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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아버지의 짝사랑
할아버지의 못 말리는 손주 사랑 얘기다. 날마다 손녀얼굴을 바라보는 행복감에 젖어 있다. 어쩌면 이 세상에서 이토록 예쁠 수 가 있을까! 귀여워도 너∼무 귀여워. 자다가도 일어나서 손녀가 자고 있는 모습을 보고 있는 할아버지 얼굴엔 환한 미소가 번진다. 자나깨나, 가나오나 손녀의 사랑스러움이 이루 말로 표현할 길이 없다. 손녀를 위해서라면 모든 것을 다 해줘도 아깝지 않다. 주고 주고 또 해주고 싶은 마음뿐이다. 손녀는 할아버지의 큰사랑을 알 턱이 없다. 손주를 향한 나의 사랑은 특급 사랑이야∼♪. 할아버지 혼자만의 짝사랑인 것이다. 후손을 사랑하는 조상 부모의 마음이 이토록 애절하고 지극하지 않을까. 손주를 향한 할아버지의 마음에서 그 위의 부모 조상의 무량한 은혜가 느껴진다. 부모 조상의 은혜를 깨닫고 보답하는 마음이야말로 무한한 공덕의 복전이 아닌가. 부모 조상은 죽어서도 후손들 가정을 지켜주는 수호신이 된다고 한다.부처님이 중생을 아끼는 자비의 마음이 이보다 더 큰 짝사랑이 ...
2013-04-01 15:59:06
바람이 분다. 살아야겠다.*
오늘은 모처럼 처마 밑의 풍경이 고요하다. 차 한잔을 우려놓고 건축가 승효상의 '오래된 것들은 다 아름답다'를 읽는다. 책 속의 내용은 그가 건축적 모티브를 얻거나 성찰하기 위해 떠났던 여행 얘기가 중심이다. 그가 들렀던 유럽의 도시들과 수도원, 그리고 스톡홀름에 있는 우드랜드공동묘지를 비롯한 유럽의 묘지들 혹은 우리나라의 오랜 절집이며 폐사지와 같이 그가 진심으로 감탄하는 것은 제대로 비워진 건축물들에서다. 건축가인 그의 직업을 생각하면 의외일 수 있지만 항상 그가 지향하는 것은 집을 세우는 건축(建築)이 아니라 삶의 집을 짓는 영조(營造)였으므로 그래서 그가 추구하는 비움의 깊이와 맑기는 도저하기만 하다. 언뜻 봐선 짚어낼 수 없는 '불가해한 비움'이다. 하지만 비움이 어찌 불가해할 수 있겠는가. 그곳에 이르기는 어려워도 확인하기는 일순간인 것을. 비단 건축물 얘기만은 아니다. 나는 그것을 미얀마의 마하간다용수도원에서 극명하게 느꼈다. 이 년 전 불적...
2013-03-15 16:57:48
자비로운 세상 만들기
사랑만큼 보편적인 테마가 없을 것이다. 대부분의 TV드라마, 잡지에도 사랑이라는 테마가 난무하고 있다. 사랑에 울고불고 했던 20대를 생각해 보면 '사랑'이라는 단어가 생소해 질 때도 있다. '사랑'이 넘쳐흐르다 보니 도대체 사랑이라는 게 무엇인지 감이 잡히지 않는다. 그런데, 여러 미디어를 장식하고 있는 사랑은 불륜을 비롯한 애욕이 넘치는 이야기들뿐이라는 생각이 든다. '사랑'이 왜곡되고 변질되어버린 것이다. 이제 사람들은 사랑이라는 말을 들으며 무엇을 이해하고 생각하는 것일까. 그리고 진정한 사랑이라는 것은 무슨 의미를 갖고 있는 것이며 사랑을 베푸는 자세는 어떠한 것일까.그런데 기독교에서는 박애를 설하고 불교에서는 자비를 설하고 있다. 거기에는 매우 차원이 다른 숭고한 박애, 숭고한 자비라는 것이 설해져 있다. 게다가 현대사상이 일반적으로 사랑을 강조하고 있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임에는 틀림이 없다. 이러한 경향은 근대의 여명과 함께 시...
