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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식문화, 어떻게 봐야 하나?

편집부   
입력 : 2008-12-15  | 수정 : 2008-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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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국대 불교문화연구원 국제학술대회

최근 미국산 쇠고기 수입이 재개된 가운데, 끊임없이 논의되고 있는 육식문화를 불교학술적으로 조명하는 자리가 처음으로 마련돼 눈길을 끌고 있다.

동국대 불교문화연구원(원장 박인성)은 11월 29일 동국대 법과대학 모의법정실에서 ‘육식문화, 어떻게 볼 것인가’를 주제로 2008년 추계 국제학술대회를 개최했다. 이번 학술대회에는 동국대 허남결․고영섭․김동진 교수와 한양대 박정진 교수를 비롯한 국내 학자와 일본 동양대학 이와이 쇼우고 교수, 스리랑카 콜롬보대학 아상가 교수, 중국 사회과학원 황샤니엔 교수 등 외국학자가 참여했다.

이와이 쇼우고 교수는 ‘초기불교에서의 육식의 긍정’이라는 발제문을 통해 “초기불교에서는 원칙적으로 육식을 금기시 하지 않았다”고 했다. 이와이 교수는 “‘삼종정육(三種淨肉)’이라고 해서 △자기를 위해 죽이는 것을 직접 보지 않았거나 △타인에게 그런 사실을 듣지 않았고 △자신을 위해 도살했다고 의심할 만한 이유가 없는 고기의 섭취는 부처님이 허용했다”며 “불교에서 고행의 관점에서 볼 때 ‘무엇을 먹는가’보다 ‘어떤 마음으로 먹는가’가 더 중요하기에 비록 고기를 먹지 않아도 마음의 수습이 수반되지 않으면 무의미하다”고 강조했다.

스리랑카 아상가 틸라카라트네 콜롬보대 교수도 ‘육식에 대한 상좌부의 관점’이란 주제 발표에서 “대승불교에서는 채식주의를 옹호하고, 육식은 혹독히 비판했으나 초기경전을 검토하면 붓다는 삼종정육을 들어 육식의 가능성을 완전히 부정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동국대 허남결 교수는 ‘환경윤리의 관점과 육식문화의 반성’이라는 논문을 통해 “육질이 좋은 소를 생산하기 위해 사용된 동물성 사료, 호르몬제는 광우병 등 질병을 가져왔다”고 경고했다. ‘육식과 질병발생 및 인간수명에 대한 고찰’을 발표한 김동일 교수도 “육식을 현저히 제한하는 식이는 인간의 수명을 연장시키는 효과가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참가자들은 “육식을 허용하느냐, 허용 않느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부처님 말씀처럼 ‘육식을 하는 사람의 마음이 청정하냐, 그렇지 않느냐’가 중요하다”는데 인식을 같이했다.

김보배 기자 84bebe@milgyonews.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