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엄마 마산 댁
나의 어머니 택호는 마산 댁이다. 마산 바닷가에서 유년시절을 보내다 내륙지방 시골에 시집와서 5남매를 낳아 기르며 억척스런 삶이 시작되었다. 그동안 교화의 임지에서 돌아본 어머니의 모습은 모든 법계를 보여주고, 들려주고, 느끼게 해주신 산 교육장과 같은 분이었던 것 같다.모든 사람들은 따뜻한 봄이 오면 활짝 핀 꽃과 같이 환하게 미소지으며 꽃이 되어 즐거워한다. 하지만 어머니는 매년 삼악도의 괴로움을 겪는 것처럼 봄을 맞이하였다. 밥은 목에 넘어가지 않고, 입맛은 모래알 씹는 것과 같고, 소태같이 쓰고 거칠어서 도저히 음식을 먹을 수가 없을 정도로 봄을 많이 타셨다. 그렇지만 돈이 아까워 영양제는 엄두도 못내는 성격이었다. 그렇게 봄, 여름을 보내다 보니 몸은 야위어서 깡마르게 되고, 피부는 새까맣고, 눈은 움푹 패인 듯 들어가고, 신경은 고도로 날카로워 시한폭탄 같은 늘 불안한 분위기였다. 지옥고와 아귀고와 축생고의 삼악도 세계를 벗어나지 못하는 삶을 살고 있었던 것이다. 가을이 ...
2013-07-04 14:38: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