2013-03-01 15:03:48
부모의 행복이 자녀들의 행복이다
십 년 주기로 재미있는 인생의 잘난 단계를 말하고 있다. 십대에는 공부 잘하고 똑똑한 여자가 제일이다. 이십대에는 매력 있고 예쁜 여자가 제일이라고 한다. 삼십대에는 남편 잘 만나는 여자가 제일이고, 사십대에는 돈 많은 여자가 제일이다. 오십대에는 자녀들이 명문대를 들어가고 취직을 잘하고 출세한 여자가 제일이다. 육십대에는 건강한 여자가 제일이라 한다. 앞의 단계가 아무리 좋아도 건강을 잃어버리면 소용이 없다는 뜻이다. 칠십대 이후에는 어떠한 인생이 어른으로서 존경받는 삶이 될까. 진언행자로서는 당연히 삼밀관행 육행실천으로 진리를 알고, 지혜로운 여자가 제일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노년에도 자녀들에게 천덕꾸러기 되지 않고 수행을 벗삼아 혼자 있어도 외롭지 않고, 여럿이 있으면 함께 해서 즐겁고, 인과에 수순하는 만족한 마음이니 평화로운 그 모습이 공경 받고 존경받을 것이기 때문이다.나는 과연 어디에 해당되는 가치 있는 인생을 살아 왔는가? 반문해본다. 하나라도 해당되기 어렵다. 요즘 ...
2013-02-18 17:34:56
칭찬
돌아오는 2월 6일은 우리학교 졸업식 날이다. 끝과 시작이 다르지 않다는 말도 있긴 하지만, 졸업을 앞둔 고3학생에서 대학 신입생으로의 변모는 가히 놀랄만하다. 마치 뱀이 허물을 벗듯 3년 동안 입은 회색 교복처럼 후줄근하고 찌든 모습에서 밝고 생기 넘치는 환한 모습으로 바뀐다. 어떤 학생은 수능시험 후 졸업식까지 세 달 동안 무려 30kg 가까이 감량하고 나타나서 잠시 못 알아보게 하는 경우도 있다. 그 모습을 보고 "넌 그동안 출산했냐?"하고 농담을 건네기도 한다. 눈부신 변신이다.반 학생들에게 일일이 졸업장을 나누어주면서 축하의 말을 건넨다. 수업지도를 하면서, 또 생활지도를 하면서 지나치게 나무라지는 않았는지, 과거를 되돌아 볼 때가 있다. 담임교사로서, 또 인생의 선배로서 가르쳐 주고 알려주고 싶은 것이 많은데, 이해시키려 하지 않고 강요만 하지 않았는지, 잘한 것은 당연하게 생각하고 잘못한 것만을 들추어내어 나무라지는 않았는지, 후회가 들기도 한다. 생각해 보면 꽤나 칭찬...
2013-02-04 11:59:22
이름 불리워 진다 는 것
오늘은 양동마을을 다녀왔다. '선비정신'이라는 주제로 학생들에게 강연을 해달라는 요청이 있어서다. 강연에 앞서 마을 분들에게 인사를 드리고 유물관 강당에 들어섰다. 무슨 말을 할까. 몇 가지를 생각해 온 것은 있었지만, 아직 정하지 못했다. 강단에 올라서서 내 소개를 하는 순간, 학생들의 가슴에 달린 이름표가 눈에 들어왔다. 이름,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라던 시구(詩句)처럼, 이름을 불러준다는 것, 그것은 몸짓이라는 무의미한 존재를 꽃이라는 의미로운 존재로 만들어 주는 고귀한 행위이다. 무의미한 존재를 의미로운 존재로 만들어 주는 이름, 양동의 고택엔 모두 이름이 있다. 동방18현이신 우재 손중돈 선생과 회재 이언적 선생이 나신 곳인 서백당(書百堂)은 '참을 인(忍)자를 백 번 쓰겠다'는 주인의 생각이 담겨 있고, 회재 선생의 ...
