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 만다라

마음먹기에 달렸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언제가 어느 책에서 잠시 스치면서 봤던 글귀를 자주 인용해서 쓰곤 했던 기억이 난다. '인생고해(人生苦海)'라는 표현인데, 학생들이 조금이라도 현실생활을 성실히 해 줬으면 하는 바램으로 이 말에 대해 즐겨 붙였던 해석이 아마도 이런 내용이었던 것 같다. "사람은 태어나면서부터 많은 일들을 참고 견디면서 힘들게 살아가도록 결정지어져 있고, 그래서 우리는 365일 24시간 어느 하루, 어느 한 시도 노력하지 않으면 안되고, 또 아무리 쉽고 편하게 살려고 노력을 한다해도 절대적으로 편안해 질 수는 없는 것 아니냐면서, 요컨대 일이 좀 한가해져 며칠을 쉰다던가, 억지로 편안해지고 싶어서 하루 종일을 누워서 지내봐도 어디 그렇게 편하기만 하던가? 마음은 마음대로 불안하고 일은 일대로 진척이 없고, 몸도 생각만큼 그렇게 편하지도 않고…. 만약 열심히 일을 해도 힘들고, 편안히 누워 놀아도 피곤한 인생이라면 차라리 열심히 일하는 것이 더 마음 편하지 않은가? 그...
2003-03-18 09:54:25
일월영측
'날일(日), 달월(月), 찰영(盈), 기울측(仄)'은 '천자문' 셋째 구절에 나오는 내용이다. '천자문'을 지은 중국의 주흥사(周興嗣)는 천지, 우주를 말한 다음 세 번째로 해와 달을 언급하였다. '일월영측.(日月盈仄)' '천자문' 4언 250구 가운데서 나는 이 구절을 가장 좋아한다. 평범한 한마디에 비범한 역(易)의 진리가 모두 담겨있기 때문이다. 한번 찼다가 한번 이지러지는 달을 나는 한번도 애상(哀傷)없이 바라본 적이 없다. 특히 귓불이 쨍한 겨울 날, 하현달을 바라볼 때는 그 감회가 더 했다. 해도 달처럼 일출과 일몰을 거듭하지만 유난히 나는 달에게서 차고 이지러짐의 영허소장(盈虛消長)의 비애를 느끼게 되곤 하는 것이다. '주역'에서는 바뀔 '역(易)' 자를 해와 달의 일월(日月) 합성자로 풀이하여 해(日)는 양(陽)이며 달(月)은 음(陰)이라고 정의한다. 낮은 양이며, 밤...
2003-03-18 09:43:18
함박눈 내리는 날
서울에 첫눈이 내린다. 탐스런 함박눈이 소리 없이 내려 쌓인다. 범망경(梵網經)에 하나의 꽃송이가 1백 억의 나라라고 했는데 대선을 이십여 일 앞둔 시점이라 그런지 떨어지는 눈꽃송이 하나 하나가 무수한 대선 공약처럼 어수선하다. 한 때 영웅시되던 민주화운동이 정권을 잡기 위한 방편으로 변질된 채 새로운 민주국가건설을 위한 토대가 붕괴되어 버린 공사장의 그것처럼 을씨년스런 몰골을 드러내고 있는 지금, 다시 대통령을 뽑아야 하는 대다수의 민심은 눈 내린 빙판길을 가듯이 불안할 뿐이다. 선거 때만 되면 대선주자들의 대중을 속이는 이미지에 속고 현란한 슬로건에 속으며 패싸움하듯 흥분된 마음으로 대통령을 뽑아 놔 봐야 다 그렇고 그렇지 않았던가. 이번에도 찍긴 찍어야 할텐데 머릿살만 아플 뿐이니 삼천대천세계에 미진(微塵)으로 떠도는 저 눈꽃송이들이나 우리 유권자들이나 불쌍하기는 모두 마찬가지다. 그렇다고 저 눈송이의 말마따나 모든게 헛것이라고 해공제일(解空第一)을 자처하며 현실을 도외시 할 ...
