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행론 설법 45-염혜력(念慧力)은 신통(神通)함

밀교신문   
입력 : 2022-0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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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라니의 염혜력(念慧力)은 듣는 바를 잊지 않고, 염혜력은 익힘 없는 무량경전 뜻을 알며, 염혜력은 일찍 듣지 못한 바를 들어 알며, 염혜력은 보지 못한 때와 곳의 일을 알며, 염혜력은 소리 듣고 본(本)과 말(末)을 분별하여 그 실상(實相)을 관하므로 그의 생멸 알게 된다.


염혜력은 진언 염송으로 얻어지는 힘입니다. 염혜력은 염력과는 다릅니다. 염력은 사람의 성격이나 어느 순간에 생기는 힘으로 오래지 않아 곧 사라지는 것으로 흔히 초능력이라 합니다. 염혜력은 오랜 시간 진언 수행에 의한 공덕으로 불가사의(不可思議)하며 장원한 힘을 말합니다. 법력도 이에 속합니다.

 

염혜력은 염송한다고 하여 무조건 얻어지는 힘이 아닙니다. 청정한 마음과 자비한 마음이 성숙될 때 얻을 수 있습니다. 물론 약간의 염혜력은 얻을 수 있습니다. 염혜력은 청정과 자비한 마음만큼 얻게 됩니다. 즉 자신의 마음 그릇에 맞는 염혜력을 얻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큰 염혜력을 얻으려면 먼저 자신의 마음 그릇부터 크게 넓혀야 합니다. 덕이 높고 자비한 마음으로 염송하여야 합니다. 염송 소리에는 가난한 소리가 있고 부(富)한 소리가 있으며, 건강한 소리가 있고 아픈 소리가 있으며, 기쁜 소리가 있고 슬픈 소리가 있으며, 승차의 소리가 있고 하락의 소리가 있습니다. 마음이 울리도록 염송할 때 본래 가진 염혜력이 잠에서 깨어나게 됩니다. 그러므로 광대원만한 마음을 가져야 광대원만한 염혜력이 들어 올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미 마음에 잡동사니가 꽉 차 있다면 염혜력은 들어오지 못합니다. 이때는 먼저 잡동사니를 제거하는 작업을 하여야 합니다. 그 작업이 굳건한 믿음으로 참회하는 것입니다.

 

중생계에 나타나는 모든 현상은 신비롭거나 예언적인 것은 없습니다. 모든 것이 인과에 의하여 일어나는 현상일 뿐입니다. 인과를 깨닫지 못한 상태에서 바라보면 나타나는 현상들이 모두 불가사의하고 신비롭게 보이는 것입니다. 예언은 신비로운 것이 아닙니다. 인과를 깨달아 혜안과 법안과 불안이 열리면, 자연히 과거를 알고, 현재를 알고, 미래에 일어날 현상들을 알게 되는 것입니다. <법화경>의 수기설법도 이와 같습니다. 현재까지 자신과 상대방과 만물의 생성과정(生成過程)과 조락과정(凋落過程)의 나타난 인과를 보고 그것에 준하여 어느 때 어디에서 성불할 것이라는 예언의 수기(授記)를 하신 것입니다.

 

염혜력은 아무나 얻을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자신의 부귀영화와 이익과 안락을 위하지 않는 사람, 이웃과 사회에 해로움을 주지 않는 사람, 자연의 질서를 파괴하고 혼란하게 하지 않는 사람만이 얻을 수 있습니다. 이웃을 보십시오. 횡재로 큰 재물이 생기면 마음이 변하여 부모 형제를 배은하고, 부부가 결별하여 가정이 파괴되며 자녀들은 돌보지 않고 자신의 안위(安位)만을 위하여 허랑방탕한 생활을 하는 것을 보게 됩니다. 직장을 버리고 명예가 실추되어 사회에 따돌림을 받다가 이름 모를 사고와 모진 병으로 재물을 사용해보지도 못한 채 패가망신하였다는 소식을 들었을 것입니다. 재물 얻음도 이와 같은데 하물며 염혜력이겠습니까? 만일 이런 사람이 염혜력을 얻는다면 인과법칙은 없는 것입니다.

