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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필 기명 칼럼 수미산정(471호)

편집부   
입력 : 2007-05-31  | 수정 : 2007-0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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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국기원 삼십칠존헌공다례제의 의미

창종 60주년을 맞아 '문화종단'을 표방하는 진각종단에서 기념사업의 하나로 '호국기원 삼십칠존헌공다례제'를 개최하게 되었다. 6월 2일 경주의 옛 가람터인 황룡사지에서 경주 및 포항교구 불자들을 대상으로 한 교리대법회와 함께 문화행사의 일환으로 준비한 것이다.

이번에 초연되는 삼십칠존헌공다례제는 최근 법인설립 절차를 마친 진각차문화협회서 창립 기념행사로 야심차게 준비한 것인데, 전통불교의 육법공양의식을 응용하여 밀교 신행의 대표적 만다라인 금강계 삼십칠존을 대상으로 한 헌다(獻茶)의식이다. 밀교는 의식을 중시하는 종교이고, 신라의 고도인 경주는 문두루비법을 비롯한 밀교의식이 꽃피었던 곳이기 때문에 이번 삼십칠존헌공다례의식의 첫 행사를 경주에서 갖는 것은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된다. 더욱이 이번 다례제가 개최되는 황룡사지에서는 문화복지연대가 주관하는 전국폐사지투어 제3차 행사로 황룡사지 대음악회가 개최될 예정이어서 그 의미를 배가시키고 있다.

문화는 전통을 보존하는 것과 함께 새로운 것을 창조하는데 그 가치가 있다. 진각복지재단 등 불교계의 문화 및 복지단체들로 구성된 문화복지연대는 '정신적 빈곤을 채워주는 복지'와 함께 소외된 문화재를 돌보는 순수 '문화재복지'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문화재 보호의 법률적 책임은 관계당국과 제도권에 있다고 하더라도, 실존하는 문화재를 우선하는 허점이 있고, 그러한 것은 민간차원의 순수 시민운동으로 보완해 나갈 수밖에 없기 때문에 이번 문화복지연대가 경주지역의 향토문화단체인 신라문화원과 공동주관으로 황룡사지 대음악회를 개최하게 된 것이다.

진각종단은 올해 창종 60주년을 맞아 전시적인 기념행사 대신에 창종 60주년의 의미와 새로운 포교전략 및 문화창달의 의지를 다지는 다양한 문화행사들을 기획하고 있다. 이번에 시연되는 삼십칠존헌공다례제와 함께 소리통일화작업을 바탕으로 한 노래법회 등이 그 대표적인 사업들이다. 문화는 하루 아침에 만들어지지 않는다. 처음부터 완벽을 추구하며 신중하고 진정성있게 접근해야 하겠지만, 행사를 거듭하면서 드러나게 될 부족한 부분은 학술적 성찰을 거쳐 단계적으로 보완해 나가면 될 것이다.

내금강 불교문화재도 복원돼야

남북화해와 통일을 위한 상징적 장소인 금강산관광이 내금강관광 확대를 계기로 본 궤도에 진입할 전망이다. 금강산관광의 주관사인 현대아산은 5월 27일부터 2차례에 걸친 내금강 시범관광을 마치고 6월 1일부터 본격적인 내금강관광사업을 시작한다고 하였다.    

우리가 내금강관광에 주목하는 것은 내금강이야말로 불교의 성산인 금강산의 불교문화유적이 상당부분 현존하는 지역이기 때문이다. 우선 알려진 것만으로 이번에 개방된 관광코스에는 금강산 4대 사찰 가운데 하나인 장안사터가 그대로 있고 표훈사, 묘길상, 보덕암을 비롯해 명실상부한 북한의 불교문화재를 살펴볼 수 있는 유명 불교사적들이 그대로 존재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장안사터는 외금강 신계사와 함께 한국전쟁 중에 소실된 사찰로 오래 전부터 남쪽 불교계가 복원을 꿈꿔온 사찰이다. 진각종단에서는 이미 6년 전에 성초 전 통리원장이 북측의 열반한 박태화 조불련위원장과 함께 복원 시에는 진각종과 함께 한다고 합의서를 작성한 곳이기도 하다.

그러나 장안사의 복원은 신계사와는 그 규모가 다르고, 이미 신계사 복원과정을 통하여 불교교류협력의 중요성과 한계성도 경험한 만큼 범불교 및 당국 차원에서 신중한 접근이 필요할 것이다. 아울러 불자들의 경우 내금강관광은 단순한 관광이 아닌 성지순례 차원에서 금강산불교의 역사성과 남북불교의 화해협력을 성숙시키는 방향으로 적극적인 관심과 참여가 있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