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 죽비소리

꽃샘추위엔 새롭게 변화를 만들자
따사로운 햇살이 부드러운 바람결에 살며시 묻어오는 소리…. 봄이 오는 소리가 들리나요? 겨울이 지나면 자연히 봄은 오는데, 추위가 지나면 따뜻한 봄날이 올 것을 알고 있지만, 그 봄날의 시간들이 그냥 오는 것이 아니라 반드시 꽃샘추위를 겪어야 완연한 봄이 온다는 것을 우리는 너무나 잘 알고 있지요.올해도 꽃망울을 맺자 시샘하듯 꽃샘추위가 살짝 긴장하게 만듭니다. 그렇지만 곧 조심스럽게 꽃망울을 터뜨리고 봄 햇살에 아지랑이 피어오르며 올망졸망 새순들이 푸릇푸릇해진 설레는 봄을 맞이할 겁니다. 항상 그러했듯이….계절은 언제나 그래왔듯이 자연의 순리대로 바뀌며 변함없는 자연의 진리를 우리에게 일깨워 줍니다. 봄이 만연하기 전에 어김없이 꽃샘추위가 찾아오듯 우리의 삶 속에도 꽃샘추위는 있기 마련입니다. 지나고 보니 ‘내가 어떻게 저 고비를 넘어왔을까. 참으로 다행이었다.’라고 느끼는 순간들이 있었을 겁니다. 어렵고 힘겨운 때가 오면 누구나 어깨를 움츠리게 되고 멈칫거립니다. 잠시 우리를 움...
2021-04-09
무엇을 시작하기에 늦은 때란 없다.
눈물이 하염없이 흘러내렸다. 내 안의 내가 꾹꾹 눌러 놓았던 두려움과 설렘의 감정들이 폭발한 것이다. 이 양가적 감정을 무엇으로 설명하겠는가. 걷잡을 수가 없었다. 분명 이것은 기쁨과 서글픔이 어느 정도 조화를 이룬 그러나 기쁨의 눈물에 가깝다고 나는 생각한다. 2월 마지막 주 토요일 선재어린이집에서 졸업식이 있던 날이다. 처음 교화를 막 시작하던 23년 전 양산 불일유치원이 순식간에 겹쳐졌다. 그러면서 그간의 선재어린이집 선생님들의 쉼 없은 노력과 노고가 있었음을 알기에 18회 졸업식이 가능했으리라는 것을 나는 안다. 3년마다 치러지는 평가심위를 받기 위해 밤잠을 설쳐가며 애썼던 나날들, 어디 그것뿐이겠는가 황남동 시절을 거쳐 임시 어린이집 생활까지 수없이 많은 어려움과 시련 을 묵묵히 잘 견뎌내 준 고마운 선생님들을 나는 옆에서 지켜보았다. 평가심위에서 그 받기 어렵다는 A등급을 받았다는 소식을 전해 듣던 그날 밤 많은 생각들이 스치고 지나갔다. 어쩌면 울지 못하는 사람은 정말 ...
2021-03-23
꽃길만 걸으세요...
새해나 설날을 보내면서 사람들이 자주 주고받는 많은 덕담 중에는 ‘복 많이 받으세요.’라는 말과 함께 ‘꽃길만 걸으세요.’라는 말이 있습니다. 그리고 새로운 출발을 하는 사람들에게도 ‘꽃길만 걸으라.’는 희망과 기대 섞인 축원을 많이 해줍니다. 어떤 한 젊은 여성이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대상을 받고나서 기쁨의 감격에 울먹이며 하는 말이 "엄마, 이제 꽃길만 걷게 해줄게요."라며 감사의 소감을 밝혔습니다. 그동안 힘들게 고생하며 노력한 모습들을 공감할 수 있어서 마음이 뭉클해졌습니다. 그리고 자식으로서 어머니를 향한 그 효심의 마음은 대상을 받아서가 아니라 설령 받지 않았더라고 어머니의 길을 꽃길로 만들어 줄 수 있는 깊은 울림이 있는 마음이었습니다. 석가모니 부처님의 탄생설화에도 멋진 꽃길이 등장하지요. 갓 태어난 아기 부처님이 사방으로 일곱 걸음을 걸으시고 땅과 하늘을 가리키면서 ‘천상천하 유아독존 삼계개고 안당안지(天上天下 唯...
