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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에 펼쳐보는 희망 통장
시간은 우리에게 많은 것을 주고 또 빼앗아 간다. 시간은 또한 그 색채가 다양해서 어떤 사람에게는 행복을, 또 다른 사람에게는 불행을 가져다주기도 한다. 그럼에도 공평한 것이 있다면 새해 아침에 받는 ‘희망’이라는 마음의 통장일 것이다. 그 통장에는 이런 말도 쓰여져 있다.“이 통장의 매수는 365일이다. 이 날짜들을 밑천삼아 좋은 일들을 많이 벌이고 또 가득가득 채워라.”지난 정초 나 역시 이 통장을 받았고 그때 나는 이런 작심을 했다. ‘그래, 날마다 좋은 일을 채워서 연말에는 웃는 부자가 되자.’ 지금 그 연말이 되었다. 통장을 점검해보니 채워진 것이 없다. 넉넉하게 찾겠다던 웃음은 공수표로 남아 있다. 달과 날짜, 주일의 행간까지 샅샅이 돌아보아도 거저 텅 비어 있을 뿐이다. 마음이 헛헛해서 거리로 나갔다. 작은 웃음거리라도 찾으려고 이곳저곳을 기웃거렸으나 눈에 띄는 것은 나를 슬프게 하는 것들 뿐이다. 쓰레기 더미 옆에서 젖은 신문을 고르거나 빈병을 찾는 저 할머니, 할머니...
2007-12-17 18:04:13
진정한 아름다움은…
조니 뎁과 말론 브란도가 주연한 영화 '돈 주앙'은 다소 황당한 스토리를 지녔지만 두고두고 기억에 남는 낭만적인 대사들로 넘쳐난다. 자신이 돈 주앙이라며 자살을 시도하려다 정신감정을 받게된 청년과 정년퇴임 직전의 정신과 의사의 대화를 통해 영화는 현실과 공상의 경계를 허물며 실마리를 풀어간다. 주어진 열흘 안에 정신과 의사는 이 청년이 정상인지 아니면 정신병자인지를 판별하여 법원에 통보해야 한다. 천 명이 넘는 여인들과 사랑을 나누었다는 자칭 ‘돈 주앙’의 바람둥이 오딧세이를 듣고 있노라면 분명 미친 사람이라고 여기겠지만 의사는 점점 이 청년의 말에 귀를 기울이며 그가 진짜 돈 주앙이라 믿게 된다. 저명한 정신과 의사가 어떻게 그런 판단을 내릴 수 있었을까. 그 이유는 바로 진실과 거짓의 이분법을 과감히 해체하여 보이지 않는 세계를 현실로 끌어들인데 있다. 상식적으로 청년은 과대망상증 환자일 확률이 높다. 하지만 상식의 틀을 박차고 나오는 순간, 순수하기 그지없는 희대...
2007-11-16 17:43:26
‘너무’가 ‘너무’ 많이 쓰이는 세상
정확한 통계결과가 나와 있는 것은 아니지만, 요즘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이 쓰이고 있는 단어 중 하나는 ‘너무’가 아닐까 싶다. 특히 TV뉴스 중에 여름철 해수욕객이나 가을철 단풍행락객들의 인터뷰 내용을 들어보면 “물이 너무 맑고 날씨도 너무 좋고요, 온 가족이 다 와서 피서하니까 너무 너무 좋아요”하는 식으로 ‘너무’ 투성이라서 듣는 사람이 ‘너무’ 어지러울 정도다.(‘너무’를 대신할 수 있는 단어로는 몹시, 썩, 매우, 참으로, 대단히, 굉장히 등을 들 수 있다.)‘너무’란 말의 뜻은 ‘한계가 정도에 지나게’ 또는 ‘분에 넘게’이다.(이희승 감수 민중 엣센스 국어사전) 그렇다면 굳이 과유불급(정도를 지나치면 미치지 못한 것과 같음)이란 말을 들먹일 필요도 없이 매사가 ‘너무한’ 상태는 그다지 바람직한 것이 아닐 가능성이 ‘너무’ 높다. 사정이 이런데도 ‘너무’가 ‘너무’ 많이 쓰이는 우리 사회현상에 대해서 나는 ‘너무’ 걱정하고 있다. 물론 여러 사람들의 안전을 책임지고 있는 사람...
