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 > 한국 밀교 전개사

한국밀교전개사 34
조선의 관정법구 1. 관정의 법구 밀교에서는 진언의 실체를 체득하고, 호마에 의해서 모든 더러움을 제거하고 나서 자비심을 일으킬 수 있으면 실로 훌륭한 진언행자라고 규정한다. 여기서 진언행자는 만다라의 세계를 증득한 자로써 자신이 곧 대일여래와 동격이라는 것을 체득한 자를 말한다. 따라서 이 경지에 도달한 진언행자는 대일여래의 지위를 인증받는 관정을 수여받을 수 있는 것이다. 그 때 관정을 받은 진언행자는 그 증거로써 금비, 명경, 법륜, 법라등을 수여받는다. 이들 법구는 차례로 무지의 장막을 제거하고, 청정하여 더러움이 없는 것, 전법륜의 활동, 진언도의 개시를 나타낸 것이다. 이들 법구를 수여받은 뒤 진언행자는 보리심을 견고히 하도록 하기 위해서 삼매야의 사중금계를 수여받는다. 그것은 법을 버리지 않고, 보리심을 버리지 않으며, 일체법을 간린하지 않는 것과 중생에게 이로움이 되지 않는 행을 하지 않는다는 내용이다. 이와 같이 관정을 받은 진언행자는 그 대로 대일여래의 마음이며...
2002-08-05 09:26:12
한국밀교전개사 33
아사리의 삼업정화법 1. 조선밀교의 금강아사리관상법 조선시대 말기의 금강아사리관상의궤에 의하면 아사리는 삼밀행을 행할 수 있는 존재이자 진언행법의 집행자이다. 그 아사리는 진언행법의 집행을 위해서 자신의 삼업정화를 중시했다. 즉 진언행법에서 아사리의 신구의는 매우 중요한 부분이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여기서 진언행법의 집행자인 아사리는 신과 구와 의를 철저히 정화한 인물로 등장한다. 본래 밀교에서 아사리란 명칭은 제자의 행을 바루고, 규범을 실행하도록 하는 덕이 높은 스승을 가리킨다. 본래 인도의 바라문들 사이에서 아사리는 제자에게 베다와 같은 의궤와 규범을 가르치는 자를 지칭했다. 이와 같은 의미의 아사리는 불교에 수용되어 소승의 사분율에서 출가, 수계, 교수, 수경, 의지와 같은 다섯 종류의 아사리로 등장한다. 그리고 대승의 원돈계에서는 문수보살을 갈마아사리, 미륵보살을 교수아사리라는 명칭으로 부르게 되었다. 나아가서 밀교에서는 넓은 의미에서 대일여래를 비롯한 제불보살을 ...
2002-07-16 13:41:18
한국밀교전개사 32
진병의식과 밀교법구 1. 밀교법구의 제작 밀교의 법구는 행법과 의식의 집행에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 밀교의 행법에서 의식집행자가 지닌 법구는 불보살이 가진 지물과 같은 성격을 가진다. 그것은 곧바로 신앙적 측면에서 의식집행자의 서원이며, 존이 가지는 서원이다. 그러나 우리나라에는 밀교의 법구들이 온전하게 전승되고 있지 않기 때문에 삼국시대이래 고려시대를 거처서 조선시대에 이르기 까지 어떤 종류의 법구들이 밀교의식에 활용되었으며, 그것들이 어느 정도 중요성을 가지고 있었는지 간파하기 어려운 상태에 있다. 근세에 까지 전해지고 있는 몇 안되는 법구들의 경우도 대부분 유물관에 전시되어 있을 뿐 실재로 활용되고 있는 것은 극소수에 불과하다. 그런 가운데 우리들은 단편적으로 남아 있는 밀교적 성격의 의식집들의 내용을 통하여 당시에 이들 의식에서 행법의 집행자가 밀교의 법구들을 활용하여 의식을 집행하였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여기서 우리들은 단편적인 의식집들의 내용과 현존하고 있는 ...