2021-03-08
내가 준비하는 그림은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제한된 일상과 외부활동의 자제로 우리 삶의 모습들과 일상의 패턴을 많이 바꿔 놓고 변화를 가져온 지 벌써 1년.몇 차례의 대유행과 사회적 거리두기의 격상으로 5인 이상의 만남과 모임제한으로, 가족 간에도 얼굴 보기가 힘들어지고, 유례없는 새해명절을 맞이하게 되었습니다. 일상의 패러다임을 바꾸어 놓은 코로나바이러스.마스크 착용과 손소독제 사용의 일상화, 재택근무와 비접촉, 비대면, 공연장도 경기장도 온라인중심으로 행해지며 집에서 관람하는 방식을 보면서, 많은 제한적 일상이 당연하고도 익숙해져있음을 느낍니다. 사회적 현상이 일상생활에 많은 영향을 끼칠 때 새로운 시대적 사회현상을 느낄 수 있는 다양한 신조어가 만들어 집니다. 대중들 속에서 코로나 관련 신조어가 만들어지고 유행되는 현실은 코로나가 일상 속에 많은 영향을 미치고, 변화의 중심이 됨을 짐작할 수 있는 것입니다. 온라인 교육대체로 ‘코로나방학’이 등장하고, 재택근무와 온라인수업 등으로 ...
2021-02-16
모두 같은 별에 살지만 서로 다른 꿈을 꾼다.
2021년 대망의 신축년, 이렇게 매서운 한파가 거세게 몰아친 동장군을 본 것은 요 몇 년 사이 참으로 오랜만이다. 하필 새해대서원 불공 기간 내내 날씨가 이리 추웠으니, 오래 기억될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날씨와는 아무 상관이 없는 듯, 보살님들의 신심에는 흔들림이 없었고 용맹정진은 새해불공 기간 내내 쉼 없이 이어졌다. 보살님들은 일념으로 용맹정진하는데 정작 나는 마음이 딴 곳에 가 있었다. 작년 4월쯤 금붕어 8마리를 사다가 작은 연못에 띄운 기억을 떠올렸다. 기특하게도 8마리 금붕어 중 누가 새끼를 산란했는지 어림짐작으로 30마리가량 낳았다. 코로나19를 뚫고 그렇게 잉태된 어린 금붕어들은 작년 내내 우리 모두의 기쁨이었고 한없는 위로의 대상이 되어 날마다 얼마나 성장했는지 지켜보는 것이 하루의 일과였다. 이 코로나 펜데믹에 지치고 힘든 일상을 이겨 낼 강력한 치유의 힘이자 유일한 희망이고 위안이었음을 우리 교도는 다 안다. 이 한파에 무엇보다 내 머릿속 관심사는 줄곧 ...
2021-01-25
‘흰 소[白牛]’를 서원합니다
진각기원 75년, 2021년 신축년(辛丑年) 소띠해가 밝았습니다. 신축년 '흰 소의 해'를 맞아 여느 때보다 우리 모두의 기대감과 희망이 큽니다. 흰색은 신화적으로 새로움과 상서로움의 예조(豫兆, 조짐이나 징후)입니다. 예부터 흰 동물을 신성시하고 상서로운 조짐으로 여기는 풍속이 많습니다. 오불(五佛)을 상징하는 오방색 중에서도 흰색은 비로자나 부처님을 상징합니다. 진리 자체이며 본 바탕입니다. 한편 간지(干支)를 구성하는 열두 동물 중에 소는 인간에게 가장 친근하고 도움을 주는 동물입니다. 소는 예로부터 농경사회에서 근면의 상징으로 자기 할 일을 묵묵히 해내는 믿음직한 집안의 일꾼으로, 힘든 농사일을 돕는 노동력과 일상생활의 운송수단 등으로 농가의 가장 중요한 자산이었습니다. 세시풍속과 놀이 등에서는 여유와 풍요, 힘을 상징하는 동물로 우리 민족은 소를 단순한 가축의 의미를 뛰어넘어 마치 한 식구처럼 생각해 왔습니다. 우직하고 성실한 성격이 특징인 소는 온순하면서도 끈질기고 힘은 ...
