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 출판

(책) "모난 돌이라야 주춧돌 된다"

NULL   
입력 : 2005-10-12  | 수정 : 2005-10-12
+ -
진선여고 교사이자 동화작가로 활동 중인 박춘희 선생이 지난 20여 년 간 써온 글을 모아 에세이 '모난 돌'을 펴냈다. 박춘희 선생은 1972년 '새교실'로 등단해 '달맞이꽃' '들꽃을 닮은 아이' 등 주옥같은 동화를 써왔고 2003년에는 불교아동문학상을 수상하며 동화작가로서의 입지를 다져왔다. 저자는 앞서 "빛 바랜 사진첩을 넘기며 지난 시간을 추억하듯, 다시 돌아갈 수 없는 그 시절을 떠올려본다"라고 술회하며 소중한 그리움의 흔적을 찾는다. '모난 돌'은 그리움을 크게 다섯 부분으로 나눠놓는다. '소나무, 내 그리움의 나무여'에는 부모님에 대한 그리움이 담겨있다. 어린 시절, 스스로 '모난 돌'이라며 풀죽어 있자 "모가 난 돌이라야 기둥을 버티게 하는 주춧돌이 되고 하다 못해 담을 쌓는 데라도 쓰이는 거야"라고 다독여주신 아버지는 마음을 울렁이게 한다. 모 없는 돌은 되레 제 몫을 다하기 어렵다며 개성이 강한 사람이 되라던 말씀은 용기를 가져다준다. '종아리 때리는 어머니의 심정'에서는 초등학교 교사로서의 일들을 그렸다. 여전히 가르치는 일이 두렵다는 저자는 어린이의 눈에 맞춰 세상을 바라보라고 전하는데 "아이들 앞에서는 관념이나 편견을 버리고 마음의 눈을 열게 해줘야 한다"는 말에서 참다운 가르침을 읽을 수 있다. 이어 '시험이 두려운 그대에게'에서는 진선여고 교사생활 이야기를 고백하는데, 진학에 걱정하고 시험에 흔들려 때로 어긋나는 학생들에게 한발 물러서서 자신의 고민을 바라볼 것을 강조한다. '우리 삶의 이야기는 한강과 함께'에는 동화작가로서의 모습을 실었다. 동화가 완성되면 반드시 학급 아이들에게 먼저 들려줘 아이들이 동화 속 주인공의 아픔을 이해하도록 했다면서, 소외된 아이들을 품어 안으며 글을 써온 저자는 아이들과 함께 즐길 수 있는 이 길이 행복하다고 말한다. 끝으로 '잃어버린 색동 고무신'에서는 빛 바랜 사진첩을 넘기듯 지난 시간을 추억하며 글을 매듭짓는다. 다시 돌아갈 수 없는 시절을 떠올리며 우정, 희망, 젊음, 절망, 외로움 그 모든 것들이 이제는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그리움이라고 고백한다. 이번 에세이에는 저자의 성장체험, 가족 이야기 등이 진솔하게 담겨져 책장을 넘길 때마다 가슴이 아련해진다. 책을 통해 독자는 어린 시절로 가는 시간여행을 즐기고 부모로서의 감정을 공유하며, 때로는 황혼에 접어듦을 지각해 '뜨는 해'보다 '지는 해'를 더 깊이 바라보게 될 것이다. 김수정 기자 puritymay@milgyonews.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