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 만다라

나눔, 세상을 살리는 납설수(臘雪水)
“엄매와 나는 앙궁 우에 떡돌 우에 곱새담 우에 함지에 버치며 대냥푼을 놓고 치성이나 드리듯이 정한 마음으로 냅일눈 약눈을 받는다”(백석 '古夜' 부분) 예전에는 동지로부터 셋째 미일(未日)인 납일(臘日)에 내리는 눈을 특별하게 여겼다. 그 눈을 정성껏 받아 녹인 납설수(臘雪水)로 환약을 빚었다. 의서(醫書)에 “납설수는 염병과 모든 병을 다스린다”고 한 데서 생긴 풍속이다. 지난겨울에는 눈이 엄청 내렸다. 폭설과 한파로 인한 사건사고와 피해도 잇따랐다. 자연기후변화는 또 하나의 전쟁이다. 황사, 가뭄, 태풍, 장마, 지진, 폭설과 강추위 등은 분명 엄청난 피해와 고통을 안겨준다. 지난 1월 12일 일어난 아이티 지진만 해도 그렇다. 인간의 힘으로 어찌할 수 없는 강진으로 아이티는 폐허더미에서 신음하고 있다. 내전과 쿠데타, 자연재해로 점철된 역사를 가진 가난한 나라 아이티의 이번 지진은 더욱 견디기 힘든 상처이다. 살기 위해 몸부림치는 현장은 참혹하기만 하다. ...
2010-02-11 17:10:23
당신의 생의 조도(照度)는?
생이 가장 환하게 빛났을 때가 언제였는가를 돌이켜보면 나의 경우는 이십대 무렵이다. 전망이 보여야 한다는 점에서, 희망이 시퍼렇게 살아있어야 한다는 점에서, 생의 조도가 최대치에 이르러야할 시기가 대부분의 경우 이십대일 거라는 데에는 누구나 쉽게 동의할 것이다. 그것은 열정을 쏟을 일에 앞뒤 재지 않는 몰입, 새로운 자유, 새로운 영향력에 대한 고민 등이 이십 대를 추동해간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기성의 가치관에 주저 없이 편승해 물질적 풍요를 최고 가치로 여기고 명품을 무슨 슬로건처럼 내걸고, 영혼의 혁신보다는 성형을 통한 안면의 혁신에 주력하고 그런 세태라면, 그런 세대라면 빛나는 시절이라고 불릴 수 없는 일이다. 새벽에 음악프로를 보고 있었다. 김장훈씨의 노래 ‘사노라면'을 가수와 함께 부르는 객석의 젊은 사람들의 모습에서 어떤 간절함이 느껴졌다. 쩨쩨하게 굴지말고 가슴을 쫙 펴라! 그들의 고뇌가 영상을 타고 전달되었다. 생의 조도가 높다는 것은 다시 말하면 ...
2010-01-29 11:04:45
천태산 은행나무
늦가을이다. 노오란 이파리를 다 떨어뜨리며 묵상의 시간으로 건너가는 은행나무는 처연하고 아름답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은행나무로 용문사 은행나무가 널리 알려져 있지만 금산 보석사 은행나무, 영동 천태산 은행나무도 천 년의 수령을 자랑한다. 천태산 은행나무는 천 년의 세월동안 생명을 품고 있는 자연 그대로 천태산의 부처로 불린다. 천태산 은행나무가 슬피 울면 그것은 곧 국란이나 국상 등 환란과 재난을 예고한다는 전설이 있다. 그러나 양문규 시인은 "그 울음은 희망을 노래하는 전령, 미혹의 세계에서 각성의 세계로 오는 생명의 소리(키가 큰 만큼 생이 깊은 저 은행나무)"라고 한다.최근 '천태산 은행나무를 사랑하는 모임'이 결성되어 천태산 은행나무 시제(詩祭)가 열렸다. 누대에 걸쳐 좌절과 절망을 제 울음으로 감싸고 있는 천태산 은행나무의 큰 품에 안긴 것이다. 이날 "혼탁한 시대에 천태산 은행나무의 올곧은 마음과 따뜻한 그늘의 정신을 배우고, 아름다운 삶을 가꾸어가고...