2020-12-29
작은 ‘쉼표’ 하나...
조심스레 옮기는 발걸음에 뒹구는 낙엽소리, 옷깃을 세워도 틈새로 느껴지는 찬바람에 잠시 시인이 된 듯 자연스럽게 계절의 흐름에 시선을 멈춰봅니다. 한해의 끝자락에서 시작되는 겨울은 저무는 계절의 끝이 아니라 한 겨울 추위를 이겨내고 피어나는 붉은 동백꽃처럼, 잠시 멈춘 듯 쉬면서 다가올 봄을 키우고 새로운 변화를 준비하는 시간입니다.2020년 코로나19와 함께한 올 한해는 멈춘 듯, 잃어버린 듯 새로운 변화가 자연스럽게 생활 속에서 반영되어 우리 삶의 모습을 많이 바꾸어놓았습니다. 갑자기 찾아온 불편한 손님은 사계절 변화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아직까지 곁에서 긴장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코로나 이후의 포스트코로나가 아니라 동행하는 일상으로 삶의 패턴을, 생활 방식을 바꾸어갈 수밖에 없는 환경과 여건이 펼쳐지듯 서로 배려하고 절제하고 선을 지키며 코로나 사태에 맞추어 변화해야만 하는 현실입니다. 국어문법에는 다양한 기호표가 사용됩니다. 느낌표, 물음표, 마침표, 쉼표 등등.문장을 쓸 때 ...
2020-12-17
잘 살고 싶다면 먼저 용서하라
연락을 받은 시간은 자정이 다 가까워 오는 시간이었다. “밤이 너무 늦었습니다. 포항 형부 23시 45분에 운명하셨습니다.” 작은 언니의 짧은 문자 메시지었다. 요 며칠 사이 잠을 쉽게 이루지 못하고 뒤척이며 잠을 청하는 날이 부쩍 많았다. 갱년기 증상쯤으로 치부하기에는 미심쩍은 데다 솔직히 악몽에 시달리기까지 했다. “남아있는 생이 무겁다는 생각이 들었다./ 용서받고 싶은 일들이 하나둘 떠오르고/ 뱉어내는 말보다 주워 삼키는 말들이 많아졌다/ 삶이 낡았다는 생각이 들자 내 몸에 새겨진 흉터가/ 몇 개인지 세어보는 일이 잦아졌다/ 반성할 기억의 목록이었다/ 뼈에 든 바람이 웅웅거리는 소리가 두려웠고/ 계절이 몇 차례 지나도록 아직 이겨내지 못했다/ 사소한 서러움 같은 것이 자꾸 눈에 밟히지만/ 아무에게도 하소연하지 못했다/ 바싹 여윈/ 등뼈가 아름다웠던 사랑이 떠난/ 여름 이후” 11월 내내 내 머릿속을 맴돌았던 이종형의 시 <여름 이후>다. 내게 또다시 참회의 시간, 반...
2020-11-30
블루, 레드, 블랙… 마음백신 접종하세요.
끝날 줄 모르는 코로나바이러스 사태는 일 년 가까이 이렇게 우리의 삶을 불편하게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제는 혼자 지내는 게 자연스럽고 마스크 쓴 얼굴이 낯설지가 않습니다. 그래도 최근 우리 사회에 코로나 사태로 인해 마음병을 앓는 사람이 늘고 있습니다. 안 그래도 살기 힘든데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한 불안과 걱정까지 더해져서 각종 심리 문제가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고 합니다. “위태로운 이 마음, 어떻게 해야 할까요?”‘코로나블루(우울)’를 넘어서 ‘코로나레드(분노)’, ‘코로나블랙(좌절)’ 시대입니다. 사람들의 마음이 우울을 넘어서 분노와 좌절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바이러스에도 백신이 필요하지만, 우리의 마음에도 백신이 절실히 필요한 시점입니다.몸의 건강을 위해서 사람들은 웰빙음식과 유기농 음식을 선호하고 찾아 나섭니다. 그러나 몸의 건강만으로는 완전한 건강한 삶을 살 수 없습니다. 마음 먹을거리도 중요합니다. 완전한 건강과 행복을 위해서는 마음의 건강이 더 중요합니다. 특히 현대 ...