2012-12-27 16:47:59
후생가외(後生可畏)
얼마 전에 수학과 공개수업이 있었다. 공개수업에는 같은 교과의 교사들은 물론 교장, 교감과 심지어는 다른 학교에서 온 수학교사들까지 참관하니, 수업을 하는 교사로서는 매우 부담스러운 수업이 아닐 수 없다. 이 공개수업을 담당했던 교사는 교직 경력이 불과 3년이 채 되지 않았기에 더욱 힘들었을 것이다. 수업은 다양한 컴퓨터 프로그램을 이용하여 공간도형을 이해하고, 실생활과 관련된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으로 진행했는데, 학생들의 흥미를 이끌어 내는 수업진행과 능숙한 컴퓨터 기자재의 활용 등으로 깔끔하게 공개수업을 마쳤다. 필자는 수업을 담당했던 교사의 수업을 신임교사 채용을 위한 수업평가부터 교원평가를 위한 참관수업까지 여러 차례 수업을 참관했었다. 그런데 이전에 봤던 수업과 이번 수업은 확연히 달랐다. 과거에 했던 수업이 뭔가 어색하고 허둥지둥 혼자 진행하는 수업이었다면, 이번 수업은 확실한 발음과 억양, 적절한 시선처리, 깔끔한 판서 등으로 돋보이는 수업이었다. 또 새로 구입한 CA...
2012-11-28 11:01:33
길은 가야 이루어진다
오늘 아침도 나는 늘 그래 왔던 것처럼 똑 같은 길을 따라 학교로 왔다. 아무런 생각이 없이 시간에 쫓기듯. 우리는 누구나 꿈꾼다. 오늘 나에게 가슴 설레이는 무언가가 일어났으면 하고. 하지만 언제나 그렇듯 저녁이 되면 똑 같은 일상이었음을 확인하게 된다.사실, 태어나서 어느 순간까지 만나는 모든 것이 낯설었다. 그것은 때론 새로움으로, 때론 설레임으로 다가오기도 했지만, 때론 엄청난 두려움으로 다가오기도 했다. 그래서 빨리 어른이 되었으면 하고 바랐다. 가보지도 않고 두려워하면서. 장자의 글을 읽다가 '도행지이성'(道行之而成·길은 가야 이루어진다)이라는 대목에서 한참동안 생각을 하고 있었다. 어릴 때의 나의 어리석음을 발견한 것이다. 가보지도 않고 지레 겁을 먹고 편하기만을 바랐던 나를 발견한 것이다.우리는 늘 힘들지 않기를 바라고, 늘 순탄하기를 바라고, 편안하기를 바란다. 하지만, 삶의 과정에서 힘듬과 괴로움이 없을 수 없다. 공자도 "사람들은 즐겁기를 바라고, ...
2012-11-16 11:08:51
스승 대 스승
교직생활을 하면서 가장 난처하고 난감한 일 중의 하나가 스승의 날 행사에 참여하는 것이다. 학급 학생들이 자기들끼리 약간의 돈을 걷어서 스승의 날 당일, 칠판에는 풍선이나 색종이테이프 등으로 장식하고, 교탁 위에는 조그만 케이크나 초코파이 등을 쌓아서 촛불을 밝히며, 카네이션을 가슴에 달아주면서 스승의 날 노래를 불러준다. 노래를 들으며 잠깐 동안이지만 “내가 이런 대접을 받을만한 교사인가? 스승이긴 하나?” 하고 생각하면서 민망함에 만감이 교차한다. 간혹 모임에 참석해서 인문계 여고 교사라고 하면, 다른 참석자들로부터 받는 대부분 질문은 이렇다. 학교혁신, 대입제도의 변화, 선행학습, 사교육비 걱정, 공교육의 붕괴, 촌지, 집단 따돌림, 학교폭력 등…. 그런데 내가 학교에 출근해서 하루 종일 하는 일은 학생들에게 잔소리를 하는 일이고, 이는 매일 반복된다. “넌 왜, 아침 등교시간이 늦니?” “명찰은 왜 안 달았니?” “치마길이가 왜 이렇게 짧아?” “머리 파마는 왜 안 풀었니...
2012-09-24 19:56:57
당신의 가슴을 뛰게 하는 일이 있습니까?