2009-11-16 11:15:54
라이너 마리아 릴케의 가을날
해 그림자의 허리가 짧아지고 있다. 어느새 나무들이 여름날의 수다한 수사(修辭)같은 잎사귀들을 하나 둘 덜어내고 있다. 기나긴 겨울을 나기 위해 몸을 가볍게 만들고 있는 것이다. 이맘때면 꼭 라이너 마리아 릴케의 ‘가을날’이라는 시가 떠오른다. ‘지금 집이 없는 사람은 이제 집을 짓지 않습니다.’ 삶의 실체가 안개 속에 숨어있는 문학소녀였을 때는 이 구절이 조금은 달콤한, 막연한 쓰라림으로 다가왔지만 새삼 가슴이 서늘해지는 문장이다. 노숙자거나 이민자거나 전세, 월세를 내기 어려운 사람 등 존재기반이 허약한 사람이라면, 지금 집이 없는 사람이라면 가슴이 서늘하다 못해 먹먹해지는 문장일 것이다. 물론 나는 앞으로도 여전히 존재의 집을 짓고 허무는데 열정을 쏟을 것이고 문학의 말미에서 말미잘처럼 수사에 기대어 살 것이고 수사를 밀고 가느라 애쓸 것이다. 문제는 실체다. 수목(樹木)의 시간이 아니라 인간의 시간. 그 누구도 피할 길 없는 인간의 조건이 우리 앞에 장애물처럼 놓여 있다. ...
2009-10-28 11:11:21
연밥, 오랜 수행의 결실
아침저녁으로 바람결이 서늘하다. 여름 내내 환했던 백련과 홍련도 이제는 점점 사그라지는 서로를 애타게 바라보고 있다. 이즈음이면 경상북도 상주 공갈못의 ‘연밥 따는 노래’가 더욱 처연하게 들려온다. “상주 함창 공갈못에/연밥 따는 저 처녀야/연밥 줄밥 내 따줄게/이 내 품에 잠자주소/잠자기는 어렵잖소/연밥 따기 늦어가오.” 연밥은 연꽃망울이 맺힘과 동시에 그 속에 자리를 잡는다. 연밥을 감싸 안으며 꽃이 피고 꽃잎이 다 떨어지면 그 중심에 잘 익은 열매가 오롯이 남는다. 이러한 속성은 종종 부처의 일대시교(一代時敎)에 비유한다. 처음에 방편(方便)으로 시작해서 차츰차츰 수준을 끌어올리면 마침내 방편은 떨어지고 실상만 남는, 온 세상 천지만물이 불국이라는 가르침이 그것이다. 깔때기 모양의 연밥은 평평한 윗면에 구멍이 숭숭 뚫려있는데 바로 그 안에 도토리만 한 연자가 앙증맞게 들어앉아 있다. 연밥과 연자는 한약, 음식, 꽃꽂이 재료로도 널리 이용되는데, 한때 자고나면 개운하다는 이...
2009-09-14 17:49:54
심장 스카라베
무화과나무 아래 길게 늘어앉아 차례를 기다리며 이발을 했던 수천 년 전의 이집트 사람들. 벽화 속의 그들도 생전의 행적이 어떠한 평가를 받을까 걱정했던 모양이다. 그들은 ‘남겨진 심장’이 죽음 이후에도 생을 생생하게 증언한다고 믿었다. 고대 이집트인들은 그런 믿음으로 미라를 만들 때 다른 장기는 빼내서 단지에 보관하지만 심장은 그대로 두었다고 한다. 남겨진 심장이 그동안 목도해온 제 몸의 행실을 심판하다니! 생각만 해도 두렵다. 안과 밖을 갖고 있고 빛과 어둠을 지니고 있는 삶 자체가 모순이고 위악이고 남루이고 비굴이거늘 두렵지 않을 자 어디 있으랴. 우선은 위로가 된다. 현대인과 비교해서 절대 우위로 선하고 순진하고 자연에 가까웠을 고대인들의 두려움이 나와 같았다니. 그래서 고대 이집트인들은 심장이 망자에게 불리한 진술을 하지 못하도록 주문이 적힌 녹색 돌을 망자의 심장에 올려놓았다고 한다. 심장 스카라베, 유리 진열장 안에 전시된 고대인들의 녹색 돌 부적을 들여다보며 문득, ...
