 즐거움입니다. 벗을 뜻하는 한자어 우(友)는 손을 뜻하는 우(又)자와 우(又)자가 합해진 말이라고 하지요. 마음이 잘 맞는 사람과 손을 맞잡는 기쁨이 느껴집니다. 사는 동안 이런 벗을 만나지 못한다면 그 인생이 얼마나 삭막하고 각박하겠습니까. 그렇다면 벗이란, 내 인생에서 기쁨의 원천이요, 보람을 느끼게 해주는 존재라 해도 과언이 아닐 텐데, 뜻밖에 우리는 벗에 대해서 그리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는 내 친구야!”라는 말을 자주 하기도 하고 듣기도 했지만, 새삼 어떤 존재를 친구라고 불러야 하는지를 단 한 번이라도 진지하게 생각해봤는지 돌아보게 됩니다. 고대 로마의 현자이자 정치가인 키케로는 “자기가 얼마나 많은 염소와 양을 가지고 있...
2019-07-26
38.가만히 들여다보는 경전-비워내다(3)
마하춘다(Mahā Cunda)라 불리는 스님이 있습니다. 지혜가 으뜸가는 사리불 스님의 속가 동생입니다. 한 사람의 수행자로서 갖춰야 할 것은 다 갖췄지만 이 스님은 언제나 배우려는 자세를 지녔고, 자신에게 가르침을 안겨주는 스승에게 한없이 커다란 흠모를 품었습니다. 그래서 구족계를 받아 정식 스님이 되었어도 스스로를 ‘사미’라 불렀습니다. 어느 날 조용한 곳에서 홀로 명상에 들어 있던 춘다 스님이 명상에서 일어나 부처님을 뵈러 갔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여쭙습니다. “세존이시여, 이 세상에는 온갖 견해들이 가득 차 있습니다. 그런데 이제 막 참선을 시작하는 수행자에게서 이런 세상의 견해들이 비워질 수 있겠습니까?”춘다 스님의 이 물음으로 짐작해보면, 아마도 조용한 나무 그늘 아래에서 선정에 들려고 했지만 이 스님 머릿속에는 바깥에서 들려온 온갖 주의주장들, 그에 따른 사념들이 가득 차 있었던 건 아닌가 싶습니다. 번뇌를 가라앉...
2019-07-08
37.가만히 들여다보는 경전-비워내다(2)
아주 모처럼 법정스님의 책 ‘무소유’를 책꽂이에서 꺼내들고 이른 아침, 다시 한 번 차분하게 읽어 내려갔습니다. 표제작인 ‘무소유’를 만났습니다. 소중하게 여기며 가꿔오던 난분 2개 이야기지요. 혼자 사는 처지라 생명이 있는 것이라고는 난초뿐이었고, 적적한 삶에 애정을 기울여 돌볼 수 있는 유일한 대상이었습니다. 하지만 그 난초가 자신을 무척이나 얽어매던 장본인이었다는 사실을 스님은 알아차립니다. 난초에 기울이던 정성을 일찍이 부모에게 바쳤더라면…하는 생각마저 할 정도입니다. 소중한 이를 만나기 위해 집을 비울 때에도 언제나 그 난분에 생각이 미처 허둥지둥 돌아와야 했습니다. 스님은 아무 것도 지니지 않고 오직 진리를 위해 살아가야 할 사람인데 뜻밖에도 아주 지독하게 집착하며 살아가고 있었음을 깨달은 찰나, 그 소중한 난분을 지인에게 건네주었다고 고백합니다. 어쩌면 남들에게 보여줄 만한 물건이라고는 딱 난분 하나뿐이었을 텐데,...
2019-06-24
36. 가만히 들여다보는 경전-비워내다(1)
세상에서 가장 편하고 아늑한 곳은 집입니다. 내 사랑하는 가족이 있고, 내가 아끼는 물건들이 있고, 추억이 있는 곳. 그곳에 들어가면 더 이상 바깥 시선을 의식하지 않고 내가 가장 편안한 자세와 차림새로 내 맘대로 행동해도 좋습니다. 힘들고 지치면 우리는 이렇게 말합니다. “집에 가고 싶어!” 집이란 말을 떠올리면 아늑한 보금자리가 연상됩니다. 그러나 막상 집에서 생활하다 보면 곳곳에 온갖 잡동사니들이 보이지요. 딱히 내버리기도 애매하고 처분하자니 귀찮은 물건들. 아무리 치워도 돌아서면 다시 어질러져서 결국은 치우기를 포기하고 그냥 살아가게 되는데요, 온갖 잡다한 것들이 마구 뒤섞여 있는 것을 잡동사니라고 부릅니다. 잡동사니라는 말은 뜻밖에도 조선 후기 학자 안정복의 책 이름에서 비롯되었다고 합니다. 중국과 우리나라의 서적에서 온갖 중요한 사항들을 특별한 체계 없이 모은 이 책은 실제로 읽어본 사람들도 항목이 난잡하고...
