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만히 들여다보는 경전 58-병들다(1)
태어나고 늙고 병들고 죽는다-살아 있는 생명체가 피할 수 없는 네 가지 이치입니다. 이 네 가지 이치는 너무나 당연한 것이기 때문에 새삼 거론할 그 무엇도 없습니다. 문제는, 이 네 가지가 존재를 너무나도 힘들게 한다는 사실입니다. 그래서 경전에서는 태어남은 괴로움이요, 늙음도 괴로움이요, 병듦도 괴로움이요, 죽음도 괴로움이라고 하여 생노병사라는 네 개의 단어 뒤에는 괴로울 고(苦)라는 글자가 꼭 따라붙습니다.그런데 병듦은 괴로움보다 더 사무친 느낌을 안겨주었으니 그게 바로 ‘아픔’이었습니다. 얼마 전, 사랑하는 사람을 병고로 급작스레 떠나보내면서 나를 사로잡은 말은 “아프다!”라는 그의 고백이었기 때문입니다.그는 이 말을 나지막하게 몇 번 했습니다. 부처님 가르침을 공부하면서 머리로는 그 이치를 이해했지만 병듦이라는 엄연한 현실 앞에 몸으로 그 이치를 체득한다는 것이 참으로 어려운 일이라는 말도 제게 했습니다. ‘○○병’이라는, 병원에서 전문가가 내려준 병명의 무게는 그리 느껴지지...
2020-09-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