2002-07-02 14:41:10
한국밀교전개사 31
범자진언과 한글창제 1. 진언승 신미와 한글창제 오늘날 한글창제의 기원에 대해서는 다양한 학설이 제기되고 있다. 그 중에는 한글창제가 범자에 그 기원을 가지고 있다는 설도 있다. 여기서 범자와 한글창제간에 어떤 형태로든 관련성을 가지고 있다면 그것은 불교와 무관하다고 할 수 없을 것이다. 실재로 조선불교통사의 저자 이능화 씨는 한글창제의 범자기원설을 주장하면서 불교와의 관련성을 지적하였다. 그러나 그는 그 전거를 확실히 밝히지 않았기 때문에 범자와 한글이 어떤 면에서 관련이 있는지 막연한 상태였다. 그것은 조선시대의 진언승 신미의 행적이 밝혀짐으로써 그 실마리가 풀리게 되었다. 신미는 속리산 복천사의 승려로 세종 때부터 세조에 이르기까지 국왕의 측근으로 활동하며 왕사에까지 오른 인물이다. 조선왕조실록과 김씨 가계보에 의하면 김수성 즉 신미는 세종 때 집현전의 학사로서 왕의 총애를 받았으며, 세조 때는 왕사로 선교도총섭혜각존자라는 칭호를 받았다고 되어 있다. 그가 본격적으로 ...
2002-06-17 10:06:02
한국밀교전개사 28
본당장엄의 삼밀화 1. 십육관경도와 수미단 충남 서산의 상왕산 자락에 위치하고 있는 개심사는 원래 백제의 의자왕 때 혜감 스님이 창건했으며, 고려시대에 처능이 중창불사를 하여 사찰의 규모를 확장시켰다. 그리고 조선시대에 이르러 성종 때 중창불사가 있었고, 이후에도 여러 차례에 걸쳐서 중수불사가 이루어졌다. 현재 이 사찰에는 대웅보전을 비롯하여 안양루, 심검당, 무량수각, 명부전, 팔상전, 오층석탑 등의 문화유산들이 옛 모습을 간직한 채 잘 보존되고 있다. 여기서 심검당은 조선초기의 건축물로 조선건축사의 귀중한 자료가 되고 있으며, 안양루의 문루에 걸린 '상왕산 개심사'란 현판은 근세의 명필인 해강 김규선이 쓴 것이다. 그 중에서 대웅보전 안의 후불탱화와 수미단의 장엄은 우리들의 관심을 집중시킨다. 본당에는 독특한 장엄의 연엽대좌 위에 봉안된 아미타불을 중심으로 해서 관세음보살과 지장보살이 협시보살로 안치되어 있다. 그리고 그 뒤편에는 십육관경탱화가 있고, 수...
2002-05-06 11:16:16
한국밀교전개사 27
조선밀교의 제존공양법 1. 전통적 밀교행법 우리나라에서 조선시대 말까지 전승되고 있던 밀교행법의 맥은 이웃나라 일본밀교의 것과 비교해도 전혀 손색이 없을 정도로 완벽한 체계를 가지고 있다. 내용적인 면에서도 진언이나 결인법은 행법집으로 전승되고 있으며, 관법의 내용만이 그 맥을 잇지 못하여 미흡한 점이 있을 뿐이다. 여기서 우리들은 조선시대 말기까지 밀교의 행법이 형식적으로나마 전승되고 있었다는데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다. 이와 같은 조선시대 밀교행법의 원류는 당나라 때 혜과화상의 십팔계인에서 찾을 수 있다. 내용적인 측면에서 조선시대의 것과 완전히 일치하지는 않지만 전체적인 틀에서는 상통점을 가지고 있다. 그것은 단정적으로 말할 수 없지만 통일신라 때부터 입당 구법승들에 의해서 이 땅에 전래된 이래 면면히 전승되고 있던 당나라밀교의 영향이 아닐까 생각된다. 즉 의식집행자의 위의로부터 단의 건립과 제존의 봉청에 이르기까지 당나라밀교의 치밀한 행...