2009-08-28 11:45:30
화를 다스리는 한 가지 방법
A와 B, 두 사람은 오후 7시에 항공기에 탑승할 예정이다. A가 탑승할 항공기는 미국행이고, B가 탑승할 항공기는 영국행이다. 두 사람은 리무진버스를 타고 공항으로 향했다. 그런데 미처 퇴근시간의 교통체증을 예상하지 못해 7시 30분에야 탑승구 앞에 도착했다. 하지만 두 사람이 공항 직원으로부터 들은 얘기는 서로 달랐다. A는 "미국행 항공기는 7시 정각에 이륙했습니다"라는 대답을 들은 반면, B는 "영국행 항공기는 잠시 문제가 생겨 7시 25분에 이륙했습니다"라는 대답을 들었다. 그렇다면 A와 B 중 누가 더 억울하고 분한 생각이 들까?심리학자들이 설문조사를 벌인 결과 응답자의 96%는 B가 더 화가 날 것이라고 대답했다. 5분만 일찍 도착했더라면 항공기에 탑승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두 사람 모두 항공기에 탑승하지 못한 것은 마찬가지다. 그런데 왜 B가 더 화가 나야 하는가? B는 후회가 막심할 것이다. 택시를 탔더라면, 공항버스정류장에서 열심히 뛰었더라면, 10분만 일...
2009-05-15 13:31:03
노화(老化)를 보는 우리의 관점
노령화 사회가 되어가는 요즘은 잘 늙는 것, 다시 말해 노화(老化, aging)가 큰 화두인 것 같다. 우리는 과연 노화를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 사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이 늙어가고 있다는 것이 그다지 즐겁지만은 않다. 심지어 슬픈 일이라고도 말한다. 하지만 역사적으로 예전에는 노인을 “When an old man dies, a library burns" (Georges, 1989)이라며 사회적으로 중요한 존재로 여겼다. 그러나 ”산업화“라는 역사의 결과로 에너지가 충만하고, 활동적이며, 힘센 노동자가 많이 요구되고 적자생존을 강조한 다윈의 진화이론의 영향까지 가세하며 젊음을 과도하게 높이 평가하는 사회에서 결국 자연스럽게 노인의 가치는 절하되어 버렸다. 특히, 한국은 대부분 다른 사회보다 훨씬 노화를 두려워하는 것을 느낀다. 젊음에 대한 강조는 흰머리와 주름살, 머리가 벗겨지는 것을 끔찍하게 여기게 한다. 그러면 노인이 되는 건 정말 단순히 끔찍한 사건일까? 여기서 우리는 노...
2009-05-04 12:41:55
벚꽃과 삶은 계란
부모님도 뵙고 만개한 벚꽃도 볼 겸해서 주말에 경주를 갔다 왔다. 절정이라 기대하고 왔건만 벚꽃은 벌써 빛을 잃어가고 있었다. 부모님을 모시고 반월성과 안압지를 산책했다. 몇 달 사이 어머니의 허리는 더 굽어졌고, 이젠 다리가 아파 많이 걸을 수 없다면서 조금 걷고는 쉬기를 반복했다. 마음 속의 어머니는 늙지도 않고 항상 젊고 고운 옛모습 그대로인데 언제 호호백발 할머니가 되어버렸는지 참으로 세월이 야속했다. 건강을 염려하는 나에게 어머니는 "야야, 칠십이 넘으면 산에 누웠으나 집에 누웠으나 같단다. 그만큼 죽음이 눈앞에 있다는 말이제" 하신다. 어머니의 말씀이 너무 슬프게 들려 얼른 "요즈음 팔십, 구십은 보통인데, 백수 하셔야지요" 했더니 어머니는 손사래를 치신다."난 알맞게 살다가 갈란다. 김수환 추기경처럼 나도 미리 유언을 해놓는다. 산소호흡기니 그런 거 꼽지마라. 빨리 몸 바꾸어서 새롭게 태어나는 것이 좋지."우리는 커다란 벚나무 아래 앉아서 음료수를 마셨다. 그때 어디선가...