2003-03-18 09:42:44
오늘의 수능성적은 아주 작은 하나의 잣대일 뿐
고등학교 3학년 말, 당시 예비고사를 치른 뒤 점수가 발표된 날의 기억은 정말 아직도 생생하다. 나에게 주어졌던 그 성적은 쌀쌀한 날씨만큼이나 냉혹했고 어떤 말로도 거부할 수 없는 현실이었다. 학교를 다니면서 여태껏 그렇게 정확한 나에 대한 평가는 받아본 적이 없는 것 같았고, 더 이상 몸부림을 치더라도 그 이상의 점수를 받을 수 없을 것이라는 생각도 떨칠 수가 없었던 게 솔직한 심정이었다. 당시 340점 만점이었던 예비고사에서 내가 받았던 그 알량한 점수는, 생각해보면 학교를 파한 뒤 시화전에 들린다거나 시내 한 모퉁이에서 벌어진 각종 행사장을 누비면서 깎여나갔던 점수에, 정규수업 이외의 학교에서 열린 각종 이벤트에 열정을 쏟으면서 깎였던 점수, 친구들과 떡볶이를 먹으면서, 그리고 무수한 핑계들을 갖다 붙이면서 합리화했던 수많은 날들로 이래저래 깎여나간 점수들이 누적되면서 나는 그 결과에 승복하지 않을 수가 없었던 것이다. 그러면서도 한편으로는 친구들과 어울려 즐겁게 내가 하고 ...
2003-03-18 09:42:23
책을 읽자
어느새 드높아진 가을 하늘. 눈 시린 그 푸르름에 눈을 주노라면 어느 결엔가 우리의 정신도 따라서 더 높은 곳을 지향하게 됩니다. 생각하는 갈대, 그러나 우리는 휴먼입니다. 문화와 역사를 창조하고 더 높은 예술의 정신과 만나고 싶어하는 인간입니다. 그리하여 맑은 하늘을 대하면 우리의 심혼도 명징해 지고, 투명한 햇살을 대하면 어디론가 먼 곳으로 떠나고 싶어지게 됩니다. 홀로인 사람은 그 혼자인 것을 싫어하지 않고 등불 앞에 의자를 당겨 앉아 책을 읽으며 긴 사색에 잠기게 되고 마는 가을. 나는 가을 한 마당에 앉아 독서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10월은 문화의 달이며 독서의 달이기도 합니다. 10월 9일은 한글날이며 10월 11일은 '책의 날'이기도 합니다. 유네스코가 제정한 '세계 책의 날'은 4월 23일입니다. 이 날은 우연히도 셰익스피어와 세르반테스가 동시에 사망한 날입니다. 영국과 스페인을 대표하는 두 문호를 기리며 유네스코는 '...
2003-03-18 09:41:57
보석보다 아름다운
전국을 물난리 속에 몰아 넣었던 태풍 루사(Rusa)는 중심기압 950 헥토파스칼의 위력을 지닌 머언 남태평양으로부터의 심술궂은 장풍(掌風)이었다. 아직 밝혀지지 않은 여러 가지 원인으로 하여 형성된 태풍은 그 스스로의 에너지를 어딘가에 분출시켜 지구상의 평형기후를 다 잡아 주고 한편으로는 바닷속을 갈아엎어 오염된 바다환경과 고갈된 어족자원의 새로운 터전을 마련해 주는 긍정적인 면도 있다고 말하고 있으나 수많은 인명을 빼앗아 가고 많은 재산피해를 입힌 녀석의 정체는 공포와 원망의 대상이라 아니할 수 없다. 그러나 유사이래 온갖 천재지변을 극복해온 우리로서는 이대로 좌시하고 있을 수만은 없다. 천재가 아니라 인재(人災)였다고 항의하는 피해 수재민들의 원성이 더 이상 나올 수 없도록 정부당국은 좀더 합리적이고 항구적인 대책을 수립해야 하겠고 더구나 상구보리(上求菩提) 하화중생(下化衆生)을 삶의 중요한 실천덕목으로 삼아온 불자들에게 있어 이번 일은 오히려 보시행을 실천할 수 있는 좋은 기...
