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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교신문 361호 사설

지현 주필   
입력 : 2002-06-03  | 수정 : 2002-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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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축제, 포교 및 참여의 기회로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된 한·일월드컵 행사가 개막되었다. 우리 국민 모두가 한국 대표팀의 16강 달성을 염원하는 가운데, 대표팀의 전력이 상승되어 그 어느 때 보다 축제의 분위기 속에서 월드컵 행사를 지켜보고 있는 것이다. 대표팀의 성적이 좋고 나쁜 것은 가뜩이나 침체된 사회분위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긴장된 심정으로 그 결과를 지켜보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월드컵 축제는 비록 스포츠 행사이기는 하나 전 국민의 의식을 한 곳으로 집중하고, 관광 활성화는 물론, 국가의 이미지를 대외적으로 제고시키는 계기라는 점에서 더없이 철저하고 완벽하게 추진되어야 하리라고 본다. 대표팀의 성적 못지 않게 성공적인 행사로 월드컵 역사를 장식하는 것 역시 중요한 것이다. 불교계는 이번 월드컵 행사에 종교 기관으로서의 원만한 성취를 기원함은 물론, '템플스테이'라는 독특한 프로그램으로 참여하여 포교 및 한국불교 홍보 기회로 삼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진각종단의 본원인 서울 탑주심인당에서도 외국인 방문객이 유치되어 전통 등 제작, 종단신행 체험 등 종단 문화 프로그램을 제공함과 동시, 숙소의 편의 등을 제공하고 있다. 종단의 시설이나 프로그램이 일천한 경험으로 부족한 것이 많으나 이런 기회를 통하여 있는 그대로 종단을 개방하고, 또 기회를 활용하여 더욱 문화 프로그램 개발에 진력할 때 직접적 참여의 효과는 배가되는 것이다. 종단 차원의 직접적인 참여와 더불어 전국의 불자들 또한 차량 2부제 운행 동참, 자원봉사 참여 등 '참여하는 월드컵'이 되도록 적극적인 신행을 보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불교는 전통적으로 호국불교의 이념을 가지고 있으며, 이 호국불교의 개념은 이제 과거와 같이 법당에서 국태민안을 기원하는 소극적 의미에서 벗어나 직접적으로 참여하고 회향하는 실천적 국가 진호의 자세로 바뀌어야 된다고 본다. 6.13 지방 선거에 적극 참여하자 월드컵 행사 기간 중에 제3회 6.13 지방 선거가 실시되게 되었다. 전국에 걸쳐 주요도시의 광역단체장을 비롯 기초단체장, 광역의원 및 기초의원을 뽑는 이번 선거는 월드컵 분위기에 휩싸여 국민들의 관심 속에서 비켜선 채 공식 선거 일정에 돌입하게 된 것이다. 이번 선거는 연말에 있을 대통령 선거의 전초전 성격을 띠고 있어, 그 의미와 파장은 향후 국가의 진로 향배에 여러 가지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것이다. 월드컵의 성공적 개최 못지 않게 투표율 내용에 관심을 갖지 않을 수 없는 것은 바로 선거의 목적인 대표성 획득의 부정적인 후유증을 우려하기 때문인 것이다. 월드컵 행사의 적극적인 참여와 함께 선거 역시 관전자가 아닌 참여자의 입장에서 적극적인 국민의 권리와 의무를 행사해야만 하는 것이다. 지방 선거에 대하여 전국의 불자는 물론, 진언행자들이 관심을 가져야하는 또 하나의 관점은 불교적 성향을 지닌 사람들이 얼마만큼 국민의 대표로 선택될 수 있는가 하는 점이다. 지역의 일꾼을 뽑는 선거에 종교의 성향을 따지는 것은 편협한 시각일지 모르나, 불교의 이상인 부처님의 자비정신을 실천하는 불자들이 이 사회의 지도자로 다수 배출되는 것은 이기주의가 팽만한 오늘 우리 사회의 병리현상을 그만큼 치유할 수 있는 적극적 신앙의 입장을 견지하기 때문이다. 진각종단은 전통적으로 정교 분리의 정신을 미덕으로 강조해 왔다. 그러나 이제 풀뿌리 민주주의라는 지방자치제가 실시되면서 성직자는 당연이 그 미덕과 정신을 고수해야 하지만 신교도들에게는 유상 삼밀을 실천할 수 있는 기회로 적극적인 신행 방향을 가다듬어 나가야 할것으로 보인다. 원력으로 고치는 것 보다, 참여로 고치는 것이 더 올 바르고 분명한 불교적인 자세일 수 있겠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