2019-06-04
35.가만히 들여다보는 경전-배려하다(2)
거세게 일었던 불만과 비난의 소리가 한순간에 잦아들었고, 이때를 기해 부처님은 쏘나단다에게 다시 물었습니다.“자, 바라문 쏘나단다여, 앞서 두 가지 조건 가운데 한 가지를 제외하고 남은 한 가지만 갖추어도 그 사람은 바라문이라 불릴 자격이 있겠습니까?”쏘나단다가 대답합니다.“그렇지 않습니다. 고타마시여, 지혜는 계행을 갖추어야 하고, 계행은 지혜를 갖추어야 합니다. 이 두 가지는 세상에서 가장 훌륭한 것입니다.”쏘나단다의 이 대답은 부처님이 바라던 것이었습니다.부처님도 언제나 제자들에게 진짜 올바른 수행자가 되려면 계를 갖추어야 하고, 지혜를 얻어야 한다고 강조하기 때문이지요. 즉 부처님은 언제 어느 때나 누구에게나 강조합니다. 제대로 인생을 사려면, 제대로 수행을 하려면, 세상에서 가장 높고 귀한 사람이 되려면 계와 선정과 지혜를 차례로 닦아야 한다는 것이지요.쏘나단다는 어느 사이 이와 같은 부처님 수행체계를 인정하게 된 셈입니다. 부처님은 논쟁이 이렇게까지 흘러간 것을 알아차리고...
2019-05-14
34.가만히 들여다보는 경전-배려하다(1)
마가다국의 속국인 앙가국 수도 짬빠 시에는 바라문 쏘나단다가 살고 있었습니다. 이 바라문의 명성은 정말 대단했습니다. 이웃 나라인 마가다국 빔비사라왕까지 그에게 기름진 땅을 하사했을 정도이니까요. 부처님 당시 인도 사회에서 바라문이란 계급은 여느 사람들과는 달랐습니다. 이들은 아버지와 어머니 양쪽 집안이 7대를 거슬러 올라가도록 다른 계급과 핏줄이 섞이지 않은, 순혈의 계보를 자랑하는 이들이었습니다. 바라문들은 오랜 세월, 세상은 브라만신이 창조했고, 인간의 행불행은 오직 신에 달려 있으며 신에게 기도하고 제사를 지내 행복을 빌어야 한다고 믿어 왔습니다. 그런 브라만신에게 제사를 지내고 찬송할 자격과 권리는 오직 자신들에게만 있고, 신의 계시를 인간 세상의 통치자들에게 알려주는 일도 자신들 계급만이 할 수 있다고 믿었습니다. 세상에서 가장 선하고 가장 높은 신에게 닿을 수 있는 사람은 자신들 계급뿐이라고 주장하면서, 세속적인 이익과 명예와 권력을 막강하게 누...
2019-04-22
33.가만히 들여다 보는 경전-격려
살아가는 데에는 힘이 듭니다. 그 힘을 혼자만 내기에는 벅찰 때가 종종 있습니다. 그럴 때 누군가 옆에서 어깨를 툭툭 쳐준다면, 그 힘에 기대어 다시 한 번 살아갈 힘을 낼 수 있습니다.격려가 바로 그런 일을 합니다. “잘 했어.”라는 칭찬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잘 할 수 있어. 다시 한 번 힘을 내봐. 너는 충분히 할 수 있잖아.”라고 그에게 힘을 불어넣어주는 것이 격려입니다. 격려라는 말의 영어 단어 encouragement를 보면, 이 단어 속에 용기라는 뜻의 courage가 들어 있습니다. 사람을 기쁘게 하는 일에는 칭찬도 있습니다. 하지만 칭찬과 격려는 조금 다릅니다. 칭찬은 누군가가 멋진 일을 했을 때 주는 것인데, 격려는 거기에만 멈추지 않습니다. 칭찬이 밖에서 주어지는 찬사라면, 격려는 내면에서 힘을 내게 하여 그가 하려는 일을 완성하게 해줍니다. 행여 실수나 잘못을 했을 경우 그에게 움츠려들지 말고 다시 한 번 일어서라고...
2019-04-08
31.가만히 들여다 보는 경전-기다리다(2)
부처님의 속가 이복동생 난다는 수행자로 살아가는 것이 너무나 싫었지만 이제는 맘을 바꿨습니다. 수행을 하면 세속에서 살 때보다 더 즐겁고 유쾌한 삶을 살 수 있다는 사실을 부처님과 함께 천상에 올라가서 목격했기 때문입니다.그토록 아름다워 자나 깨나 마음에서 떠나지 않았던 아내 손타리는 온데간데없이 사라졌습니다. 그 대신 천상의 여인들 모습이 아른거렸습니다. 그 여인들과 다음 생에 즐기려면 지금부터 쉬지 않고 수행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는 주변 도반들에게도 말했습니다.“세존께서 내게 약속하셨습니다. 다음 생에 5백 명이나 되는 하늘여인들과 즐겁게 지낼 수 있으니 부지런히 수행하라고 하셨습니다.”스님들은 어이가 없었습니다. 수행이 뭔지도 모르는 저 난다 스님이 딱하기 짝이 없었지요. 스님들은 난다를 조롱했습니다.“난다 스님은 마치 품삯을 받으려고 부처님에게서 고용되어 날품팔이 하는 것과 다르지 않습니다. 그러니 결국 그대의 수행은 5백 명의 하늘 여인을 얻으려는 것이...
2019-03-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