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회(禪會)로 수행모델 재정립"

편집부   
입력 : 2008-09-08  | 수정 : 2008-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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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송선원장 월암 스님

"선회(禪會)를 통해 이 시대 수행과 교화의 모범으로 만들어 조계종 수행모델을 재정립하는데 노력할 것입니다."

'108조사 행화도량' 지리산 벽송사에서 두 번째 열리는 선회 입재식을 하루 앞둔 9월 5일 오후 벽송사 벽송선원장 월암 스님은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선회는 선의 이론과 실참을 함께 참구하는 선ㆍ교 겸수를 말한다"면서 "선수행은 이론에만 치우쳐도 안되고, 실참에만 국한되어도 안되기 때문에 선의 이론적 토대를 구축하고 그 위해 실참실구를 함으로써 명안종사가 탄생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월암 스님은 "도량 수용인원 관계로 올해 방부를 들인 스님은 90여명이고 청강생까지 합하면 100여명이 된다"며 "수좌스님들이 오전과 오후에는 강의를 통해 선의 이론을 구축하고 새벽과 저녁으로는 4시간 정진을 통해 실참실구를 함으로써 선·교 겸수의 가풍을 다시 일으키고 간화선풍을 진작시키는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종교편향 사태로 인해 시국이 어수선한 상황에서 수행이 잘 되겠느냐는 질문에 월암 스님은 "수선납자로서 수행이란 고유영역을 지켜나가는 것이 중요한 덕목이며 수행을 올곧게 함으로써 종교편향 등 외부의 충격에 더욱 건실한 종단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선납자들은 책을 보지말라'는 말에 대해서는 "성철 스님의 수좌오계를 보면 책을 보지 말라는 구절이 나온다. 스님의 근본 뜻은 지혜의 방편을 떨쳐버려야 한다고 봐야 한다"며 "부처님의 말씀과 조사어록을 선학적 토대로 구축해 실참탐구를 했을 때 공부에 진작이 있지 않겠냐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한국의 선문에 대해 월암 스님은 "선학자들은 이론에 치중해 실참을 경시하는 풍토가 있고 실참납자들은 책과 경전을 탐구하는 분위기가 미약하다"며 "실참과 이론이 병행되어지는 선의 풍토와 가풍이 살아나길 바란다"고 말했다. 월암 스님은 "견성성불(見性成佛) 요익중생(饒益衆生)이란 말처럼 자비와 지혜를 함께 닦는 것이야 말로 올바른 수행자의 모습"이라며 "불교에서 가장 아름다운 모습은 사부대중이 함께 수행하는 공동체"라고 강조했다.

올해 10월말 재가자들을 위한 선회를 준비하고 있다는 월암 스님은 "앞으로 벽송사를 템플스테이와 수련회 등 재가불자들에게 문호를 개방해 사부대중과 함께할 계획"이라며 "벽송사가 만인의 수행귀의처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함양= 이재우 기자 sanjuk@milgyonews.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