2003-03-18 09:41:38
사람 위에 사람 없고, 사람 아래 사람 없다
나는 가끔씩 어릴 적 어른들께서 하시던 말씀을 떠올리면서 그 의미를 되새기곤 한다. 어른들의 말씀 중에는 퍽이나 재미있는 표현도 많고, 혹 어떤 말씀은 삶에서 묻어 나오는 지혜로움이 있어 내 마음 깊은 곳에서부터의 감동을 느끼게도 한다. 며칠 전 오랜만에 대구에 들렀다가 마침 기계 부품 상점이 즐비하게 늘어서 있는 북성로 앞길을 지나치면서 기계에 대해서는 전혀 문외한인 나는 문득 '저 많은 똑같아 보이는 기계 부품들을 어떻게 알아서 챙겨가며 필요한 사람들에게 팔고, 또 그 부품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은 어떤 사람들일까? 또 저런 부품들만 팔아서도 가족들과 잘 살아갈 수 있단 말인가?'하는 생각이 들면서, 세상에는 내가 모르는 그리고 한 사람이 생각해 내기엔 너무 많은 각양각색의 직업이 있고, 살아가는 방법이 혹은 살아온 방법이 서로 다른 많은 사람들이 있음에 새삼 놀란 적이 있다. 2학기가 시작되었고 입시경쟁도 시작되었다. 전국의 대입 수험생들이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
2003-03-18 09:41:12
'여인천하'와 백비(白碑)
SBS의 사극 '여인천하'가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그 종결편을 보면서 느껴지는 것은 역시 인생무상(人生無常)이었다. 사극에 등장하는 여인들의 한결같은 권력에 대한 욕망과 불타오르는 복수심. 그리고 예외 없이 하향곡선을 그으며 파멸과 죽음으로 떨어지는 그들의 말로를 보면서 '열흘 붉은 꽃은 없다'는 어른들의 말씀이 가슴으로 다가왔다. 신분 상승의 목적을 이룬 정난정의 탐욕스런 손에 과연 무엇이 남았던가? 복성군을 위해 대권에 도전한 경빈 박씨의 처절한 모성, 그 경빈의 전철을 되밟은 희빈 홍씨, 문정왕후와 세자(인종)와의 대립, 반목, 질시, 암투… 끝없는 인간의 이기심과 욕망 저편의 씁쓸한 음영을 보여준 드라마였다. 형태를 달리하나 지금 대권에 도전하는 사람들의 모습도 여기에서 크게 다르지 않은 것을 목격하게 된다. 상대방을 흠집내기 위한 비열한 인신공격, 그렇게 해서 얻어진 소득이란 과연 어떠한 과보와 연결되는 것일까? 사후(死後)의 몸을 한번 생각해...
2003-03-18 09:40:33
축구와 공(空)놀이
인간의 지조가 물레방아 돌듯하고 사회 정치적인 신조가 버드나무 늘어지듯 하는 이 시절, 이 땅에 찾아온 네덜란드인 축구 감독 거스 히딩크. 2002년 한·일 월드컵이 끝난 지금 새삼스레 돌아보니 형은 참 축구공 하나로 너무나 멋진 세상을 보여 주었소. 솔직히 일년반 전에 우리 눈에 비친 형의 모습은 반신반의 그것이었소. 짙은 눈썹사이로 현침살이 세로로 패인 것은 그 집념을 읽을 수 있었고 갸름한 관골 위에 깊숙이 들어앉아 형형이 빛나는 두 눈은 정직함과 비전을 말해 주고 있었으나 양쪽 눈 끝 어미에서 간문쪽으로 가로로 웃고 있는 잔주름들이나 엘리자베스라고 하는 흑인 여성을 앞세우고 온 모습은 간단치 않은 색난을 보여주는 듯 했소. 그러나 어쩌겠소. 1653년 효종 4년 일행 36명과 함께 일본 나가사키로 항해하던 중 제주도에 표착했다가 서울로 압송된 뒤 훈련도감에 편입돼 잡역에 종사하다가 1666년 일행 7명과 같이 탈출해 하멜 표류기를 쓴 형의 선조 하멜과는 달리, 월드컵에 네 번...