2007-11-05 11:18:58
지난날 우리들의 얼굴
며칠 전에 포장 이사를 했다. 센터 직원 둘과 몽골인 두 명이 한 팀이었다. 몽골 여성은 부엌 살림살이를 챙겼고 청년은 무거운 짐을 운반했다. 한국말도 곧잘 했고 일하는 폼도 시원시원했다. 여성은 손끝이 어떻게나 야무진지 버려도 좋을 것까지 다 챙겼다. 그날 오후였다. 새집으로 이삿짐을 들일 때 센터 직원이 몽골청년에게 심한 욕설을 퍼부었다. 밀차를 가져오라 했는데 다른 걸 가져왔다는 것이었다. 내가 들어도 욕설이 너무 심했다. 청년도 화가 났던지 얼굴이 벌겋게 달아올랐고, 화를 가라앉히려고 베란다로 나가 담배를 붙여 물었다. 연기를 내뿜는 청년의 모습에서 나는 과거 우리들의 자화상을 떠올렸다. 6, 70년대는 우리도 많은 사람들이 해외로나갔다. 모두가 풍요라는 꿈을 안고 독일, 미국, 일본으로 나갔으나 주어진 일은 힘든 노동뿐이었다. 대학졸업자 또한 미국에서는 허드레일을 했고 자식을 따라간 할머니는 말이 통하지 않아 거리를 헤매고 다녔다. 오사카 인간시장으로 간 사람은 지리를 몰라...
2007-10-16 11:10:41
참으로 아름다운 인연
한국전쟁의 폭풍우가 채 가시기도 전인 1950년대 중반, 아내와 어린 남매를 둔 한 남자가 있었다. 그는 학교에서 학생들에게 음악을 가르쳤고 틈틈이 작곡을 했으며 개인적으로 첼로를 연주하는 것을 좋아했다. 가난한 나라의 가난한 가장이자 음악가였던 그는 자신의 창작곡으로 서울시에서 수상하는 '서울시 문화상'을 받았고 이를 계기로 음악의 선진국인 유럽유학을 결심하게 되었다.그에게는 가정과 음악에 대한 열정을 선택해야 할 순간이 있었을 것이다. 또한 그는 둘 다 버리지 않는 방법을찾기 위해 노력했을 것이다. 그는 결국 아무리 힘들어도 최대한 빨리 공부를 끝내고 돌아와 가족과 재회하는 것이 최선이라 여기고 파리로 떠났다.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어린 자식들과 가녀린 아내의 슬픔을 감춘 당당한 웃음을 뒤로 하고 말이다. 그리고 그는 외로움과 그리움, 너무나 다른 문화적 감성을 이고지면서 묵묵히 자신이 해야할 목적인 음악에 집중하였다. 그의 놀라운 재능과 창조적인 음악어법은 어...
2007-09-17 15:53:47
자리(직위)와 계급
요즘 군에 입대하기가 죽기보다 싫어서 온갖 방법으로 병역을 면제받는 젊은이가 적지 않은 듯 하다. 그렇지만 군대도 사람 사는 세상인데 그 긴 시간동안 아무런 배움이 없겠는가? 나는 군에서 이 글의 제목인 ‘자리와 계급’에 대해서 조금이나마 알게 되었기에(필시 남보다는 늦었을 것이다) 온통 허송세월하였다고는 생각하지 않고 있다.어느 날 내가 믿고 의지하던 상관(하사관)에게 ‘존경심이 담기지 않는 경례가 무슨 의미’가 있느냐고 물었더니 그 대답이 명쾌하였다. “우리는 거의 예외 없이 상관의 인격을 향해서가 아니라 바로 모자와 어깨에 달린 계급장에 무조건 경례하는 거야.”사람만큼 높은 자리(권력)와 명예, 돈에 쉽게 취해버리는 동물이 또 있을까? 우리는 비교적 참신하던 사람도 어떤 자리에 앉으면 눈 깜박할 사이에 오만불손하게 되는 것을 자주 본다. 그 주변사람들은 그 사람의 의자(직위)를 보고 굽신거리는 것인데…. 그런 사람 옆에 “저는 부장님(예를 들자면)을 상관이기 때문이 아니라 인간...