2002-04-18 10:11:11
한국밀교전개사 26
조선시대의 의식전승 1. 진언집 편찬의 의의 우리들은 조선시대에 간행된 진언집을 통하여 우리나라에도 티베트나 일본 등지에 전파된 밀교의식과 상통하는 행법이 전승되고 있었음을 알 수 있다. 다만 그것이 어떤 형태로 누구에 의해서 전승되고 있었는지 정확히 알 수 없기 때문에 법맥의 상승을 확인할 수는 없지만 아마도 진언집류를 개간한 인물들을 중심으로 그 맥이 전승되고 있었을 것으로 여겨진다. 다시 말해서 19세기 초까지 조선의 불교계에는 밀교행법의 절차를 이해하고, 진언과 관법을 정확히 구사할 수 있는 인물이 존재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이 밀교의식차제의 성격을 가진 진언집은 조선시대 말기인 18세기 말에 용암선사가 편찬했고, 이것은 후에 그의 문하에 있던 백암선사에게 부촉되어 전라남도 화순에 있는 만연사에서 전승되고 있었다. 그런데 그 곳에 화재가 발생하여 거의 대부분의 내용이 소실되고 단편만이 남아 있던 것을 19세기에 접어들면서 영월대사가 다시 복원하여 간행하게 되었다. 그것은 ...
2002-04-01 14:28:40
한국밀교전개사 25
조선밀교의 교령륜신 1. 조선밀교의 명왕과 천신 일반적으로 명왕과 천신은 분명히 성격을 달리하고 있지만 조선시대 밀교에서 이들 두 존격의 관계는 별다른 구분이 없었던 것 같다. 인도나 티베트에서는 부처님을 대신하여 중생교화의 역할을 담당하는 존격을 명왕이라 했고, 부처님의 가르침을 수호하는 존격을 천신으로 규정했다. 따라서 밀교경전이 성립되면서 다양한 존격이 등장하는 만다라에서도 명왕은 교령륜신의 역할을 담당하고 있으며, 천신은 만다라세계를 수호하는 존격으로 등장하였다. 이와 같이 분명한 성격적 차이를 보이고 있는 명왕과 천신은 조선시대에 이르러 동질적 성격을 가진 존격으로 받들어졌다. 그 존격들은 부처님의 가르침을 전하는 방편으로써 나타나기도 하고, 도량과 불법을 수호하는 존격으로 등장하기도 했다. 조선시대 건립된 전통사원에 안치되어 있는 사천왕과 금강역사, 그리고 신중탱화중의 예적금강은 명왕에 해당하며, 그 외의 범천, 제석천, 색건나천, 나라연천 등은 천신에 속한다. 그런...
2002-03-16 10:11:05
한국밀교전개사 24
조선밀교의 진언결계법 1. 진언결계의 의미 조선시대 밀교에서 나타난 독특한 양상중의 하나로 들 수 있는 것이 진언결계법이다. 이 결계법은 진언다라니를 가지고 불단이나 불화의 테두리를 장엄하여 결계하는 방식이다. 조선시대에 이와 같은 진언결계법이 이루어진 것은 당시에 성행했던 진언다라니신앙의 영향이라고 생각된다. 대부분의 경우 결계는 수행도량을 수호하기 위해서 행하는 것으로 되어 있으나 조선시대와 같이 온전한 밀교의 행법이 전승되고 있지 않은 상태에서 경궤에 의한 결계법은 이루어지기 어려웠던 것이다. 여기서 성장엄다라니경에서 설하는 결계다라니 장엄법의 변형된 형태라고 할 수 있는 진언결계법이 등장했던 것이다. 불화의 바깥 테두리에 진언종자를 써넣음으로써 불의 세계와 세속을 구분하기도 하고, 탱화의 뒷면에 진언종자를 넣어 후방을 결계했다. 또한 불단이나 건축물을 장엄할 때, 진언종자를 써넣는 방법으로 단상과 도량을 결계하기도 했다. 밀교에서 ...
