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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는 형제 상부상조

편집부   
입력 : 2015-01-30  | 수정 : 2015-0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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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심인당이라는 신행공동체에 모이는 이유는 부처님의 가르침을 실천하여 증득하기 위해서입니다. 이왕에 부처님을 믿기 위해 모인 것이라면 바람직하고 건강한 신행을 실천하는 진언행자가 돼야 하겠습니다. 그렇다면 바람직하고 건강한 신행은 어떤 것일까요? 그것은 한 마디로 <날마다 자라나는 신행>입니다. 신행은 생명체와 같습니다. 그래서 살아있는 신행이 있는가 하면, 죽은 신행이 있습니다. 또 신행은 성장하기도 하고, 쇠퇴하기도 합니다. 우리의 신행이 살아 있는 신행, 그리고 날마다 성장하는 신행이 되기를 서원합니다.

신행이 성장하여 도달할 수 있는 경지는 어떤 모습일까요? 경전에는 그 상태를 <바라밀>이라는 단어로 설명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바라밀>이란 원래 <피안으로 건너간다>는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때의 피안은 지혜와 깨달음의 상태를 의미합니다. 하지만 이 단어는 매우 중요한 의미를 더 가지고 있는데, 그것은 <완성한다>란 의미입니다. 따라서 바라밀은 부족함이 없이 구족되어진 단계를 말합니다. 신행이 점점 성장하여 완성의 단계에 이르러야 한다는 것입니다. 결국 이 의미는 뭔가 문제가 생겨서 망가진 것을 고쳐서 완전하게 만드는 것을 말합니다.

사실 우리 중생은 불성의 종자를 갖춘 존재이지만 삼독심의 번뇌로 인해 고통스런 인생이 되었고, 가정에도 문제가 생기고, 사회에도 문제들이 발생했습니다. 하지만 부처님을 만난 이후로는 그 심성과 삶이 건강하게 되었습니다. 그리하여 점점 아름다운 삶을 향해 나아가게 되었습니다. 부처님의 가르침이 우리를 변화시키고 점점 성장하게 하여 복되고 지혜로운 사람이 되게 합니다.

이처럼 복지구족이란 완성되는 것을 말하는데, 그 복지구족의 모델은 부처님입니다. 우리가 복지구족한 사람이 되어 부처님의 완전한 모습까지 자라야 합니다. 이것이 우리의 신행의 목표입니다. 그런데 신행생활을 처음 시작한 사람이 금방 부처님의 경지에까지 이르는 것은 아닙니다.

이제 신행 성장의 단계를 네 가지로 나누고자 합니다. 그 첫 단계는 <심인당을 주시>하는 단계입니다. 처음에는 심인당이 어떤 곳인가 관찰합니다. 진언행자들이 믿는 내용이 무엇이며, 어떤 실천을 하는지를 살피게 됩니다. 이것이 심인당에 처음 오신 분들이 하는 것입니다. 두 번째는 <심인당에 적응>하는 단계입니다. 심인당에 입문하고 얼마간 시간이 지나면서 혼자서도 불사에 잘 참석하고, 어떤 분은 봉사에 참여하기도 합니다. 그러면서 조금씩 심인당에 적응하기 시작합니다. 그러나 아직은 그 사람이 속깊은 신행의 경지에 안착했다고 말하기는 어렵습니다. 세 번째는 <진리를 알아감>입니다. 이제는 심인당을 아는 게 아니라, 진리로써의 부처님을 알게 됩니다. 점차 마음속에 신심이 생겨나고 자랍니다. 그러나 아직 실제 생활에 있어서는 여전히 부족함이 많고 진언행자답게 실천하지 못하고, 여전히 자신의 욕망에 따라 살 때가 많습니다.

마지막 단계는 <진리를 삶에 기준으로 삼게 됨> 입니다. 이 단계에 오면 시간과 물질을 사용함에 있어서, 인생의 방향을 정하는 모든 일에 있어서 진리에 수순하려고 노력하게 됩니다. 그래서 늘 진리가 자신과 함께 함을 증득하게 되어, 때로 힘들고 어려운 시련을 만나더라도 낙심하지 않고, 그 일을 통해 시현되는 진리의 실상을 증득하게 됩니다. 이제는 진리로써의 부처님을 지식으로만 아는 것이 아니라, 진리로 인해 딴 사람이 됩니다. 존재가 변하게 됩니다. 또한 늘 진리에 집중하고, 어려운 사람의 현실에 관심을 가지고 도우려고 하며, 인생 성공의 기준을 외적 성취만큼이나 내적 성취에서도 찾고, 모든 일에서 긍정적인 보람을 찾으려고 노력하게 됩니다. 이런 사람은 어린 아이의 어리석음이나 유치함에서 벗어나서 흔들리지 않습니다. 이 단계로 나아갈 때 비로소 우리 신행이 성숙했다고 할 것입니다. 또 이처럼 우리의 신행이 성장하면 심인당도 더불어 달라집니다. 이런 신행과 삶의 성숙이 우리 모두에게 있길 서원합니다.

이제 문제는 <어떻게 우리의 신행이 잘 성장해서 복지구족해질 수 있는가> 하는 것입니다. 신행의 성장에는 여러 요소가 필요합니다. <부처님의 가지력>, <신행자의 공덕력>, 그리고 <법계의 통합력> 등 입니다. 또 하나는 <주변에 있는 선지식과 도반들의 도움>입니다. 여기서 우리는 신행이 성장하고 자리잡는 데 있어서 주위의 도움이 절실히 필요하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즉 다른 사람들과 신행의 인연을 맺음으로써 신심이 자란다는 것입니다.

진언행자간의 원만한 관계를 갖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그래서 심인당은 다양한 인연의 자리를 마련하고 있습니다. 그저 심인당 안에서 사적인 만남을 나눌 수도 있겠지만, 중요한 것은 신행으로 연결되는 것입니다.

우리의 인연은 부처님과 함께 하는 것입니다. 우리들이 함께 먹고 즐길 때, 사실은 그곳에 부처님이 함께 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심인당 안에서 단지 인간적인 정으로, 인간적인 목적만으로 인연을 맺는 것을 유의해야 합니다. 심인당 안에서도 고향을 따지고, 학연을 따지고, 어떤 사업상의 목적으로 만나는 것은 좋지 않습니다. 심인당 안에서는 신행적 인연맺음에 힘써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그 때문에 큰 상처를 받게 됩니다.

모두 살기가 힘들고 마음에 찬바람이 부는데, 진심어린 마음으로 자신을 위하여 서원하고 법을 세워줄 때 사람들의 마음이 열립니다. 그런 의미에서 심인당 내의 모든 모임은 서로를 존중하고 하심하는 신행의 모임이 되어야 합니다. 그렇게 소규모 모임에서 신행적 동감대가 형성되면 그 신교도는 심인당에서의 대중동참불사에서도 자연스럽게 증득의 마음이 일어날 것입니다.

우리 진언행자 모두가 서로의 신행과 삶에 좋은 도우미들이 되길 서원합니다. 대중동참불사를 통해 진리의 본뜻을 이해하고 삶의 방향을 제시받고, 소규모 모임에서 <믿는 형제 상부상조>의 구체적 신행미덕을 주고 받으면서 우리들의 신행이 자라기를 서원합니다. 그리하여 복지구족의 여법한 모습까지 성장하길 서원합니다. 그렇게 함으로써 우리 모두가 신행생활의 복전에서 복된 증득을 이루어, 종조님과 사대은혜에 보답하는 대승적 회향이 성취될 것입니다.

밀각심인당 주교 수각 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