2007-08-29 16:18:35
중독
k는 시도 때도 없이 초콜릿을 먹어댄다. 아마 잠자는 시간이나 밥 먹는 시간을 빼고는 하루 종일 초콜릿을 우물거리고 있을 것이다. 초콜릿이라면 종류나 맛을 가리지 않는다니 진정한 초콜릿 매니아(?) 라고 해야 되나. 당을 과다섭취 했을 때 오는 몸의 부작용을 생각하며 주변인들이 우려의 말을 던지기도 하지만 k는 눈 하나 깜박거리지 않는다. 도리어 말 던진 사람이 머쓱해져 머리를 설레설레 흔들게 된다. 이쯤 되면 중독인가? 주변에서 무엇인가에 중독된 사람들을 흔히 본다. 중독되기 쉬운 대상들은 도처에 깔려있다. TV중독, 쇼핑중독, 게임중독, 알코올중독, 약물중독, 통신중독, 음란물중독, 심지어는 도벽중독이나 운동중독, 일중독까지…. 그 중에는 삶에 심각한 결과를 초래하는 중독들이 많다. 베타 엔돌핀이라는 호르몬 때문이라고 한다. 운동중독을 예를 들자면, 운동 시 가장 힘든 순간인 데드포인트를 지나 계속하게 되면 베타 엘돌핀이라는 호르몬이 분비되며 기분이 좋아지는 걸 느끼게 된다는 것...
2007-08-14 17:23:38
이 여름 감정계좌
'성공하는 사람들의 7가지 습관'에서 스티븐 코비는 '감정계좌'라는 은유를 사용했다. 사람들 사이의 감정은 마치 은행계좌와 같아서 관리를 잘 해야 한다는 이야기다. 예를 들어 평소에 좋은 감정을 넉넉히 저축해놓은 사이라면 어쩌다 언짢은 일이 발생해도 평소의 감정잔고를 써서 관계가 회복될 수 있다. 반면 잔고가 얼마 남지 않은 사이에서는 사소한 일에도 감정의 파산이 일어나고 만다.요즘 들어 코비의 '감정계좌'를 떠올리는 일이 잦아졌다. 별것 아닌 계기로 애써 쌓아놓은 잔고를 홀랑 까먹은 계좌가 수두룩하기 때문이다. 꽤 노력했는데도 잔고가 쌓이지 않아 억울한 계좌도 있다. 물론 써도 써도 고갈되지 않는 화수분 같은 사랑의 계좌, 자비의 계좌 덕분에 내가 살아가고 있는 것이겠지만, 본의든 아니든 '깡통'으로 변한 계좌들을 떠올리는 일은 씁쓸하다. 좀 더 잘 할 수 있었을 텐데 하는 안타까움이 밀려오기도 하고, '하지 않아서 ...
2007-07-30 18:38:55
변화와 평상심
일상생활을 하다보면 같은 행위를 끊임없이 반복하고 있다는 지루함이 느껴질 때가 있다. 돌아보면 지금은 지루한 일도 처음에는 익숙하지 않아 긴장하였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차츰 적응하여 온 것을 알 수 있고, 더 나아가 너무 익숙해짐에 빠져 있는 자신을 발견하기도 한다. 처음의 그런 긴장은 내겐 없었던 일처럼 잊고 지내며 지루함만 탓하는 때가 많다.얼마 전 기차를 탈 일이 있어 그 시간에 맞는 분량의 책을 한권 들고 나섰다. 내용 가운데 사람들이 어떤 목적을 달성하고 난 다음의 유형을 네 가지 형태로 나누어 설명한 부분이 기억에 남는다. 첫 번째와 두 번째 형태는 목적을 성취한 뒤에도 동물적으로 또 감각적으로 새로운 다른 목적을 찾아가는 타입이고, 세 번째 형태는 안도감에 빠져 조여맨 운동화 끈을 풀고 슬리퍼로 갈아 신다가 슬리퍼조차도 벗어 던지는 느긋한 마음으로 자기가 이룬 성취 결과까지 줄이는 타입이다. 네 번째 형태는 세 번째와 같은 스타일로 느긋하다가 위기감을 느껴 다시 새로운 것...
