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와 심인진리의 실천

밀교신문   
입력 : 2020-1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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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도 세상의 많은 이들이 지금 당장이라도 빨리 끝났으면하고 염원하는 게 있다면 바로 이 코로나19 바이러스 감염병 유행 사태가 아닐까 합니다. 발병 초기만 하더라도 대부분의 나라에서는 지역사회 감염이 확산하기 전까지 이 사태를 대수롭지 않은 일로 판단했었지요. 그러나 중국에서 시작된 코로나19202019일 첫 사망자를 낸 이후 빠른 속도로 확산하여 지금 순간에도 무서운 전파력을 과시하며 지구촌 곳곳에 맹위를 떨치고 있습니다. 세계인들은 절박한 심정으로 현재의 확산 추이를 지켜보며 매일같이 엄습하는 공포와 두려움에 숨죽인 채 가쁜 호흡을 몰아쉬고 있습니다.

 

1년이 다 되도록 사회적 거리두기가 일상의 큰 화두였지요. 공중화장실이나 식당 테이블에는 투명 아크릴로 선이 그어졌고 모르는 사람이 가까이 다가오는 것을 꺼림칙하게 여겨 자리를 옮기는 모습도 심심치 않게 목격되었어요. 그런가 하면 마스크 착용을 거부하는 이와 이를 제지하는 시민 사이에 벌어진 언쟁이나 실랑이 장면도 종종 뉴스에 나오곤 했습니다. 전염병 자체의 위험성도 심각하지만, 이로 인한 사람들 사이의 갈등과 반목, 불신과 혐오는 더 큰 위험 요소로 여겨질 정도였지요.

 

경기 침체와 유례없는 대량 해고로 인한 가장들의 일자리 상실, 자영업자들의 영업 손실로 인한 경제적 무력감, 학생들의 장기간 비대면 수업으로 인한 우울과 고립감 심화 등 코로나19가 우리 사회에 남긴 경제적심리적 상처는 이루 다 말할 수 없을 정도입니다. 올해 수능을 치른 학생들의 절박한 심정은 또 어땠을까요? 위아래로 새하얀 방호복을 착용한 채로 시험장에 들어선 응시생의 비장한 모습에서 우리는 코로나 세대 수능생들의 극심한 스트레스와 고뇌를 단적으로 읽을 수 있었습니다.

 

어느새 일일 확진자가 700여 명에 육박하더니 급기야 1,000명을 바라보는 급격한 악화일로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전문가들은 불필요한 만남을 최소화하고 집콕하는 것 외에는 달리 방법이 없다며 그다지 전문적이지 못한(?) 뻔한 제언을 늘어놓습니다. 바야흐로 제행이 무상하기 그지없는 시절 인연인지라, 개방과 세계화를 부르짖으며 오픈 마인드를 외치던 때가 엊그제 같거늘, 이제 세상은 사업장 폐쇄’, ‘학교 및 종교시설 폐쇄’, ‘집회 억제등 폐쇄와 억제를 강조하며 꼭 필요한 일 외에는 절대로 집 밖에 나가지 말라고 권고합니다.

어수선한 시국이 계속되는 지금 상황에서 2021년 신축년(辛丑年) 새해대서원불공을 코앞에 둔 우리 진언행자의 불공과 신행은 과연 어떻게 가닥을 잡아야 하는 걸까요? 세상이 온통 코로나에 대한 공포로 가득하여 전국의 진언행자들 역시도 심인당에 오시는 발걸음이 편치 않으시리라 생각됩니다. 그러나 이렇게 힘들고 어려운 때일수록 행동에 큰 경계가 있으면 크게 법을 세우고 마음은 개방해야 합니다. 또 행동에 자유를 둘 때는 반대로 마음에 경계를 엄중히 두어야겠지요.(실행론 4-1-15)

 

진각성존 회당대종사께서는 시시(時時)불공 처처(處處)불공을 말씀하시며 삼밀과 희사로 불공하는 그곳에 부처님이 있다고 설하셨습니다. 따라서 우리가 불공을 어디서 해야 하는가는 지금 상황에서 크게 중요하지 않습니다.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의 행정명령과 방역위생수칙을 준수하여 행하되, 작은 사의 이익보다는 국민을 비롯한 세계인의 병고 소멸을 우선적으로 서원하는, 이른바 큰 공의 이익을 위한 여법한 불사가 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러려면 첫째, 육자진언을 자주 염송해야 합니다. 이 진언을 한 번 외우는 묘득은 팔십억 겁 불보살의 명호를 부르는 공덕과 같고, 항상 뜻으로 외우거나 몸에 지니는 이는 질병이 물러가고 관재(官災)가 소멸하며 전란(戰亂)과 진중(陣中)이라도 일체 재난을 면하게 됩니다.(1-4-1)

 

둘째, 희사를 줄이지 않고 행해야 합니다. 진리의 희사는 예방주사와 같아서 병을 미연에 방지합니다. (5-6-19) 현재의 곤란, 재앙, 우환, 질병을 미리 없애어 소멸하고 미래에는 부귀하고 복 있는 사람이 되는 데 희사의 공덕이 있습니다.(2-10-5) 인 지어서 과 받는 것이니 국가 사회를 위해 희사 일문(一門)으로 내보내면 우환, 질병 등으로 나가는 것을 막을 수 있고 오히려 진리가 전체 수입을 많게 할 것입니다.(4-6-2)

 

셋째, 추복불사를 행해야 합니다. 조상을 위한 추복불사를 끊이지 않고 하면 부모가 오래 사는 복을 누리게 되고享壽병과 근심이 없어지며, 자손이 창성하고 모든 혈육이 장수하여 길이 복락을 누리게 되며 질병과 재화는 자연히 소멸하게 됩니다.(3-7-1)

 

넷째, ()를 비방하지 말아야 합니다. 현세를 정화하고 행복하게 하는 교를 비방하면 현세부터 곧 그 비방하는 과보를 받게 됩니다. 질병이 끊어지지 않으며 사업은 뜻대로 되지 않고 재물은 흩어지며 가족은 불화하고 부부는 서로 미워하며 자손은 불량하여 스스로 가난하고 고통 가운데 살면서도 지혜 없는 사람은 깨닫지 못합니다.(4-1-19)

 

다섯째, 육행을 실천해야 합니다. 육행 실천은 심인불도(心印佛道)의 기둥이며 생활 속에 우환, 질병, 가난을 없게 합니다.(4-4-2)

 

코로나19의 광풍(狂風)에 덜덜거렸던 경자년의 끝자락에서 잠시나마 심신의 고단함을 뒤로 한 채로 온 중생에게 행복과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신 진각성존 회당대종사의 은혜로운 법설에 합장례하며 언젠가 다가올 봄을 조심스레 기다려봅니다.

 

어두우면 밝아 오고 겨울에서 봄 오며 풍파 후에 고요하고 소나기 뒤 햇볕 나병에서 곧 건강하고 실패 끝에 성공 온다.”(4-5-8)

 

길상심인당 주교 성제 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