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제 정사 알기쉬운 교리문답

편집부   
입력 : 2016-06-16  | 수정 : 2016-0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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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조로운 일상을 어떻게 극복해야 할까요?

‘권태’나 ‘우울’과 같은 극한의 공허감을 맛보게 되면 삶의 어떤 것에도 의미를 느끼지 못하고 자기 생각에만 갇혀 지내게 됩니다. 평소에 잘 지내던 사람도 한순간에 인생을 허무하게 느껴 지금껏 해 오던 노력마저 포기하는 경우가 있지요. 금실 좋던 부부간에도 세월이 흐르면 권태로움이 찾아들잖아요. 회사에서 슬픈 표정으로 넋이 나가 있는 부하 직원에게 “자네, 무슨 일 있나?”하고 직장 상사가 물었대요. 그러자 그가 한숨을 내쉬며 힘없이 하는 말이, “예전에 집사람과 좀 다퉈서 한 달 동안 서로 말도 하지 않기로 했었어요. 그런데 그 평화롭던 한 달이 오늘로 끝나거든요.” 하더라지 뭡니까. 검은 머리 파뿌리 되도록 오래오래 같이 살자던 초심의 그 맹세는 대체 어디로 가버린 걸까요?

학생들도 마찬가지예요. 요즘 청소년들을 보면 인생을 다 산 것처럼 지친 표정일 때가 많습니다. 3분에 한 번씩 휴대전화를 만지고, 1초도 가만히 참지 못하는 ‘초미세 지루함’ 속에 사는 듯해요. 각종 게임과 동영상에 길들여진 아이들은 교단에서 강의하는 선생님을 마치 액정 속 인물로 치부하여 영혼 없는 얼굴로 맞이합니다. 그래서 이따금 학생들이 앉은 쪽으로 불시에 튀어나가 줘야 한다나요? 그래야 가상현실이 아닌 실제 상황임을 알아차린다는 거지요. 심지어 필기를 귀찮게 여기는 몇몇 학생들은 칠판의 판서를 아예 휴대폰으로 촬영하기도 한다니, 시대가 좋아져도 너무 좋아진 것 아닐까요?

모든 게 너무 편해진 탓인지 몰라도 우리의 하루는 늘 쳇바퀴 돌 듯 별 변화가 없다고 느끼기 쉽습니다. 일상이 단조로우니 살아있다는 생동감을 느끼지 못하고 때로는 소통의 부재와 우울증에 시달리기도 하는 거지요. 실로 인생은 멀리서 보면 별일이 다 일어나는 파란만장함 속에 있는 것 같지만, 가까이에서 보면 지루함의 연속이에요. 우리에게 주어진 대부분의 시간은 반복적인 일을 하느라 채워지거든요. 비록 처음엔 내가 선택한 일이었지만 시간이 가면 그저 해내야 한다는 지루한 의무감만이 나를 지배하게 됩니다. 이렇듯 익숙함에 안주하면 질퍽한 매너리즘의 숲에서 빠져나오기 힘든 법이지요.

나를 새롭게 하려면 오늘의 나를 낯설게 만들어야 해요. 이런저런 잡담을 자주 나누고, 일 외적인 부분에서 스스로 자신을 피곤하도록 자극해야 합니다. 한 달에 한 번이라도 등산을 간다든가, 가까운 곳이라도 꾸준히 산책을 즐긴다든가, 각자가 좋아하는 취미생활을 만들어서 꾸준히 행동으로 옮겨야 해요. 자꾸 새로운 일을 벌이고 자기만을 위한 즐거운 시간을 누리세요. 차 한 잔을 마시더라도 흡족한 마음으로 행복한 티타임이 되어야지, 아무 맛도 모르고 시간에 쫓겨 홀짝거리는 티타임이 되어서는 안 돼요. 항상 새롭게 피어나야 인생이 아름답습니다.

단조로운 일상 속에서 어떻게 마음을 다잡아야 할지, 진각성존 회당대종사의 말씀에 귀 기울여 봅니다.
“나날이 새로운 데 새것이 들어온다. 마음이 항상 새로우면 어떠한 것이라도 항상 새로운 것을 맛볼 수 있다. 하염없이 밖의 변화를 구하면서 마음을 채우지 못하는 생활보다 나날이 새로운 마음을 가져 평범함 속에 한없는 생활 미를 발견함이 참으로 행복한 생활이다. 환경은 나의 그림자이다.”(‘실행론’ 2-4-5(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