2009-04-17 10:54:46
일하는 자의 행복
칠레의 경제학자 만프레드 막스 니프가 동료들과 함께 멕시코 남부에 위치한 치아파(Chiapas) 주의 고원지대를 여행하고 있었다. 한 마을에 들어섰을 때 일행 중의 한 여성이 고대 마야문명의 문양이 새겨진 멋진 나무의자를 발견했다. 그녀는 목공에게 나무의자의 가격이 얼마인지 물었다. 목공은 나무의자 하나의 가격이 12페소라고 대답했다. 비싸지 않은 가격이라고 생각한 그녀가 다시 물었다. “그럼 열 개를 사면 얼마인가요?” 목공은 잠시 셈을 헤아린 후 그녀에게 답했다. “150페소입니다.” 많이 사면 깎아 주리라고 기대했던 그녀는 깜짝 놀랐다. 더구나 열 개의 가격은 120페소인데, 150페소를 받다니…. “열 개를 팔면 더 많은 돈을 버는데 왜 더 비싸게 받는 거죠?” 목공이 가만히 고개를 내저으며 말했다. “의자 하나를 만들 땐 재미있게 일할 수 있지만 열 개를 만들면 무척 지루하거든요.” 이 이야기는 독일의 경제칼럼니스트 하랄드 빌렌브록이 ‘행복경제학’에서 소개한 것이...
2009-03-30 15:56:19
용광로가 아닌 샐러드 그릇을 꿈꾸는 다문화사회
사실 요즘은 다문화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어느 때 보다 높다. 필자는 학교에서 다문화 아동들의 멘토링사업에 참여하고 있는 대학생들에게 슈퍼비전을 주는 활동을 한 바가 있다. 다문화 아동의 멘토링사업이라 함을 간단히 설명하면 경제적 빈곤 및 사회적 소외로 인해 다양한 관계망이나 학습의 기회를 가지지 못하는 다문화가정아동(멘토)을 발굴하여 대학생 자원봉사자(멘티)와 연계해 다문화가정아동과 1:1 결연을 맺어 가정방문, 문화체험 등과 같은 프로그램을 실시하는 것이다. 이 사업을 진행할 때 주로 멘토링 활동에 참여한 대학생 멘티들은 여러 문제들을 제기했다. 그 가운데 대표적인 문제로 다문화 아동들은 엄마가 국적과 모습이 다르다는 이유로 익숙한 차별과 혼란을 겪어 결국 여러 부적응 문제들이 그대로 노출되어 있다는 것이다. 즉 여러 아이들과 다르다는 이유로 그들의 문화적 정체성과 고유성이 존중되지 않는 환경에서 아이들이 왕따를 당하지 않으려 본인의 문화를 부정하거나 숨기려고 한다는 것이다....
2009-03-11 17:12:04
자연으로 돌아가고 싶다
집안을 정리하다 보니 여기저기서 양초들이 나왔다. 비닐 포장을 뜯지도 않은 양초들이 대부분이다. 길을 가다 색깔이 예뻐서, 향기가 좋아서 하나 둘 사다 들인 양초들인데 아까워서 차마 뜯지 못하고 그대로 두었던 것이다. 이렇게 양초를 좋아하게 된 데는 연유가 있다. 몇 해 전 인도 여행을 했다. 수도 델리를 벗어나 북부 쪽으로 갈수록 전력 사정은 심각했다. 도로의 가로등불은 언감생심 기대할 것도 없었고, 큰 상점이나 호텔에서는 자체 발전기를 돌려 불을 밝히고 있었다. 시골로 들어갈수록 문명과는 멀어졌다. 저녁 무렵이 되면 집집마다 소똥불을 피워 놓고 그들의 주식인 짜파티를 구웠다. 소똥불 주변에 모여앉아 가족들끼리 한담을 나누는 것이 정겹게 느껴졌다. 환한 전깃불에 익숙한 문명인이라 처음에는 전기가 들어오지 않는 환경에 적응하기가 힘들었다. 바깥세상은 칠흑같이 어두우니 책을 읽거나 글 쓰는 외에는 달리 할 일도 없었다. 밤마다 촛불을 밝혀 놓고 그날의 일상을 꼼꼼히 기록했다. 제...