2020-11-12
세월의 흔적, 나이테
추운 겨울날에 손 호호 불며 기다렸던 봄도 코로나로 인해 봄이 와도 봄이 아닌 듯 지나가고, 긴 장마와 함께 뜨거웠던 여름 무더위 역시 언제 떠났는지도 기억이 흐려지고, 울긋불긋 어울림의 조화로 펼쳐진 단풍 든 짧은 가을은 아직 정취를 느끼기도 전에 겨울을 재촉하듯 떠날 채비를 하는지 아침저녁으로 찬바람이 느껴집니다. 밀어내지 않아도 때를 알고 떠날 채비를 하는, 잠시 머무르듯 함께하다 어느새 저만치 가 있는 계절에게 어여 오라고 손짓도 해보고 마냥 기다리기도 하고, 빨리 지나가기를 바라기도 하며, 흐르는 시간과 세월과 동행하는 우리의 모습입니다. 예로부터 전해오는 전통가구들, 나무의 무늬를 그대로 살리는 원목으로 만들어진 가구나 찻상, 차 도구 중에는 독특하고 정겨운 무늬들이 눈에 띌 때가 많습니다. 간격도 방향도 일정하지 않고 들쑥날쑥하지만 운치와 멋스러움이 느껴집니다. 좁았다가 넓었다가, 한 줄도 똑같은 폭이 아...
2020-10-27
마르지 않는 지혜의 샘을 사랑했네, 나는
해가 점점 짧아지기 시작한 초가을, 경주시 양북면 두산리에 자리를 잡은 정경심인당에 서둘러 도착하니, 이미 점심 공양이 한창 무르익고 있었다. 처음 방문했을 당시와는 확연히 달라져 있었다. 말끔히 정리정돈이 잘 되어 있는 심인당 경내를 둘러보니 여러 보살님의 그간의 노력과 수고로움이 한눈에 들어왔다. 올해 들어 처음 방문했을 당시 폐허처럼 방치되어 있는 모습을 보고 많은 생각이 스쳐 갔다. 노보살님이 짬짬이 틈을 내어 관리는 한다고 하지만 연로한 몸으로는 분명 역부족이었을 것이다. 오랫동안 방치하고 관심을 두지 않은 게으름과 나태함만을 탓하고 있기에는 시간이 너무 짧다고 생각했다. 태풍 마이삭이 지나간 흔적들을 속수무책으로 바라볼 수 있는 시간을 최대한 줄여 하루빨리 손을 봐야 했다.우리 일행 22명은 9월 25일 부슬부슬 내리는 비를 뚫고 환경미화 작업에 들어갔다. 나는 오래전부터 생각해 왔다. 우리 종단도 퇴임을 하고 마음의 안식을 꿈꿀 수 있는 영적, 심리적 건강을 돌볼 수 있...
2020-10-12
‘위대한 버림’은 ‘위대한 길’을 인연합니다
정부가 코로나 사태를 안정시키기 위하여 추석 연휴 동안 ‘사회적 거리두기’ 수위를 조절하면서 고향 방문을 자제해 줄 것을 권고하고 있습니다. 국가의 안위와 전 국민의 안정을 위한 것이라면 개인의 자유권은 어느 정도 제한되더라도 정부의 방침에 수순하는 것이 종조님의 사상이면서 국민의 도리가 아닌가 생각해봅니다. 코로나 정국에 전국 심인당에서는 ‘온라인 비대면 불사’로 공식불사를 봉행하고 있는 곳이 많습니다. 추석 명절 차례도 그렇게 올릴 수 있습니다. 가족밴드를 활용한다든지 갖가지 다른 방식으로 직접 동참을 하지 않더라도 기제사나 차례에 동참을 하면 됩니다. 그리고 우리는 조상추복 ‘강도불사’를 올리면 더욱 좋습니다. ‘시시불공’ ‘처처불공’ 이라고 했듯이 마음만 있으면 얼마든지 언제 어디서든 예(禮)를 갖춰서 법(法)을 세울 수 있는 것이 우리 진각종식의 불사입니다. 진각종 창종의 개종이념 중의 하나가 ‘의식과 의례 중심의 불교’를 ‘실천중심의 불교’로 바꾸어 나가는 것입니다. 차...
