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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필 기명 칼럼 수미산정(472호)

편집부   
입력 : 2007-06-15  | 수정 : 2007-0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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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각종 창종60주년 내부혁신의 계기로

진각종단은 현대 한국불교사에서 특별한 의미를 갖는 종단이다. 전통 출가불교에 대해 현실화된 재가종단이면서, 한국불교종단협의회 부회장 종단인 4대 종단의 위상을 갖는 교세 때문이다. 아무리 법과 제도가 차별화되어 있다 하더라도, 교세가 미약하면 그 차별성은 의미 부여를 하기 어려운 것이다. 올해로 창종 60주년을 맞아 아직 신생종단의 이미지를 갖고 있는 진각종이 이만큼 비약적인 교세신장을 하게된 배경은 다름 아닌 선진화된 종단시스템과 승속화합의 결집력으로 평가되고 있다.

그런데 창종 60주년을 맞아 다시 한번 제2도약의 기회를 맞을 것으로 여겨졌던 각종 기념사업들이 제때에 이행되지 않고 있어 많은 불자들이 의아해 하고 있다. 물론 최근 포항, 경주 등지에서 지역 신교도들을 대상으로 한 교리법회도 성황리에 봉행되었고, 신행단체들도 가족과 이웃제도 우수 심인당들을 선정해 표창하는 행사를 갖기도 했지만, 정작 핵심사업이라고 할 수 있는 진각문화전승원 건립사업 등은 착공 일정조차 잡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뿐만아니라 창종 60주년의 기념일인 6월 14일 당일도 예년과 같은 당해 심인당 불사만을 봉행한 채 종단 차원의 대대적인 기념행사는 이루어지지 않았다. 물론 60주년 기념사업의 의미가 보여지기 위한 전시적 행사에 있는 것은 아니고, 그것이 진각종의 최대 창종정신이지만, 60주년의 의미는 특별한 것이 상식이고, 그것이 전국 불자들과 진언행자들의 원력이라면 그 기대에 부응하는 것이 종단의 의무이고, 교세를 객관화할 기회이기 때문이다. 행여 완벽한 준비를 위해 후반기 중으로 많은 행사가 미루어진다면 지금부터라도 더욱 세심한 준비과정을 거쳐 내외부의 기대에 부응해야 하리라고 본다.

무릇 물은 고이면 썩기 마련이고, 체제와 시스템도 관행이 앞서면 위기관리 대처능력이 떨어지기 마련이다. 따라서 중요한 것은 창종 60주년의 의미를 각종 기념행사들과 더불어 종단의 각 기구와 체계가 올바로 작동될 수 있도록 내적인 정비와 혁신을 단행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어쩌면 이것이 창종 60주년을 맞는 진각종단의 최대 과제인지도 모른다. 지금까지 선진제도로만 여겨졌던 통리원을 비롯한 4대 기관 및 종행정 관리시스템이 제대로 작동되고 있는지 철저하고 투명한 재정비의 점검이 필요한 시점이다.

북한은 조속히 ‘2․13 합의’를 이행해야
 
북핵문제의 최대 걸림돌이었던 방콕 BDA은행의 북한자금 송금문제가 해결되었다. 지난해 6자회담의 2․13 합의에도 불구하고, 북핵사태는 미국에 의해 마카오은행에 동결된 북한자금 송금문제를 두고 장기간 교착국면을 면치 못하였다. 이 문제는 결국 북핵관계를 원만히 가져가려는 미국의 의지에도 불구하고, 세계화된 금융시스템과 이번 사태를 정상적인 국제금융무대 복귀의 기회로 활용하려는 북한의 강력한 의도에 의해 상당기간 지연되고 말았다.

우려곡절 끝에 북한자금 송금문제가 해결된 만큼 북한은 지체 없이 핵불능화조치 등 2․13 합의사항을 이행하여야 한다. 북한의 고립화는 결국 ‘우리식 사회주의’라는 정책 때문에 자초하였고, 핵개발로 인해 유엔의 제재 등 경제위기가 심화되고 있다. 이제라도 개혁개방의 노선으로 전환해야 하며, 체제안보와 한반도의 평화정착을 위한 변화된 의지를 관련국들과 국제사회에 보여주어야 한다. 그 길만이 북한이 살 길이고 정상국가로 거듭나는 계기인 것이다.

더불어 우리 정부가 2․13 합의 이행과 인도주의적 쌀지원 문제를 연계하여 이번 평양에서 개최된 6․15 공동행사에 당국 대표단이 참석하지 못한 문제도 되돌아보아야 한다. 남북관계의 주도성을 확보하지 못하면 우리의 문제를 자주적으로 해결하지 못하고 결국 외세에 의존하게 마련인 것이다. 합의에도 불구하고 상당기간 공전된 이번 사태를 경험삼아 군사회담이나 경제회담 등이 조속히 재개되기를 기대한다. 한반도의 문제는 결국 우리 민족에 관한 문제이기 때문에 북핵문제가 종결된 이후에도 남북의 화해 협력사업들이 다시는 중단과 재개를 반복하지 않도록 일관된 정책집행과 남북 당사간의 신뢰회복이 필요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