2009-02-26 17:52:22
돈보다 소중한 것
멕시코시티의 한 시장에 나이든 인디언이 있었다. 그는 새벽 일찍 시장에 나와 스무 묶음의 양파를 나뭇가지에 걸어 놓고 팔았다. 어느 날 한 미국인이 노인 앞으로 다가와 양파 값을 흥정했다. "양파 한 묶음에 얼마요?""10센트입니다.""그럼 세 묶음에는 얼마요?""30센트입니다."노인의 대답에 미국인은 실망한 빛을 감추지 못했다."많이 사도 깎아주지 않는군요. 그럼 스무 묶음 전부를 살 테니 얼마에 주겠소?"노인은 가만히 고개를 가로 저으며 미국인에게 대답했다. "이 시장은 내 삶의 전부입니다. 나는 이곳에서 이웃과 친구들을 만나 인사하고, 그들과 담배를 피우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는 것을 좋아합니다. 내가 이 시장에 하루 종일 앉아서 스무 묶음의 양파를 파는 것은 바로 그 때문입니다. 만약 양파를 다 팔아버리면 내 하루는 끝이 나고 맙니다. 그렇게 되면 나는 사랑하는 것들을 순식간에 잃게 되는 것이지요." 오래 전 우리 어머니들도 들에서 캔 나물 한 바구니를 머리에 이고, 십리가 ...
2009-02-12 11:10:02
니르바나의 경지, 어렵지 않네
눈발이 날리는 창밖을 보면서 몇 사람이 모여 세모(歲暮)의 정을 나누었다. 장작불이 타고 있는 난로 옆에서 따뜻한 차를 마시면서 그래도 일 년을 무탈하게 살았으니 다행한 일이라고 서로를 위로하였다. 노래를 잘한다고 해서 최가수로 불리는 그는 “내년에는 니르바나를 좀 더 많이 이루면서 살자”고 제안했다. 그러자 누군가가 “수행자도 아닌 우리가 어떻게 니르바나의 경지에 도달해?”라고 반문했다. 니르바나(nirava)는 흔히 열반(涅槃), 입멸(入滅)로 해석되고 있지만 초기 경전에서는 탐진치(貪瞋癡) 번뇌의 불을 없애는 것이라 한다. 번뇌가 없으니 ‘지혜의 완성된 경지’이며 ‘모든 미혹에서 벗어난 경지’를 뜻한다. 최가수는 또 다시 “우린 니르바나를 너무 어렵게만 생각하는 것 같아. 꼭 영원한 니르바나만 꿈꾸어야 하는가?” 자신은 의식하지 못하지만 일상 속에서 어느 한 부분은 니르바나를 이루면서 살고 있다면서 말을 이어갔다.“난 내가 입고 있는 옷 대부분이 헌옷 파는 가게에서 사 입은 거...
2008-12-24 13:33:50
이스털린의 역설
1974년 미국의 경제학자 리처드 이스털린은 돈을 많이 번다고 해서 반드시 행복한 것이 아니라는 이른바 ‘이스털린의 역설(Easterlin paradox)’을 발표했다. 이 가설을 부정하는 경제학자들도 있지만, 히말라야의 작은 나라 부탄이 행복지수에서 항상 상위권을 차지하는 것을 보면 상당한 설득력이 있어 보인다. 실제로 소득수준이 높아지면 행복지수가 상승하지만, 일정한 수준을 넘어서면 더 이상 높아지지 않는다는 연구결과들이 많다. 포틀랜드대학의 심리학 교수인 로베르트 디너는 인도의 학자와 함께 캘커타의 노숙자들과 미국 도시의 노숙자들을 인터뷰했다. 인도의 노숙자들은 한 달 평균 24달러, 미국의 노숙자들은 270~358달러의 돈을 사용했지만, 행복지수는 인도 노숙자들이 높았다. 가난한 사람들은 정말 행복한 것일까? 물론 아니다. 그들은 가난해서 행복한 것이 아니라 주위에 비교할 사람이 적기 때문에 행복하다. 경제학자 사라 J. 솔닉은 다음과 같은 두 가지 시나리오를 보여주고 ...
2008-12-10 17:15: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