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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423호)

지현 주필   
입력 : 2005-03-29  | 수정 : 2005-0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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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도문제 종단차원서 관심 가져야) 진각종단은 종조인 진각성존 회당 대종사가 울릉도에서 탄생하여 울릉도 금강원을 종단의 성지로 하고 있다. 따라서 울릉도의 부속도서인 독도에 대해서도 남다른 애정과 관심을 갖고 있다. 종단이 매년 심혈을 기울여 회당문화축제를 울릉도에서 개최하는 것도 그렇고, 청년불자들이나 진각복지재단에서 독도 관련 행사나 울릉도 대민봉사활동에 지속적인 참여를 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그러나 종단이나 산하단체들이 최근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른 독도문제에 대응하는 자세는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 '조용한 외교'에서 '외교전쟁 불사'로까지 확대된 독도문제에 대해 진각종단과 신행단체들은 특별한 인연에도 불구하고 적극적인 입장이나, 가시적 행동을 보이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독도문제는 국가 차원의 외교 현안이고, 대국민 감정의 문제이지만, 종단차원에서는 종단의 인연에 대한 최소한의 도리를 다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적극적인 입장에서 종책 차원에서의 종단의 인연을 대외적으로 강조하는 홍보전략의 명분도 있는 것이다. 홍보전략은 명분과 시기가 중요하다. 명분 없는 홍보를 할 때 언론에서 관심을 가져줄 리도 없고, 설사 명분이 있어도 시기를 놓치면 그 효과를 기대하기가 어렵다. 종교단체의 홍보는 적극적인 의미에서 포교활동이다. 포교활동 없이 종단의 정체성이 지켜지기 어렵고, 교화의 활성화를 기대할 수 없는 것이다. 신행단체의 존재는 단순한 친목의 의미를 넘어 대사회활동을 펼치기 위해서 필요하다. 종단의 입장을 대변하고, 때로는 종단을 뛰쳐나가 대사회적인 입장에서 활동해야 한다. 그런 점에서 이번 독도문제는 총금강회나 청년회, 그 밖의 신행단체들에 있어서 자신의 정체성을 대내외적으로 공고히 할 기회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있는 것이다. 종단이나 선열들의 뿌리를 찾아 인도나 중국을 순례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가까이 종조의 숨결이 닿아 있는 탄생성지의 혈지성을 간과하면 안 된다. 독도는 진각성존의 깨달음의 너울이 춤추는 곳이다. 그 분이 왜 비강비약의 반도적 성품을 질타하며, 풍토성과 혈지성을 주창하며 울릉도에서 출생하셨는지 오늘 시련 받는 독도를 보며 다시 되새겨야 한다. (4월의 선택과 진각종단의 미래) 올해 4월은 진각종단에 있어 매우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연례적인 춘기스승강공과 종의회 등을 차치하고라도 제 27대 통리원장의 선출이 있기 때문이다. 통리원장은 진각종단의 종행정을 총괄하는 명실상부한 종단의 수장이다. 물론 교법을 수호하는 총인께서 주석하기는 하지만, 종단의 대내외적인 실질적 대표가 통리원장이라는 점에서 그 직분은 막중하기 이를 데 없다. 진각종단의 통리원장은 종무를 총괄한다는 점에서 타 종단의 총무원장과 같은 직분이지만 단순한 업무가 아니라 순리에 따라, 이치적으로 종단을 이끄는 '통리(統理)' 원장이라는 점에서 독특한 의미와 차별성을 지닌다. 특히 이번에 선출될 차기 통리원장은 종단의 창교 60주년을 기념하는 종사적 큰 행사와 종단의 새 활로를 열어가야 한다는 시대적 요청을 받고 있다는 점에서 더없이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시대의 여건과 종단 상황도 과거와는 크게 변했으면서도 이번 선거가 뚜렷한 종책표방 없이 너무 조용히 진행되는데 대해 오히려 많은 진언행자들은 의아하게 생각한다. 본래 종단의 전통이나 정서가 상(相)을 경계하여 드러내는 것을 절제하는 풍토이기에 그것은 어쩌면 당연한 현상인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번 선거야말로, 작금의 종단 안팎의 관심과, 종단의 미래를 좌우할 중요한 출발선이라는 점에서 최소한 종단을 어떻게 이끌겠다는 비전 제시 없이 '되면 한다'는 소극적인 자세는 결코 바람직하지 않은 것이다. 물론 37명의 종의회 의원들은 일반인들이 아니라 37존 불보살을 대표하는 성직자들이라는 점에서 우리는 그 현명한 판단과 결과가 있으리라고 생각한다. '통리'란 법계의 뜻을 읽고 사람들의 마음을 모으는 일이다. 지금 진각종단의 신교도들은 승속이 다시 하나가 되어 욱일승천하여 한국불교의 새바람을 일으키던 종단의 그 종풍이 진작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모두가 사심 없이 일심으로 서원 해야하고, 그 결과는 법계의 선택이며, 종단의 인연임을 알고 수순 해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