2002-02-28 13:52:21
한국밀교전개사 22
1. 조선의 건국과 밀교 조선이라는 새로운 왕조의 탄생은 불교에 부정적인 요소로 작용했다. 고려시대 무신의 난 이후 두드러지게 나타난 사회체제의 동요, 장기간에 걸친 몽골과의 항쟁, 계속되는 정치적 격변 속에서 관료기강의 문란, 사원경제의 비대화로 인한 병폐 등은 고려왕조의 기반을 근저로부터 동요시켰다. 그런 사회적 변화와 혼란 속에서 사대부라고 하는 새로운 관료계층이 출현하게 되었다. 그들은 개혁을 주도하는 혁신세력으로 성장하였고, 오랫동안 고려의 정신적 지주역할을 하였던 불교에 대해서 부정적인 입장을 취하였다. 또한 불교를 대신한 유학의 이념을 가지고 새로운 정치와 사회적 질서를 수립하려고 하였다. 이러한 고려 말의 상황들은 고려의 기성질서를 혁파하려는 이성계의 의도와 상통하였다. 여기서 신왕조를 창건한 이성계는 건국초기에 사대부를 중심으로 한 의결기관을 통하여 정치를 운영하였고, 그들의 의사는 정치면에 현저하게 반영되었다. 또한 그들이 중심이 되면서 정치이념의 기조를 이루게 ...
2002-02-18 10:10:19
한국밀교전개사 23
1. 조선 밀교의 특징 조선사회의 불교에 대한 부정적 분위기 속에서도 밀교적 요소를 띤 신앙들은 왕실과 민중들 사이에서 면면히 살아 숨쉬고 있었다. 교리적 측면에서 그렇다할 전개를 보이지 못한 반면 신앙적 측면에서는 척불정책이 무색할 정도였다. 그 중에서 진언다라니신앙, 밀교제천에 대한 신앙, 민중들의 구복적 요청을 반영한 의식집의 간행과 각종 의식의 집행은 그 대표적인 예라고 할 수 있다. 그것은 심오한 교리의 이해나 전문적 의식의 집행을 요구하지 않는 평범한 밀교신앙의 형태들이다. 여기서 밀교에 대해서 신앙이라는 표현을 쓰는 데에는 문제가 있을 수 있다. 그렇지만 조선시대 밀교의 경우, 경궤의 내용에 입각한 충실한 신행이 이루어지지 않았고, 몇 가지 단편적인 밀교적 요소들만을 취하여 신앙적으로 활용하였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일이다. 즉 조선밀교는 경전이나 의궤 중심의 전문적 수행이나 의식이 아닌 구복적 성격이 강한 형태의 신앙으로 전개되었던 것이다. 그것은 역성혁명이후 유교의...
2002-02-18 10:10:12
한국밀교전개사 21
1. 고려사회와 밀교 고려는 돈독한 불교적 신앙을 기반으로 건국되었으며, 태조이래 공양왕에 이르기까지 그 신앙의 열기는 그칠 줄 몰랐다. 수많은 내우와 외란 속에서도 불교에 대한 열렬한 신앙심은 식지 않았고, 오히려 그 열기를 더해주었다. 흔히 고려의 불교를 기복적이며 형식에 치우친 불교로 간주하여 불교의 본지를 저버린 형태로 이해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그것은 왕조가 유지되고 있던 기간동안에 개설된 수많은 도량이나 풍수지리설을 근간으로 한 일부 묘승들의 활동 때문인 듯 하다. 그러나 고려불교는 신앙적인 측면에서 어느 시대보다도 풍요로움을 더했고, 국가와 민중을 위한 현실중시의 불교였음은 부인할 수 없다. 그 예로 진각국사 혜심은 참선공부는 나라의 복운을 가져오게 하고, 지혜의 경론은 이웃나라의 침범을 막아준다는 말을 남기고 있다. 그는 보조국사의 제자로 선에 정통한 승려였지만 참선수행도 역시 국가의 평안과 외적을 진압하는데 쓰일 수 있음을 밝히고 있다. 이와 같이 고려불교계에서 국...