 

염혜력은 마음 모으는 정성에도 나타납니다. 서낭당의 나무와 마을 입구 돌무더기도 지나는 사람이 잠시 합장하며, 한 개의 돌을 정성으로 올려놓고도 묘득을 봅니다. 한 번의 합장과 한 개의 돌로도 공덕을 보는데 하물며, 청정도량에서 청정한 마음으로 희사하고 정좌하여 금강지권인을 결하고 염송하게 될 때 일어나는 공덕은 무엇에도 비유할 수 없이 무량한 공덕이 일어날 것입니다. 이것은 본래 자신의 마음속에 잠재하여 있는 힘이 부처님의 가지력에 의하여 발휘한 것입니다. 염혜력이 발휘되면 혜안이 열려 옛날에 듣고 배웠던 일들을 잊지 않을 것이며, 법안이 열려 한 번 들은 것을 기억하게 되며, 불안이 열려 앞으로 일어나는 일을 알게 될 것입니다.

 

사바세계에 태어난 우리는 큰 것을 바라지도 않습니다. 하루하루를 행복하게 살아가기를 바라고, 병 없고, 가난 없고, 전쟁 없기를 바라며, 화목하고, 즐겁고, 편안하기를 바라는 것입니다. 나만의 행복을 바라는 것이 아니라, 가족과 이웃과 사회가 모두 행복하기를 바랍니다. 조금 욕심을 부린다면, 현생의 행복이 다음 생까지 이어지기를 바라는 것입니다.

 

많은 사람은 영원한 해탈이 무엇인지 모르고, 영원한 열반이 무엇인지 모르며, 성불도 모릅니다. 오로지 하루하루 즐겁게 살아가는 단순한 행복입니다. 불보살이 보았을 때 순간의 행복에 지나지 않을 것입니다. 위대한 힘을 지닌 불보살이 중생들의 이 정도의 서원도 못 들어 주겠습니까? 불보살은 우리에게 바라는 것도 요구하는 것도 없습니다. 작은 것에 연연하는 우리를 연민의 정으로 바라보면서 자성을 찾아 영원한 해탈을 얻도록 도움을 주고자 합니다. 청하지 않아도 고통받는 중생을 찾아 마음에 맞추어 환생하여 원인을 깨달아 고통에서 벗어나게 자비를 베푸십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조금만 마음을 모으면 불보살의 자비를 가지관정(加持灌頂) 받아 자신의 마음에 잠재한 염혜력을 사용할 수 있도록할 것입니다. 옴마니반메훔 한 번만 불러도 얻을 수 있습니다. 정성으로 한 닢만 보시하여도 얻을 수 있습니다. 잘못을 깨닫는 참회로도 얻을 수 있습니다. 허심한 마음으로 법문을 청하여도 얻을 수 있습니다. 새벽 잠자리에서 일어나 첫 마디로 ‘옴마니반에훔’이라 하면 얻을 수 있습니다. 밥상 앞에서 수저를 들기 전에 합장하고 진언을 외우면 얻을 수 있습니다. 세수할 때, 옷을 입을 때, 신발을 신을 때, 걸어갈 때, 멈추고 앉을 때도 마음 모아 ‘옴마니반메훔’ 부르면 얻을 수 있습니다. 하루의 일과를 마치고 잠자리에 들 때, ‘옴마니반메훔’ 한 번만 불러도 얻을 수 있습니다. 일상에 습관 되어 생각없이 불러도 그때 그 순간, 그 일에 맞도록 염혜력을 얻을 수 있습니다.

 

한 마디의 염송을 가볍게 생각하지 마십시오. 바닷물도 한 방울 물에서 시작되고 태산도 한 줌의 흙이 모여 이루어졌습니다. 작은 정성 하나에서, 짧은 한순간의 정성에서, 미약한 중생의 마음에서 삼라만상을 다스리는 주인공이 되는 것입니다.

 

그리고 염혜력은 불보살이 준다고 생각하지 마십시오, 자신의 마음속 본래 잠재되어 잠자고 있던 힘을 깨운 것입니다. 본래 지닌 불가사의한 염혜력은 각자의 마음 따라 열립니다. 마음이 좁으면 좁게, 넓으면 넓게, 작으면 작게, 크면 크게 활동할 것입니다. 마음 따라 귀명하고 참회하고 희사하고 염송하여 모든 서원이 성취되어 뜻과 같이 생활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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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정 정사/기로스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