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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제603호)

편집부   
입력 : 2013-06-03  | 수정 : 2013-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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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시대에 맞이하는 창교절


다시 창교절을 맞는다. 60여 성상을 넘어 디지털시대에 맞이하는 창교절이다.

진각성존 회당대종사께서 근현대 한국불교의 쇄신과 새불교운동을 펴시며 종문을 열었던 진각종단은 참회원과 심인불교시대를 지나고 교법의 정립시대, 창종정신의 계승시대, 도약의 시대를 지난하게 거쳐왔다. 초기 진각종단은 진호국가불사를 지향하면서 사회적으로 만연했던 가난과 불화, 병고 등 3고(苦)해탈을 위해 매진했다. 그런 과정 속에서 사회적으로는 물론 국가적으로도 3고시대는 이미 벗어났다고 보여진다. 해탈을 얻은 것이다. 진각성존의 무진서원과 진언행자들의 진호국가불사 원력이 맞물리고 국가적으로 개혁과 산업화정책을 일관되게 펼쳐오면서 얻은 크다란 성취였다고 볼 수 있다.

법계의 순환질서는 어김이 없다. 삶에 있어 마장 없기를 바랄 수도 없다. 마가 도로 공덕이 되는 원천이기 때문이다. 못살던 시대를 지나 잘 사는 시대가 되고, 불화와 병고에 시달리던 시대를 넘어 그 근원을 다스릴 수 있는 시대에 접어드니 새로운 마장들이 다가서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숙명일지도 모른다.

이제는 디지털시대다. 디지털시대에 생겨난 병폐들도 한두 가지가 아니다. 이 또한 슬기롭게 헤쳐 나가야 할 길이고 업이다. 편리함을 누리는 만큼 얻는 게 있으면 갈무리하고 보듬어가면서 조심하고 경계해야할 일도 뒤따르기 마련이다. 이에 발맞춰 시대적 교화방편도 새롭게 정립되고 접근하는 방법도 달라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체험이 곧 법문이요, 사실이 곧 경전이라'는 말씀처럼 다시 창교절을 맞으면서 시대의 근기방편에 맞춰 창교정신을 가다듬어야 할 때다. 디지털시대에 맞춘 매스미디어의 적극적인 활용 등 쌍방향을 넘어 다자간 소통을 위한 포교전략의 모색도 서둘러야 할 때다.


문화재환수 정책토론회의 의미


부석사 금동관음보살좌상은 어디로 가야 하나?

일본에서 도난을 당한 문화재를 문화재청이 회수해 보관 중인 금동관음보살좌상을 제자리로 돌려놓아야 한다는 여론과 반환을 해야 한다는 주장이 팽팽한 가운데 국외문화재환수를 위한 정책토론회가 열려 관심을 모으고 있다. 서산부석사금동관세음보살좌상제자리봉안위원회가 마련한 토론회는 국익에도 손실이 없도록 국외반출문화재의 처리기준에 대한 판단과 여론을 수렴하기 위한 것이라 눈길을 끄는 것이다. 모든 일에는 선후본말이 있고 사리필구가 필요한 것이기에 이번 토론회가 갖는 의미는 자못 크다고 본다. 따라서 토론회를 마련한 위원회의 고충과 부처님의 정도에 귀를 기울이려는 노력에도 마음이 쏠리는 대목이다.

부석사 금동관음보살좌상과 관련된 문제의 핵심은 두 가지다. 어떻게 일본으로 반출됐는가 하는 반출과정의 문제 하나와 밀반입 사건으로 회수하게 됐다는 문제가 그 하나일 것이다. 법원은 이미 반환금지처분을 내린 바 있다. 밀반입 되기 전 금동관음보살좌상을 봉안하고 있었던 일본 관음사가 본래 자리인 부석사에서 어떻게 자리이동을 하게 됐는지를 소송에서 분명하게 밝히기 전까지는 점유이전을 금지한다는 취지의 결정이었다. 지극히 상식적이고 현명한 조치인 것이 분명하다. 잃어버렸던 물건은 언젠가 주인에게 되돌려져야 하는 것이 마땅하기 때문이다. 하물며 문화재의 경우는 두말할 여지가 없다. 문화재는 단순한 문화재로서의 상징성을 넘어 정신문화의 근간이자 삶의 원천이기 때문이다. 아울러 문화주권을 바로 세우는 일이기도 하다.

어떠한 결론을 도출하든 이번 정책토론회가 갖는 의미는 이래저래 클 수밖에 없다. 우리 문화재에 대한 국민적 관심과 국외반출문화재에 대한 환수의지를 불러일으킬 계기가 됐으면 하는 바람이 크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