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제는 자신을 담금질하는 기간"

편집부   
입력 : 2012-02-07  | 수정 : 2012-0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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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성선원장 문석 스님·무금선원 유나 영진 스님

(왼쪽부터)무금선원 유나 영진 스님, 향성선원장 문석 스님

임진년 동안거 해제를 맞아 신흥사 향성선원과 백담사 무금선원 수좌스님들이 3개월의 정진에서 벗어나 만행의 길을 떠났다. 신흥사는 조계종조 도의국사 선풍이 이어져 오고 있는 곳이다.

동안거 해제에 앞서 2월 4일 신흥사를 찾아 향성선원장 문석 스님과 무금선원 유나 영진 스님을 만났다.

해제의 의미를 묻는 질문에 무금선원 유나 영진 스님은 "해제는 공부를 놓는 것이 아니라 선지식을 찾아 결제 중 일어난 경계를 점검 받고 담금질하는 기간"이라며 "해제는 또 다른 시작을 위한 준비이며 또 다른 안거"라고 말했다.

신흥사 향성선원과 무문관이 있는 백담사 무금선원은 동안거 3개월 간 새벽 3시부터 밤 9시까지 화두를 놓지 않고 용맹정진 했다. 한국에서 몇 안 되는 백담사 무문관선원은 하루 한끼 도시락으로 식사하며 한 평 남짓한 방에서 각자 스스로 알아서 정진한다. 무문관은 말 그대로 문이 없다. 한번 들어가게 되면 정진이 끝나는 날까지 나올 수조차 없다.

영진 스님은 "백담사 무문관은 결재 때에만 운영된다. 무문관에 들어가려는 스님들이 너무 많아 두 철로 제한했지만 그래도 수행하려는 스님들로 넘친다"며 "수행환경이 한정돼 있어 안타깝다"고 말했다.

향성선원장 문석 스님은 "조계종의 종조 도의국사가 이곳 설악산에서 법을 널리 펼쳤다"며 "매 철마다 전국의 스님들이 방부를 들일정도로 신라시대부터 수행전통이 이어져 내려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안거에서 얻은 깨달음에 대해 영진 스님은 "깨달음은 스스로 달라서 말하기가 어렵다. 선지식에게 인가를 얻어야 말할 수 있다"고 했다.

스님들의 수행이 사회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단편적으로 보면 영향이 없을 것 같으나 풀 한 포기를 뽑으면 그 영향이 달나라까지 미친다는 말처럼 수행을 잘하는 스님이 많을수록 사회에 긍정적 영향 미칠 것"이라며 "대승사상에 나오는 '상구보리 하화중생'의 깨달음을 중생에게 회향하고자 수행하고 있다. 올곧은 수행자가 많을수록 그 영향은 사회에 목탁과 소금과도 같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범어사 돈봉투 파문과 관련해 영진 스님은 "종단 선거제도에 문제가 있다면 개선하고 보완해야 된다"며 "참다운 수행자를 배출하는 종단, 국민들에게 희망을 주는 불교가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신흥사=이재우 기자 sanjuk@milgyonews.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