2020-09-22
어떤 마음을 일으킬 것인가?
긴 장마가 지나고 본격적 무더위 폭염에도 마스크를 착용해야 하고, 사회적 거리두기, 생활 속 거리두기, 제한적 방역수칙들을 여전히 지켜야 하는 상황이 몇 개월째 계속되고 있습니다. 기간이 길어지면서 전 국민이 경제적인 어려움뿐만 아니라 여러 가지 힘든 상황들 속에서 여전히 제한된 조건들이 자리 잡고, 비대면으로 이루어지는 사회현상이 불편하고 힘은 들지만, 이제는 일상생활이 되어져 낯설지는 않습니다. 코로나19는 이렇게 우리 사회적 상황과 일상생활의 많은 모습을 변화시켜놓았고, 새로운 상황에 조심하고 적응하면서 변화된 일상생활에서 우리는 사회적으로 개인적으로 새로운 틀을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누구나 세상을 인식하고 접해가는 순간부터 자신과 타인에 대해 어떤 방향성을 가진 고정관념과 선입견을 가지고 살아갑니다. 이렇게 고정관념과 선입견을 근거로 생각을 일으키며 하루하루에 의미를 부여하고, 스스로의 판단과 생각에 의해 내가 살아가는 일상에서 우리는 습관을 하나씩 하나씩 또 만들어갑니다. ...
2020-08-28
우리가 무엇을 할 수 있을지는 아무도 모른다.
최근 몇 개월 동안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정신분석과 심리학을 토대로 서술한 책을 만난 것은 내게 큰 행운이었다. 그러면서 자연스레 떠오른 것이 ‘불교와 정신분석’, ‘불교와 심리학’ 등은 오랫동안 내가 품은 의문의 화두이기도 했다. 교화현장에서 보살님들과 동고동락하며 거듭되는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그때마다 느끼고 배우며 경험했던 극도의 번아웃(신체적, 정신적 피로감)과 난감함은 차라리 고문에 가까웠다. 어떻게든 풀어야 한다는 간절함과 절박함이 맞닿아 김형경 작가의 일련의 심리 에세이 시리즈물들을 만나게 되었다. <사람풍경>, <천개의 공감>, <좋은 이별>, <만 가지 행동>, <소중한 경험>과 정신분석과 심리학 열풍의 고전이라 일컫는 장편소설 <사랑을 선택하는 특별한 기준> 등 6권의 책들과 만났다. 교화현장에서 매번 느끼는 것이지만 이제는 종교와 심리학은 떼려야 뗄 수 없는 불가분의 관계에 있...
2020-08-10
알면 알수록 작은 사람? 큰 사람?
사람은 다가갈수록 커 보이는 사람이 있는 반면에 알면 알수록 작아지는 사람도 있습니다. 몸뚱이를 이야기하는 것이 아닙니다. 그 사람의 마음의 크기를 이야기합니다. 그가 가진 생각, 꿈, 사상 혹은 마음 씀씀이가 그 사람의 크기를 결정합니다. 그런데 알면 알수록 큰 사람이 되는 것은 참으로 어렵습니다. 멀리서는 보지 못했던 바닥이 여실히 드러나기 때문입니다. 어쩌면 그 사람이 진짜 작아서가 아니라 그 사람을 바라보는 사람들의 마음이 원래 그렇기도 합니다. 긍정의 모습보다는 부정의 모습과 허물을 보는데 우리들은 너무 익숙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다가갈수록 커 보인다는 것은 참으로 어렵습니다. 얼마 전 우리 사회에서는 일어나서는 안 될 안타까운 일이 일어났습니다.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사망 사건입니다. 고인(故人)의 죽음이 안타까운 이유는 많은 사람으로부터 존경과 사랑을 받던 인물이었고 사망의 원인이 성추행 고소로 인한 자살이었기 때문입니다. “착하고도 착하도다. 뉘가 허물 없으리오. 고...
2020-07-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