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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필 기명칼럼 수미산정(467호)

지현 주필   
입력 : 2007-03-30  | 수정 : 2007-0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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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에 맞는 호국불교 진정성을 보이자 호국불교의 진정성은 시절 인연에 따라 적절하게 나타나야 한다. 국가나 사회가 삼재팔난을 당할 때는 응당히 부처님의 자비를 현실적으로 현현하여 중생애를 다해야 하지만, 국가나 민중이 원하는 간절한 소망에도 귀 기울여야 한다. 그래서 관세음보살의 명호를 천수천안(千手千眼)이라 했던 것이다. 불교가 귀 기울여야 하는 국가적 현안이 없는 때가 없지만, 최근 들어 한미FTA문제, 북핵문제, 평창동계올림픽 유치경쟁 등 국가적 운명을 좌우하는 커다란 국가적 난제가 불자들의 원력을 기다리고 있다. 이러한 사회적 이슈들에 대해, 극히 정치적인 민감한 사안들이 아니라면 불교계도 불국정토의 구현 차원에서 활발하게 참여하고 호국불교의 목소리를 높여나가야 한다. 한미FTA문제만도 국론이 극명하게 엇갈리기 때문에 그 후유증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모든 존재가 홀로 존재할 수 없고, 오늘날 국제관계도 더욱 상호의존도가 높아 가는 시점에서 대승적 차원의 지혜로운 판단을 내려야 하는 것이다. 불교의 입장을 쉽게 내세우기 어렵지만 더 큰 국익을 위한 동참으로 정부의 결정을 존중하고, 국민화합을 위해 종교적 소임을 다하는 것이 불자의 몫이라 생각된다. 평창동계올림픽 유치를 위한 장정에 불교계도 힘을 보태기 위해 범교단적인 유치기원 지지대회를 열었다. 종교적 행위가 현실적인 힘이 되기는 어렵지만, 국민적 관심사에 원력을 보태고, 불자의 의지를 더하는 것은 커다란 반향을 불러일으킬 수밖에 없다. 평창은 월정사, 백담사, 만해마을 등 불교의 전통과 유서가 적지 않게 스민 곳이어서 세계적인 규모의 행사가 이곳에서 개최되는 것은 불교로서도 커다란 의의가 있는 것이다. 국가를 편안케 하고, 민생들의 복덕을 위해 호흡을 함께 하는 불교가 될 때, 불교의 미래도 더욱 밝아질 것이다. 60주년 기념 문화행사 무엇이 좋은가 진각종단 창종 60주년의 해를 맞아 문화불사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종단은 최근 포교, 교육, 복지종책에 이어 문화불사를 4대 종책 가운데 하나로 표방하고 있기 때문이다. 새삼스러울 것도 없이 진각종단의 창종 60주년 대표적 불사인 진각문화전승원 건립은 문화불사의 상징성을 대변하는 것이다. 그 전당 속에는 신라이래 밀교전통문화의 창조적 계승을 위한 시현장이라는 중대한 주제가 담겨 있기 때문이다. 원형부터가 불분명한 상태에서 창조적 계승이란 말처럼 쉽지는 않을 것이다. 따라서 최선을 다한 학술적 고증을 거쳐 원형발견과 그 복원이 우선되어야 할 것이고, 그런 다음에 종단의 교상에 맞는 창조적 발전과 계승이 필요할 것이다. 문두루비법 등 전통 불교문화의 계승과 더불어 현대적인 새로운 진각문화를 창출해 나가는 것도 매우 중요한 과제이다. 이른바 서원가 법회의식 시연을 비롯해 삼십칠존 헌다례 등 진각종적인 새로운 문화 아이템을 발굴해 나가는 것도 한국불교문화발전을 위한 진각종단의 역할이라고 생각된다. 그런 점에서 진각성존 회당 대종사 탄생 100주년 기념사업으로 초연된 교성곡 '회당'을 다시 공연하는 것도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초연으로 묻혀두기에는 너무나 아까운 작품이고, 대작이었기 때문에 이번에는 지방 진언행자들을 위한 순회공연을 진지하게 검토해 볼 필요가 있는 것이다. 더불어 한국이 낳은 세계적인 작곡가 윤이상 선생의 칸타타 '옴마니반메훔'의 국내 초연을 계획하는 것도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종단의 가장 중요한 신행적 구심점이 옴마니반메훔이고, 마침 그 제명의 작품이 세계적 명사인 윤이상 선생의 곡으로 이미 창작돼 있다면 이 우연한 기회를 살리는 것도 종단의 홍보를 겸한 문화종단의 이미지 제고에 크게 기여하는 계기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