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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불교, 동아시아 불교소통 주체"

편집부   
입력 : 2008-09-30  | 수정 : 2008-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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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버트 버스웰 교수, 제4회 세계한국학대회서 주장

"한국불교는 삼국시대와 통일신라시대를 거치면서 일본은 물론 중국, 베트남, 티베트까지 폭넓은 영향을 끼쳤다. 불교를 주체적으로 일본에 직접 전해준 것은 중국이 아닌 한반도다."

로버트 버스웰 미국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주립대(UCLA) 아시아언어문화학과 교수가 9월 21일부터 24일까지 열린 제4회 세계한국학대회에서 '동아시아에서 본 한국불교'라는 기조발제문을 통해 이런 분석을 내놨다.

버스웰 교수는 "한반도가 일본으로 불교를 전파하는데 다리 역할을 했다는 일부 학자들의 주장은 수정되어야 한다"면서 "한국은 삼국시대와 통일신라시대를 거치며 주체적으로 불교 관련 책들을 새롭게 펴내고 동아시아에 새로운 불교사상을 전파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그 근거로 의상(625-702), 원효(617-686), 경흥(7세기) 스님 등 명승들이 쓴 저술이 중국과 일본에서 찬사를 받았고, 중국 화엄종의 대부인 법장(643-712) 스님과 같은 이들에게는 직접적인 영향력을 끼친 사실을 들었다. 버스웰 교수는 이어 "특히 신라 출신의 원측(613-696) 스님은 중국불교의 유식학파 발전에 큰 기여를 하고, 티베트불교에 큰 영향을 미쳤다"고 전했다.

그는 "당시 승려들이 민족보다는 종파나 종교적 전통을 더 소중히 여겼기 때문에 한국의 승려들이 동아시아 각국의 불교에 광범위한 영향력을 발휘했다"면서 "당시 한국 승려들은 자신들을 한국인, 일본인, 혹은 중국 불교인이라고 여기기보다는 국경을 초월해 종교적 전통 속에서 함께 하는 '동반자'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또 "이로써 다양한 불교 경전과 의례 관련 저술들이 등장하게 됐으며 민족ㆍ문화적 경계를 초월해 국제적으로 성장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세계와 소통하는 한국학'을 주제로 서울워커힐호텔에서 개최된 제4회 세계한국학대회는 한국, 미국, 일본 등 세계 20여 개국에서 온한국학 전문가들이 참가해 130여 편의 논문을 발표했다.

김보배 기자 84bebe@milgyonews.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