모처럼 몇 개월 전 '학부모 진로코칭'이란 특강이 있어 어렵사리 짬을 내어 강연을 들은 적이 있습니다. 고2 아들을 둔 저로서는 절호의 기회가 아닐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였는지 꽤 열정적으로 참여하고 열심히 경청을 했습니다. 3회까지는 무료특강이었고 4, 5회는 한국청소년리더십센터에서 운영하는 자체 프로그램으로 '학부모 셀프 리더십 워크숍'과정은 유료과정으로 총 8시간을 듣고 수료증과 함께 이수증도 받았습니다. 애초부터 어떤 목적을 가지고 강연을 들은 셈인데, 왜냐하면 교화현장에서 부족한 경험들을 다시 되짚어 보고 고쳐야할 사항들을 수정 보완하여 좀 더 발전된 모습으로 향상되기를 내심 기대했기 때문입니다. 심인당을 운영해 나가다 보면 미래희망의 꿈나무들인 자성동이, 학생회, 청년회를 어떻게 성공적으로 도와 가장 효율적이고 조직적으로 운영 관리하여 효과를 극대화 시켜나갈 것인가를 항상 고민해 왔기 때문입니다. 교육을 받는 동안 가슴 가득 품었던 화두 역시 ...
2012-08-30 11:02:39
사제동행(師弟同行), 승속동행(僧俗同行)
교직을 시작하면서 선배 교사들로부터 자주 들었던 말이 사제동행이었고, 교감이 되어서 후배 교사들에게 자주 하는 말이 사제동행이다. 사제동행은 말 그대로 '교사와 학생이 주어진 일을 함께 수행한다'는 뜻으로 체험학습이나 봉사활동은 물론이고, 활동중심의 프로젝트 수업 등 모든 학교 안팎의 활동에서 필요하다. 일례로 담임교사가 교실 청소를 학생들에게 시킬 때에도 청소당번 학생들에게 각각 역할을 부여하고 함께 청소를 할 때, 청소도 원만하게 이루어지고 노작교육(勞作敎育)의 교육적 효과도 얻을 수 있다. 학교현장에서 사제동행이 교육적 효과를 가지려면 교사가 학생들에게 수행하려는 일에 대해 정확한 설명을 하고, 그에 맞는 적절한 역할을 부여한 뒤 함께 수행하면서 애정과 믿음을 갖고 끝까지 지켜보아야 한다.금강회 활동을 하면서 승속동행이란 말을 많이 들었다. 말 그대로 스승과 신교도가 신앙생활, 수행, 포교활동 등을 함께 한다는 말일 것이다. 일례로 심인당 금강회 주관 야외법회를 ...
2012-08-16 11:54:10
'때문에', 아니 '덕분에'
지난 봄 내내 연구실에서 나는 행복했다. 그것은 어느 날 문득 핀 매발톱꽃 덕분이었다. 매발톱꽃이 핀 화분은 사실 내 것이 아니었다. 시든 줄기만이 남아있던 화분하나를 얻어 겨우내 물을 줬었는데, 그 화분에 잎이 나고 꽃이 피었다. 그 꽃이 매발톱꽃이다.매일 연구실 문을 들어설 때마다 치명적인 아름다움을 지니고 있는 매발톱꽃(일명 라트라비아타)을 보면서 얼마나 행복했던지. 기대하지 않은 무언가에서 얻는 기쁨은 기대했던 것에서 얻는 기쁨에 비할 바가 아니다. 비록 겨울 내내 물을 주기는 했지만, 이렇게 아름다운 꽃이 피리라고는 기대하지 않았다. "짓지 않는 복은 생기지 않고, 그 지을 때의 마음에서 복이 생긴다"라고 한다. 그리고 "아무리 많은 것을 준다 해도 그릇이 없으면 가져갈 수 없다"고도 한다. 그러면, 복을 담을 수 있는 그릇을 만들고, 복전(福田)의 토대인 마음을 만들기 위해서는 무엇을 먼저 해야 할까? 메마른 나무, 죽은 나무에는 싹이 나지 않고, 꽃이 피지는 않는다. 우...