2007-07-12 17:55:50
이별
인도 배낭여행 중에 바라나시 강가의 화장터에서 시신들을 보며 나는 문득 '삶과 죽음의 경계는 없다'라는 말을 내내 읊조렸던 기억이 난다. 그때 나는 죽음의 의미를 삶의 동의어로 느끼고 싶었던 것일까. 그러나 죽음은 삶속의 그 어떤 이별보다도 완곡한 이별이다. 이태 전 이맘 때 일이다. 샌프란시스코에 사는 한 친구로부터 마지막 전화를 받았었다. 그녀는 나와는 여러 면으로 참 많이 다른 사람이었다. 감성적이고 즉흥적이고 뜨겁고 겁 없는 나와는 달리 그녀는 이성적이고 빈틈없고 침착하고 매사 신중한 사람이었다. 그렇게 다른 점들 때문에 우리는 서로 강하게 끌렸는지도 모른다. 그녀는 이민 1세로서 이십여 년간의 미국생활에 성공한, 모범적인 사람이었다. 예일대학에 다니는 예쁘고 똑똑한 딸과 능력 있고 자상한 남편, 전망 좋은 언덕 위의 대저택, 미국의 유명연예인들까지 꼭 들리던 그녀의 근사한 카페…. 그녀의 생활은 활기차고 밝고 아름다웠다. 그런 그녀가 마지막 전화라며, 전화를 ...
2007-06-28 20:32:00
‘밀양’ 내기
‘밀양’ 개봉 직후 영화를 보고 나오면서 아내에게 한마디 던졌다. “이 영화 흥행에 성공하면 손에 장을 지지겠다.” 같잖은 장담이었지만 나름대로 이유가 있었다. 무엇보다 ‘밀양’에는 평범한 관객을 감동시킬 스토리가 없었다. 이창동 감독의 전작들(초록물고기, 박하사탕, 오아시스)는 내러티브가 분명했지만, ‘밀양’은 그렇지 않았다.감동적인 장면도 찾기 어려웠다. ‘오아시스’에서 문소리가 휠체어를 박차고 일어나 설경구와 춤을 추는 지하철 판타지라든가, 경찰서에서 문소리가 말못하는 안타까움에 몸부림치는 장면 같은 잊지 못할 신(scene)이 ‘밀양’에는 보이지 않았다. 단지 전도연의 혼신을 다한 연기와 눈에 띄지 않게 주인공의 캐릭터를 살려주는 송강호의 연기만 돋보였다. ‘신과 인간, 고통과 용서’라는 주제의식도 뚜렷하긴 했다. 주제를 극단까지 밀어붙였다고 하기엔 어딘가 미흡했으나, 한국 풍토에서 이만큼 내딛기도 쉽지 않은 작업인 것만은 틀림없다.전도연이 칸에서 여우주연상을 받은 직후 후배...
2007-06-15 13:44:53
마음의 연등
신록의 계절인 5월답게 온 산야가 푸르다. 화사한 꽃들이 다투어 피듯 여러 행사가 차례차례 이어지고 그 만큼 마음도 바쁘다. 우리 주변, 특히 우리 대학에도 부처님오신날을 기념하여 벌써부터 연등이 건물과 통로에 예쁘게 드리워져 낮에는 낮대로 곱고, 밤에는 밤대로 멋진 야경을 만들어 부처님의 자비와 지혜를 온 세상에 알리는 듯하다. 연꽃(lotus)은 수련과의 여러해살이 수초로 만다라화, 부용(芙蓉)이라고도 하며, 진흙 속의 척박한 환경에 자라면서도 청결한 모습이다. 7∼8월에 붉은 색, 흰색 꽃을 피우고, 꽃말은 순결, 청순한 마음이다. 진흙탕에 있지만 주변에 물들지 않고 더럽혀지지 않는 처렴상정(處染常淨)과 꽃봉오리가 합장한 모습과 비슷하여 불교를 상징하는 꽃으로 자리를 잡았다.불교에서는 청정함의 상징뿐만 아니라 모두가 바라는 극락세계도 연꽃에 비유하였다. 천상세계를 연꽃으로 장식하는 것은 삼국시대의 불교서적과 탑, 비석 등에 연꽃이 있는 것을 보면 알 수 있어 우리 조상들도 오...
