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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공자의 열정

신민경 기자   
입력 : 2001-04-09  | 수정 : 2001-0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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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권으로 읽는 팔만대장경'의 지은이 진현종 씨가 이번에는 그 대상을 공자로 옮겼다. 한국인치고 공자를 모르는 사람은 아마 없을 것이다. '공자의 열정'은 공자의 삶을 소설 형식으로 구성한 전기도 아니고, 공자 사상의 체계적인 이해를 돕는 해설서도 아니다. 대학에서 동양철학을 전공하면서 적지 않은 세월을 동양의 고전들과 벗하며 지내온 저자가 감동과 법열을 느꼈던 정수만을 가려 엮은 것이다. 공자를 읽고 얻은 느낌이 붓다를 읽고 얻은 느낌 그리고 노자나 장자를 읽고 얻은 그것과 통한다고 본 지은이는 공자를 말하면서도 공자에만 머무르지 않는다. 공자를 얘기하면서 불교와 도교도 넘나들고 있으며 무엇보다 글 형식이 독특하다. 어떻게 보면 감상문 같기도 하다. 고전을 통해 발견한 동양사상의 구도를 서술하는 것이 아니라 가슴을 파고드는 느낌의 형식을 취하고 있는데, 이런 형식이 될 수밖에 없었던 것은 지은이 스스로가 말하는 것처럼 공자를 처음 대했을 때의 그 생생한 느낌을 전달하려는 의도 때문일 것이다. 이런 글쓰기, 글읽기를 지은이는 '퓨전'(fusion)이라 하고 있다. 동양사상의 삼대지주인 유가, 불가, 도가 그리고 제자백가는 때로는 화음을 내기도 하고 때로는 심각한 불협화음을 내기도 한다. 다만 지금은 화음을 강조하기로 한 것일 뿐이다. 그래서 이 책에서는 공자를 말하면서도 공자 이야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불가와 도가 뿐만 아니라 수많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언급하고 있다. 이 책은 '올바른 삶을 위한 교향곡'을 연주하는 데 있어 다만 공자에게 일시적으로 그 지휘를 맡긴 것이다. "여러 성현들의 말씀을 머리로 이해하려 하기보다는 맛있는 칵테일을 음미하듯 그리고 온갖 꽃이 만발한 정원을 거닐 듯 마음으로 느껴보면서 읽기 바란다." 천편일률적인 해설에서 벗어나 책을 읽는 독자 스스로 고개를 끄덕이고 지은이의 느낌을 공유할 수 있기를 고심하던 중 새로운 글쓰기를 찾아낸 지은이의 당부의 말이다. 진현종 지음/들녘/8,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