2003-03-18 09:39:57
행복한 하루
지난 일요일은 남양주에 있는 어느 절을 다녀왔다. 비 온 뒤라 그런지 말갛게 씻긴 산과 들이 풀어놓은 색감들은 눈이 부실 지경이었다. 절에 도착해 늦은 점심을 먹고 밖으로 나왔다. 절 주변에는 온갖 유실수들이 주렁주렁 열매를 매달고 뜨거운 여름햇살을 견디고 있었다. 빨갛게 익은 보리수 열매며, 살구, 복숭아, 포도, 매실… 적어도 나에게는 어느 것 한 가지도 신기(?) 하지 않은 것이 없었다. 삭막한 도심에서는 미처 느끼지 못했던 상황과 맞닥트린 탓인지 같이 간 친구도 마냥 감탄사를 연발해대는 것이었다. 농익어 그대로 떨어져 내리는 보리수 열매로 나무 주변은 불긋불긋한 수를 놓고 있었다. 한 움큼을 따서 입안에 넣었다. 새콤달콤한 맛이 한껏 고여 든 입 속에는 내내 미묘한 향이 감돌았다. 한 동안을 그 열매에 취해 있다 이번에는 텃밭으로 나갔다. 여기에서 나는 다시 한 번 감동의 물결을 만났다. 풀 한 포기 없이 말갛게 정돈된 밭에서는 갖은 채소들(고추, 아욱, 상추, 열무, 쑥갓…...
2003-03-18 09:39:25
청령포에서
며칠 전 충북 제천에 살고 있는 사촌 내외의 안내로 영월의 명소인 청령포를 찾아 단종의 애달픈 유적을 더듬어 볼 수 있었다. 육칠 년쯤 되었을까, 배낭 하나 달랑 메고 혼자서 청령포 나룻배를 탔던 기억이 새삼스럽다. 내가 어렸을 때 김천시에는 극장이 하나밖에 없었는데 그 날 밤 어머니를 따라 악극단 구경을 갔었다. 그 때 '단종 애사'란 연극을 보면서 눈이 퉁퉁 붓도록 울었던 것이 바로 엊그제 일같이 생생하다. 극중 어린 단종이 눈물을 흘리면서 "저 새 소리도 마지막, 저 뻐꾸기 소리도 마지막…"하며 절규하던 모습이 선하게 떠오른다. 우리 일행은 배를 내려 자갈밭을 지나 청령포 솔밭으로 들어섰다. 그 옛날 숙부인 수양대군에 의해 귀양 온 단종(노산군)이 두고 온 비(妃)가 그리워 어린 소나무 가지에 올라가 한양 하늘을 바라보며 눈물지었다는 그 나무가 600년을 살며 역사를 보고 들었다고 하여 '관음송'이라는 이름을 얻고 거목이 되어 있다. 그 관음송은...
2003-03-18 09:39:07
개펄 체험
오랫만에 강화의 갯말 앞에 펼쳐진 개펄에 가 보았다. 물이 다 빠져나간 개펄의 크기는 여의도의 두 배쯤 되어 보였다. 연안의 가장자리엔 소금이 말라붙어 하얀 띠가 둘려 있었다. 마치 경기장의 룰을 표시한 선처럼 보였다. 그렇다. 환경보호의 구역을 표시한 경계선이자 또 하나의 청정지역의 표시이기도 했다. 또한 연안과의 접경지역엔 난쟁이 갈대꽃이 아직도 피어 있었다. 소금기 때문인지 크게 자라지는 못한 것 같았다. 개펄을 밟아 보았다. 개펄은 넓고 펑퍼짐한 큰 둔덕이었다. 물이 들어오고 빠지는 작은 계곡의 물길이 있었다. 그런데 그 물길의 물가엔 망둥어와 그 새끼들이 톡톡 튀며 잽싸게 숨는 것이었다. 생명의 도약에 한없이 싱그러운 마음을 억누르며 신기해했다. 그러나 어디 그 뿐이겠는가. 그 너른 개펄 전체엔 빠꼼빠꼼 수 없는 숨통구멍들이 있지 않는가. 숨구멍의 크기와 모양에 따라 어느 것은 게가 사는 집, 맛살 조개가 사는 집, 딴은 갯지렁이가 사는 집이 각각 달랐다. 그곳에서 그걸 잡...