2007-05-17 13:24:51
정말 사라지는 걸까?
세상에 이름 없는 존재가 있을까? 인간에게 인식된 세상 모든 존재들은 두 말할 것도 없이 저마다 이름을 갖고 있다. 흔히 잡풀이라 불리는 작은 풀꽃 하나하나까지 몰라서 그렇지, 그 나름의 특성에 맞게 이름이 명명되어 있다. 특히 사람의 이름은 그 사람의 인생에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친다고 생각할 정도로 중요하게 생각한다. 중요한 이름이 어디 사람의 이름뿐이겠는가. 회사의 이름이며 상품의 이름이며 하다못해 동네의 구멍가게 간판까지, 이름을 짓는데 저마다 친화력 좋고 인상적인 이름을 지으려고 고민하게 마련이다. 그런데 상점가의 간판들 중에 이런 이름들이 눈에 많이 띤다. 신 헤어 매니저, 골드 피쉬, 게임 파크, 플라워 샾, 마일드 치킨, 러닝 피플, 엔젤스 커피, 럭키 마트, 그린 호프, 익스프레스 포트…. CitiBank, FeelLX, SH Lighting, Euro, Jeeny Bar, Palace, 2ME, Sope…. 언젠가부터 세상은 글로벌시대가 되었다....
2007-05-17 13:23:15
마지막 꽃샘
바람의 신은 대개 거칠다. 인도 신화 속 바유가 그렇고, 북유럽 신 오딘 또한 전투력 만점인 전사(戰士)다. 바유는 자신의 힘을 과시하기 위해 거대한 산에 1년 내내 세찬 푹풍을 불어제낀다. 섬나라 스리랑카는 바유에 의해 떨어져 나온 그 산의 정상 부분이라고 한다. 영어 Wednesday(수요일)에 자신의 이름을 남긴 오딘은 여러 신을 차례로 꺾고 신들의 왕이 된다. 모든 걸 날려버리는 한여름 태풍이나 매섭게 휘몰아치는 한겨울 북풍이 그런 이미지를 낳았을 듯하다. 물론 부드러운 면도 있다. 바유는 사람에게 지위와 재산을 가져다주는 신이기도 하며, 오딘 또한 농경을 수호하는 신이다.그리스 로마 신화에서는 부드러운 바람의 신, 성질 더러운 바람의 신이 따로 있다. 제퓌로스는 서풍의 신이자 미풍의 신이다. 제퓌로스 역시 아폴론이 던진 원반을 그가 사랑하는 미소년의 머리를 향해 날려 죽게 할 만큼 잔인한 면이 없지 않지만, 정작 그의 문제는 타고난 바람기다. 꽃의 여신인 아내 플로라의 시...
2007-05-17 13:18:28
사찰음식
'달짜기 음식은 이제 그만'이란 말을 한다. 달고 짜고 기름진 음식을 표현한 말이지만 이 말에서 벗어나기가 어려운 것이 요즘의 식생활이다. 생활이 점차 풍족해지면서 음식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그에 따른 많은 정보도 여러 매체를 통해 접하게 된다. 그 중 사람들의 관심을 단시간에, 효과적으로 끄는 것이 음식박람회이다. 지역의 특산물을 이용한 별미음식, 건강식, 전통음식 등이 전시되어 호기심을 자극한다. 보기 좋은 떡이 먹기도 좋다는 말처럼 색 곱고 예쁜 음식이 많이 전시된 가운데 소박하게 한 자리를 지키는 것이 사찰음식이다. 우리 몸은 비록 달짜기 음식에 익숙할지 모르지만 그 자연스럽고 검소한 모습과 맛에 마음을 뺏긴다. 천연양념으로 재료가 가진 본래의 맛을 살린 음식, 약초와 다름없는 수십 가지 향긋한 산나물, 마늘과 파 등의 오신채(五辛菜)를 뺀 산들바람처럼 자극 없는 음식이 바로 사찰음식이다. 본래 기름기 없고 달지 않는 것이 사찰음식이지만 요즘 들어 더욱 좋...
2007-03-29 12:31: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