2012-07-27 12:40:07
주어진 것이 다 은혜입니다
아마도 7월 15일 해탈절에 즈음하여 불현듯 친정어머니가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 것은 해탈절 탓만은 아닐 겁니다. 해탈절이면 으레 목련존자의 지극한 효심을 떠올리게 될 터이고 우리가 살아 있는 동안 부모님께 감사할 수 있는 시간들이 얼마나 많이 남아 있을까를 고민하게 되면서부터일 겁니다. 세상에 일어나는 모든 움직임들은 모두 나의 마음의 투영입니다. 내가 힘들고 괴로운 것은 세상이 힘들고 괴로운 것이 아니라, 내가 힘들고 괴롭기 때문입니다. 내가 고요하면 세상도 고요하고, 내가 행복하면 세상도 행복합니다. 누구를 원망하고 미워할 일이 하나도 없습니다. 주어진 것이 다 은혜이기 때문입니다. 세상과 나는 홀로 떨어져 있는 존재가 아님을 여실히 깨달을 수 있습니다. 작년 6월 14일 창교절 아침 친정어머니(법연혜)는 조용히 열반에 드셨습니다. 이생에서 거처를 옮기신지 꼭 일 년하고도 한 달이 다 되어갑니다. 열반에 드시기 일주일 전 어머니께 여쭈어 보았습니다. "혹여 미워했거나 원망했던 ...
2012-07-11 14:56:21
만 명이 함께 하는 심인당을 서원하며
5월 초, 2박 3일로 고용노동연수원에서 주관한 '교원 노사관계 이해과정'이란 연수를 다녀왔다. 학교에도 분명히 노동조합이 존재하므로 사측의 입장에서 노동조합을 이해하고, 노사가 함께 발전하는 모델을 찾아보는 자리였다. 생소한 노동법, 근로기준법, 교원노조법 등이 주된 연수내용이어서 어려움이 많았지만, 노사관계뿐만 아니라 교육현장에서의 갈등요인과 갈등해소 방법을 모색해 보는 뜻 깊은 자리였다. 그 때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노사관계의 시작은 노동조합의 존재를 인정하는 것부터"라는 말이었다. 파트너십을 갖기 위해서 서로 상대방의 존재를 인정한다는 것이 너무도 당연한 말이지만, 실제로는 그게 그렇게 쉽지 않은 모양이었다. 연수를 받으면서 문득 심인당에서 '주교와 신교도, 주교와 금강회 임원은 어떤 관계일까?' '또 어떤 모습이 바람직한 관계일까?'하고 생각해 보았다. 당연히 노사관계와 심인당 주교와 금강회 임원과의 관계는 본질적으로 다르다. ...
2012-06-28 11:41:38
말[馬]의 정면으로 가서 문제를 응시하자
이곳에도 치우치지 않고 저곳에도 치우치지 않는 것을 우리는 중도(中道)라고 한다. 중도를 유지하려 하기 위해서는 양쪽을 모두 두드려 보는(叩其兩端) 삶의 태도가 필요하다. 하지만, 우리는 세상을 살면서 양극단을 두드려 보기보다는 한쪽으로 치우쳐 살아가기가 일쑤다. 그것은 번거롭게 양쪽을 다 생각하기보다는 한쪽을 생각하는 것이 쉽고 편하기 때문이다. 박지원이 쓴 ‘열하일기’ 속에는 이런 이야기가 있다. 백호(白湖) 임제가 잔칫집에서 거나하게 취하여 신발을 짝짝이로 신고 나와 말을 타려고 하자 하인이 “나리! 취하셨네요. 가죽신과 나막신을 한 짝씩 신으시다니요”라고 하였다. 그러자 백호가 하인에게 “길 오른편에서 나를 보는 사람은 가죽신을 신었다 할 것이고, 길 왼편에서 나를 보는 사람은 나막신을 신었다 할 것이니, 나와 아무런 상관이 없다”라고 하였다. 이 글을 읽는 순간, 어쩌면 나도 말의 한쪽 면으로 다가가 한쪽만을 바라보고 건너편에 있는 발에도 똑같은 신발을 신고 있을 거라고...
2012-06-15 16:27: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