2002-02-18 10:03:48
한국밀교전개사 20
고려밀교와 팔만대장경 1. 대장경편찬의 의미 대장경은 인류지혜의 결정체라고 할 수 있다. 인류역사상에서 대장경만큼 방대한 서적도 없고, 그 만큼 인류의 문화를 위해서 공헌한 서적도 없을 것이다. 인간이 원하고, 그들이 실천해야할 모든 내용이 이 대장경 속에 들어 있다고 하여도 과언이 아니다. 병들고 굶주린 자를 위해서 그것을 벗어 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하고, 고매한 정신세계를 개척하려는 자에게 다양한 수행법을 제시했으며, 개인과 나라에 환란이 있을 때, 그것을 물리칠 수 있는 방법도 제시하고 있다. 또한 인간의 도리를 다하는 삶을 영위하도록 인간이 지켜야할 도리를 계율로써 나타내고 있다. 우리는 이런 점들에 대해서 이미 신라와 고려밀교의 신앙적 특성을 통해서 살펴보았다. 그 당시 사용되었던 관정경은 문두루비법, 약사경은 약사치병법 등을 제시하여 외적의 퇴치와 병환의 치료에 활용되었으며, 고려대장경이 편찬되면서 거기에 수록되었다. 우리들은 대장경이라고 하면 부처님과 같이 깨달음을...
2001-12-17 14:35:52
한국밀교전개사 19
고려의 금강계 육자진언신앙 1. 금강계 육자진언의 성립 금강계 육자진언은 옴마니반메훔 여섯 자에 금강의 법계를 구현하려는 다양한 의미가 부여됨으로써 성립하게 되었다. 그것은 밀교와 관련된 새로운 형태의 진언신앙으로 우리나라에서는 고려시대에 이르러 유포된 것으로 여겨진다. 본래 관세음보살의 본심미묘진언으로써 육자진언은 밀교적 요소가 가미된 금강계 육자진언보다 훨씬 앞선 시대에 성립되었으며, 그 진언 자체만 가지고 밀교와의 관련성을 결부 짓는데는 무리가 있다. 관세음보살의 본심미묘진언은 오로지 수많은 불보살의 진언가운데 하나이며, 관세음보살의 진언 명호일 뿐이다. 그런데 육자진언의 발생연원을 밝히는 마니칸붐에 의하면 포타라궁전에는 온 세상에 울려 퍼지는 육자금강의 소리가 가득차 있고, 금강과도 같은 법계의 지혜로 충만해 있으며, 그 곳 일월연화좌에 머무는 육자존은 헤아릴 수 없이 많은 보살들에 둘러싸인 가운데 중생계를 구원하기 위하여 가지를 베풀고 계신다고 전한다. 또한 그 곳은 오...
2001-12-03 15:13:39
한국밀교전개사 18
고려밀교의 대석동체신앙 1) 동체신앙의 형성배경 우리 나라에서 대일여래와 석가모니를 예경의 대상으로 삼은 것은 삼국에 불교가 전래된 이래 통일신라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그 때에는 이들 두 부처님이 각기 다른 속성을 가진 존격으로서 받들어 졌으며, 각 사찰이 지향하는 수행과 신앙목적에 따라서 본당에 안치되었다. 대일여래는 비로자나라는 이름으로 화엄계통의 사찰에서 모셔졌으며, 석가모니는 일반사찰에서 통불교적으로 받들어졌다. 따라서 대일여래라는 명칭보다 화엄의 주존인 비로자나라는 명칭이 일반화되었으며, 존형은 화엄경에서 설하는 법신의 인격화된 형상으로 간주되었다. 그러나 우리 나라 대부분의 사찰에 봉안되어 있는 비로자나의 모습은 밀교경전이 성립된 이후에 등장하는 대일여래의 모습이다. 즉 여러 사찰에 안치되어 있는 비로자나는 밀교와 일반불교의 존형융합을 통하여 나타난 모습이다. 특히 당나라 때부터 등장하는 선무외계 존형과 유기경의 지권인이 결합한 독특한 형상이다. 이와 같은 형상은 ...
2001-11-17 11:47: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