2003-03-18 09:38:47
사람의 향기
어떤 식물이나 꽃들은 저마다의 독특한 향기를 지니고 있다. 그 향기들은 세상에 널리 퍼져 많은 사람들을 이롭게 하기도 하지만 수많은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기도 한다. 이런 향기는 식물이나 꽃들에만 해당되는 것은 아닐 것이다. 사람에게도 그들만의 향기가 있다. 한 사람이 가진 작은 향기가 온 세상에 퍼져 은은한 감동을 주는가 하면, 온통 이상한 냄새로 전체를 오염시키는 사람도 있다. 온 나라가 연신 무슨무슨 게이트로 소모전을 벌이더니 이제는 한 위정자의 아들들 문제로 언론들은 들끓고 있다. 거기에다 더 가관인 것은 그들을 둘러싸고 있는 몇몇의 또 다른 얼굴들이다. 권력이라는 주변에 부나비처럼 몰려들어 온갖 비리와 협잡으로 사회 전체의 균형을 깨트리고 있는 그들. 지금 우리는 방향상실의 시대에 살고 있다. 날마다의 삶이 한 점 불빛도 보이지 않는, 마치 망망대해에서 표류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 때가 있다. 등대 없는 바다를 상상 할 수 없듯이, 희망 없는 나날 속에서 세상을 살아...
2003-03-18 09:38:27
훨훨 날아가소서
어머니를 떠나보내고 벌써 두 번째의 기신(忌晨)을 맞았다. 나는 2년 동안 단 하루도 어머니 생각을 놓지 못했었다. 어머니의 영정 앞에 생전의 체취가 묻어 있는 염주와 천수경 그리고 반지며 수첩 등을 놓아두고 조석으로 그 앞에서 향을 피우며 북받치는 울음을 꾹꾹 눌러 삼켰다. 친구들은 하기 좋은 말로 여든 아홉이면 천수를 다하고 가셨는데 왜 그렇게도 슬퍼하느냐며 위로해 주지만 그 위로의 말이 도리어 내 아픔을 건드려 놓곤 했었다. 서른 셋의 젊은 나이에 지아비의 혼백을 안고 열세 살의 한 점 혈육을 데리고 고향을 뒤로했던 어머니가 아니었던가. 우리 모녀는 55년 간의 긴 세월을 마주잡고 갖은 애환을 함께 누볐다. 이웃의 귀감이 될 만큼 부지런했던 어머니는 그 어려웠던 6·25 사변을 겪으면서도 억척같이 돈을 벌어 나를 대학까지 보내 주셨다. 병약했던 자식을 위해 자신의 청춘을 버렸던 어머니의 뜨거운 사랑이 지금도 뼈를 저미는 애통으로 오장을 녹여 내린다. 며칠 전에 내가 자주 찾...
2003-03-18 09:37:56
환경보호와 곤장 백대
요즘 황사현상으로 자연의 재앙이 얼마나 심각한가를 눈으로 보게 하고 있다. 각종 질병을 유발하고 어린이나 노약자에겐 치명적인 해독을 끼친다고 했다. 중국정부에서도 막대한 돈을 투입해 제방도 쌓고 나무도 심어보지만 지역이 워낙 방대해서 그 효과는 미미하다는 것이다. 특히 내심 겁을 먹고 있는 것은 앞으로 몇 년 뒤에 있을 올림픽행사를 무난히 치를 수 있을지가 심히 우려된다는 것이다. 만약 그 시기에 황사가 일어나 경기장을 스치거나 덮친다면 올림픽도 치를 수 없다는 결론에 도달한 모양이다. 그렇다고 그 너른 지역을 비닐로 죄다 덮을 수도 없다. 다만 하늘에 맡기는 도리 밖에는 없으니 이거야말로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세계의 사막화'가 가속화되는 시점에서 환경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운다. 필자는 얼마 전 강화도의 역사박물관에 들렀다. 수난의 섬임을 재확인했으나 그보다 박물관 앞뜰에 모아 놓은 비석 중 유독 하나에 눈길이 머물렀다. 요즘으로 말하면 일종의 경고문 표식...
2003-03-18 09:37: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